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1] 나는 ‘기록하는 대표’가 되고 싶어졌다.

《나는 작은 회사 사장입니다》강덕호 지음

by Alessine


책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성공한 사람’의 책이 아니라, ‘버텨온 사람’의 기록으로

늘 그렇듯 주말 아침이면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오후 12시 30분쯤이면 책 한 권을 다 읽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3월 1일, 선택한 책은 나와 같은 경영인이 자신의 시간을 기록한 책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 남은 감정은 묘했다. 공감이 많았는데, 동시에 내 옷 같지는 않았다. 문장도 내용도 투박하여 나의 비즈니스의 '결'과 맞진 않았는데도, 나는 계속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었다.

아마도 나 역시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키워가고 있기 때문일 거다. 업종이 달라도 작은 회사의 언어는 비슷한 곳을 찌른다. 돈, 사람, 생존. 그리고 대표의 마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저자가 자기 생각을 정리해 ‘기록’으로 남겼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결국 ‘기록’에 꽂혀, 인사이트와 느낀 점을 이렇게 글로 남기게 되었다.


책에서 찾은 인사이트 1·2·3

첫째, 남들이 성과 낸 것만 꾸준히 따라 해도 회사는 달라진다

작은 변화에 길을 열어두고, 남들이 해본 건 해보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업무에 빠져 있는 동안 나는 그 당연함을 자주 잊었다.

경력이 쌓일수록 ‘내가 배운 방식이 맞다’는 고집도 함께 단단해지는 것 같기에

'아, 이건 내 얘기일지도' 그 문장이 생각보다 깊게 박혀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둘째, 사장스러움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책임감이다

직원들의 신뢰는 친밀함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에서 생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판단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안심한다.

대표는 ‘기분’이 아니라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나는 요즘 어떤 얼굴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떠올리며 조금은 다행이라고 느꼈다.

감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예전보다 더 이성적인 판단을 선택하는 순간이 늘고 있으니까.


셋째, 사업에는 단기투자가 없다

사업은 3~5년의 사이클을 타고, 그 사이클을 넘기 위한 장치로 R&D가 나온다.

미래의 잠재 수익을 현재로 당겨 오늘 쓰는 일. 말은 쉬운데 늘 뒤로 밀린다.

그런데 나는 과감한 면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직은 이번에 R&D 투자를 과감하게 시작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실은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건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알레씨네! 너 정말 잘했어'라고 칭찬을 해본다.


비즈니스로 풀어보는 세상, 그리고 인생의 긴 여정

4장에서는 장사와 사업의 차이를 말한다.
솔직히 앞장과는 다르게 이론적인 내용이 많아 몰입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남는 건 본질인데, 바로 살아남는 것, 그리고 돈을 버는 것!

최소 비용, 최소 인원으로 최대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듣기 싫어도 맞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비즈니스의 냉정함이다.
사업의 파트너는 굳이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서로 경쟁력이 맞으면 함께 가고, 아니면 멈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나는 이 영역에서 어느 정도 구분하고 있는 것 같아 참 다행이다.
그러면서 적정한 거리와 명확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기록을 하고 싶다는 충동

나는 한 달에 책을 세 권 정도 읽는다. 그중 80%는 경영 관련 도서다.
누가 회사 운영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적은 없어서, 책은 자연스럽게 내 멘토이자 스승이 됐다.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3년 넘게 이어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책을 매개로 생각을 나누다 보면, 혼자 읽을 때는 흐릿하던 것들이 말로 꺼내는 순간 또렷해지고 비로소 내 것이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읽은 책들이 너무 쉽게 휘발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았던 문장도, 그때의 감정도, 결론도 며칠만 지나면 흐릿해졌다.

그래서 문득 생각했다. '이건 남겨야겠다!'

책을 읽고 밑줄을 긋고, 내 언어로 생각을 정리해두는 일.
대표로서의 감각이 무뎌지기 전에 붙잡아두는 일.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기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다.


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6년 반.
회사는 한 단계씩 성장해왔고, 이제는 우리가 일하는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공사례를 남기겠다는 목표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10년 뒤에 뒤돌아보며 정리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앞에 글의 주제로 쓴 내용 그대로 말이다.

‘성공한 사람’의 책이 아니라, ‘버텨온 사람’의 기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