이준익, 사도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로 이어지는 아비와 자식의 사연은 서양의 오이디푸스 이야기에 비할 만하다. 아이러니하다. 가족, 즉 조선 왕가의 미친 부자의 손자이자 자식이었던 정조를 정점으로 조선은 멸망으로 향했다. 시작이라 여겼지만, 끝이었다.
영화에선 부자 관계에서 외적인 영조의 히스테리, 사도세자의 일탈, 가족의 눈치 등 작지만 디테일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자세한 만큼 큰 궤도,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사랑이 증오로 변해가는 흐름이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사도의 눈빛은 압도적이다. (1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