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의 『 봄밤 』
권여선의 『 봄밤 』 은 사랑이란 단어 한 번 꺼내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랑은 담아낸 단편소설이다.
읽고 나서 30분이 지나니 눈물이 났다. 그토록 부정해왔던 자신을 죽여 타인을 사랑한다는 말을 이제는 인정해야겠다. 사랑은 서로를 완전하게 만든다는 허무맹랑한 사랑론 따위는 버려야지. 불완성으로 완성하는 사랑의 실체를 본다. 바람이 불자, 휠체어의 플라스틱 검은 손잡이에 사분하게 놓인 하얀 먼지가 날린다. 부유하는 먼지가 빛과 섞일 때처럼 희미한 소설이다.(17.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