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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1000개의 글을 달성해 보자

by 알레

4년의 글쓰기 여정. 이제 1000개의 발행 글 까지는 단 50개가 남았다. 늘 쓰던 대로 쓴다면 연말에 딱 1000개에 도달할 것 같다. 1000개의 글을 쓴다는 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건 숫자보다 누적된 삶의 기록 때문이다. 브런치에 쌓인 글에는 4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조차 다시 돌아보기 힘들 만큼 많은 글이기에 글 속에 담긴 전반적인 감정은 어땠을까 새삼 궁금하기도 하다.


'지난 4년간 나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항상 가장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경제적인 상황에 큰 변화는 없지만 최소한 '나다운 삶'의 가치에 대한 확신은 분명해졌다. 무명의 작가이고 크리에이터이긴 해도 적어도 내가 나를 '작가'로, '크리에이터'로 인정해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졌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더딘 사람이긴 하다. '직장인'의 정체성을 버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기까지 4년이나 걸렸으니까.


그만큼 결과 중심의 사고가 지배적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작가'라고 하면 단독 저서 하나 이상은 출간해야 하고, 지속적인 출간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크리에이터'라면 최소 어디서 광고쯤은 의뢰받을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니 이런 결과가 없는 나를 그런 사람으로 믿어주기란 불가능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4년 사이 가장 달라진 건 사고방식인 듯하다.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의 변화가 최대의 소득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에 타인의 인정과 판단은 중요하지 않은데 참 오랫동안 그것들에 종속되어 살아왔던 것 같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내가 나를 그렇게 인정해 주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깨닫고, 받아들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재까지 브런치에만 950편의 글을 썼는데, 이만큼 쓰면서도 여전히 '왜 쓰는가?'에 대한 질문은 품고 살아간다. 질문을 좀 더 솔직하게 풀어내면 '(돈도 안되는데) 왜 (계속 시간을 들여서) 쓰는가?'라고 할 수 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이 질문 앞에 작아졌던 게 사실이다.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자기만족만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이것으로 나는 뭐라도 하고 있다는 착각 뒤에 숨고 싶은 건 아닌지 고뇌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내가 믿는 건 무가치해 보이는 행동조차도 꿈을 향한 여정 가운데 있다면 그것은 절대 무가치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은 돈으로 가치교환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누적된 시간은 잠재력이 되어 어떤 순간에 폭발하게 되는걸 주변 사람들로부터 여러 차례 확인했다.


내가 바라는 삶의 그림에서 '글'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며 나는 글로서 메시지를 탁월하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서는 글로 수익창출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에 지난 4년의 시간은 전혀 무가치하지 않다. 오히려 꿈을 향한 여정에서 중요한 줄기를 형성하는 시간이라고 믿는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각자만의 해답이 있을 뿐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선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 공부해야 하고 동시에 나에게로 깊어져야만 한다. 나에게로 깊어지기 위해선 글을 쓰는 시간만큼 좋은 건 없다.


나는 글 속에 생각을 담고, 글을 쓰며 삶의 물길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사람이기에 오늘도 쓴다. 그리고 1000개, 2000개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써 내려갈 것이다. 시간이 누적되는 만큼 더 깊어질 나의 삶을 기대하며, 그리고 그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과의 연결이 확장되어 갈 것을 기대하며, 그 대상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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