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레 Dec 18. 2024

내가 믿고 있던 허상을 깨뜨리기로 선택했다.

'나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코칭 시간에 이 질문을 자주 되새김질 하게 된다. 결국 변화의 출발은 나에 대한 믿음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나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는 말은 반대로 현재까지 내가 믿고 있는 어떤 것이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내가 발견한 그것들의 대부분은 허상이었다. 


내가 믿고 있던 잘못된 믿음은, '나는 능력이 있어야 가치 있는 존재다'라는 것이었다. 


경제적인 불안정감이 지속되다 보니 점점 내가 무능한 존재로 여겨졌다.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는 무능함이 눈덩이처럼 몸을 불리니 존재의 무가치함으로까지 커져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의 뿌리를 쫓아가 보니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그동안 나의 행동은 나의 잘못된 신념을 강화시키는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은 내가 믿는 믿음을 강화시키게 되며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예요." 오늘 코칭 시간에 코치님이 하신 말씀이다. 


보통 우리는 나의 믿음은 배제된 상태로 오로지 누군가 제시한 결과(목표)를 만들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하거나, 또는 코치님의 말씀과 같이 나의 신념을 강화시키는 행동을 하긴 하는데 애초에 그 신념 자체가 잘못 세팅되어 있어 도리어 잘못된 신념을 강화시키는 행동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더욱 나의 신념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고 내가 그렇게 믿는 이유를 차분히 되물어야만 한다.


나의 믿음이 잘못 세팅되어 있었다는 것은 저 문장을 뒤집으면 금방 알 수 있다. '나는 능력이 없으면 가치 없는 존재다.' 그렇다면 '능력이 없는 사람은 가치가 없는 존재다'라고 생각한다는 뜻인데, 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던 걸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왜 저런 믿음이 자리 잡고 있는 걸까? 다음으로 이 부분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속에는 '나는 퇴사하고 3년간 생계에 큰 보탬이 되어주지 못하는 가장'이라는 생각이 늘 깔려있다. 가족들 누구도 나에게 '당장 얼마 벌어와!'라고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며 함께 인내함으로 신뢰를 건네주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조급함을 가중시켰다.


그 마음은 나 자신에게 가혹한 형벌이 되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잘못된 신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무능함은 곧 쓸모없음으로 귀결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Being)만으로 가치로워요. 이것이 전제되면 행동(Doing)이 즐거워질 수밖에 없어요.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니까요. 그것이 어려울 때도 있고 생각보다 낮은 스코어, 예를 들어 100점 만점에 10점 밖에 얻지 못했다 할지라도 오히려 10점이 더해지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만약 행동(Doing)으로 존재(Being)를 증명하려 한다면, 실수하거나 실패를 경험할 때 사람은 쉽게 무너질 수 있어요. 물론 과정은 즐겁지 않겠죠."


코치님의 말을 곱씹어 생각해 보니 나의 지난날들 중 몇몇 장면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존재(Being)와 행동(Doing)의 순서가 뒤바뀌어 있어 괴로웠던 날들 말이다. 


내가 퇴사한 이유는 좋아하는 것들을 나에게 더해가며 그것이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을 즐기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돈벌이'라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고 나니 이에 직결되지 않는 것들은 후순위가 되었다. 거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포기한 선택들은 오히려 돈을 버는 과정 자체가 가장 즐겁지 않은 행동으로 만들어 버렸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지금부터는 나의 신념 체계를 다시 세팅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 존재로서의 내가 진짜로 가치 있다고 믿어주는 것. 바로 내가 글쓰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그 가치가 내 삶에 고스란히 스미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다음엔 지금껏 뒤로 미뤄 두었던 것들을 다시 꺼내와 그것들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려 한다. 재능기부가 될 수도 있고 소정의 금액을 받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들을 나눌 수 있다는 기쁨과 과정의 즐거움을 회복하고 싶어졌다.


2025년을 앞두고 다시 3년 전, 퇴사를 선택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진 나의 삶을 기대해 본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분명한 나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볼 것이다. 당장의 급한 불이야 어떻게든 끄면 그만이다. 자꾸 거기에 감정을 소모하고 삶을 낭비하는 선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오랜만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이래서 내가 코칭 시간을 좋아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