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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r 06. 2022

유부남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

유부남, 결혼, 생활, 행복, 공간, 시간


주위 형, 동생, 친구들이나 자주 접하는 남자들 대부분이 유부남인 나이가 되고 나서 자주 듣는 말이 하나 있다. 집에 들어가기 싫다거나 집이 편안하지 않다는 말이다. 부부 관계나 가족 관계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는 당연히 그렇겠다 싶었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고 오히려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같은 말을 많이 한다는 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너무 행복하고 가족이 보고 싶었어도 집 앞에 와서 크게 한숨 한 번 쉬고 들어간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솔로로 혼자 살다보니 내게 하는 말이 자유롭게 살아서 좋겠다며 부러워하는데, 혼자 사는 것과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으니 단순히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전 몇몇술자리에서 우연히 이 주제가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답을 찾았다.


모든 이유일 수는 없겠지만, 큰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이거라고 함께 한 유부남들과 결론을 내렸다. 가정을 이룬 평범한 남자들 다수는 집에 나만의 공간이 없다. 안방은 부부방이라 말하지만 사실상 아내의 공간이고, 작은 방들은 자녀들을 위한 공간이거나 방이 남아도 드레스룸 등 가족 공동 공간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 그나마 남편에게 허락된 곳은 가족 모두가 사용하고 왔다갔다 오픈되어 있는 거실이다. 그래서 남편이자 아버지가 거실 소파에 누워 TV리모콘을 만지작 거리는거다. 거실 소파 위만이 집안에서 허락된 유일한 공간이랄까? 여기에 하나 더하면 주로 자기가 모는 자동차 정도다. 유부남들이 생각을 정리하거나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자동차로 가는 이유다.


과거 옛날 집구조를 보면 유부남에게는 서재라는 공간이 있었다. 다른 가족 구성원처럼 자기만의 공간이 있었다. 지금은 집이 왠만큼 크지 않으면 남편이자 아버지만을 위한 공간이 없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가부장적인 가족 분위기로 집 전체를 남편이나 아버지가 서식지로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그 안에 있는 모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가족 집이다. 세대주가 누구냐와는 별개의 문제다. 


모든 인간은 원래 자기 만의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유부남들은 그게 없는거다. 특히 남자들은 더욱 더 자기만의 동굴이 필요한 동물이지만 그런 공간은 없고 계속 영역을 침범 당하니 당연히 행복해도 힘든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긴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오히려 크던 작던 나만의 공간이 있었지만, 결혼하고 나서 그게 사라진다. 누구나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하는 매우 기본적인 것조차 없는 것이다. 똑같은 유부남도 서재나 취미방 등 집 안에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 경우는 확실히 집과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다르더라. 


누구에게나 나만의 공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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