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 스타트업, B2B, 알렉스넷, 패스파인더넷
B2B 산업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B2B산업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한참 전부터 시작되었다. B2C 즉, 소비재 시장에서만 강조되던 브랜드가 B2B에서도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B2B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는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소비재 고객도 브랜드를 보고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지만, B2B 고객 역시 그렇다. 브랜드가 마케팅 그리고 영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B2B 고객은 매우 이성적이다. 또한 의사결정과정에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의사결정권자가 관여한다. 그런 이유로 B2B 고객은 브랜드가 주는 ‘감성적 이미지’에 잘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B2B에서 브랜드의 의미는 단순히 감성적인 부분에 있지 않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사용경험이 브랜드에 담겨있다. 그리고 B2B 제품의 경우, 이성적 기준으로 판단하기에 너무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사람의 머리로 평가하기에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B2B 고객은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다. ‘이해관계자와 의사결정권자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평가가 좋고 사용경험이 좋은’, 즉 한마디로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1순위로 고르게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서버를 구매해야 하는 구매담당자라면 ‘듣보잡’ 브랜드 보다 IBM과 같은 브랜드를 선호할 것이다. 더 비싸도 그만큼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B2B 산업에서 브랜드의 힘이다.
두번째는 우수인재 채용을 위해서이다. B2C 기업들은 일반사람들에게 브랜드가 친숙하다 보니 채용시장에서도 유리하다. 굳이 어떤 회사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B2B 기업들은 다르다. 아무리 크고 유명한 회사라도 일반인들에게 노출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 우수인재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아도 제대로 알 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강력한 브랜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수인재들을 회사에 영입할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마치 B2B 영업사원들이 잘 모르는 브랜드를 고객에게 파는 것 보다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를 파는 것이 영업기회 확보와 성사까지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과 같다.
현재 B2B 브랜드 트렌드에서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B2B 산업도 그 트렌드에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트렌드를 쫓자는 의미가 아니다. B2B 산업은 대개 ‘중후장대’하기 때문에 시장변화가 소비재 시장보다 민감하지 않다. 짧게는 3-5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것은 그래서 더욱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점이다.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그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서 향후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알 지 못하면 이미 변화가 왔을 때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트렌드를 쫓는 B2C 보다 훨씬 더 깊게 트렌드와 시장을 이해하고 예상해야 하기 때문에 B2B가 훨씬 더 어렵다. 더구나 그렇게 미래에 대해 예상한 결과를 최소 수년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하니 더욱 쉽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재 B2B 브랜드 트렌드의 가장 큰 화두는 ‘스타트업 DNA’이다. 사실 이는 B2B에만 한정된 이야기도 아니고 브랜드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 산업에서 비즈니스 운영과 브랜드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방식을 내부에 적용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 변화에 맞춰 시장선정과 검토, 사업화와 테스트, 진입까지 사업 프로세스를 기존 산업과 달리 극도로 줄여서 빠르게 움직인다. 또한 사업구축과 성장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역량을 내부에서 빠르게 키우거나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가져오는 것까지 매우 유연하다. 변화에 민감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데 가장 유리한 방법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브랜드 측면에서는 그 유연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지향점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한다. 유연하고 빠르게 변화를 쫓다 보면 비즈니스 방향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 이 때 브랜드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B2B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중후장대한 목표를 가져가기 위한 중심축 역할을 브랜드가 해주면서도, 사내 신사업 개발이나 기존사업 강화와 리뉴얼을 적극적으로 행하기 위해 적용된 스타트업 DNA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유연성을 브랜드가 확보해준다.
구글과 유튜브 등 검색시장과 동영상콘텐츠플랫폼을 통해 일반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숙한 구글은 B2C기업이기도 하지만, 사실 검색엔진, 클라우드, 스마트홈, AI플랫폼,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등등 B2B사업영역이 훨씬 더 많다. 이런 거대기업 구글이 2년전 ‘Alphabet(알파벳)’ 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 하고 거기에 맞춰 사업영역을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전략 측면도 있지만 브랜드 측면에서 동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이 원래 갖고 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파벳’으로 옮기고 구글은 알파벳의 하위 브랜드로 ‘검색’ 사업영역에 한정시켰다. 덕분에 구글은 구글이 원래 지향하고 있는 ‘Making a positive impact on people’s lives by organizing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ing it easily accessible.’ 라는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영역으로 재빠르게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각 사업별로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규모를 최대한 적게 만들어서 구글이 처음 탄생하고 성장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스타트업 DNA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 코칭과 인큐베이터를 겸하면서 대기업에 스타트업 DNA를 이식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미 작년부터 여러 대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방식을 도입해서 기업의 신규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조직분위기를 역동적으로 쇄신하고 있다.
향후 B2B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B2B 기업이 갖고 있는 중후장대함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Old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변화에 둔감하고 보수적이고 갑갑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원래 갖고 있는 강점인 ‘신뢰감’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 부분적인 브랜드 재구축이 필요하다.
장기적 목적을 잘 반영한 브랜드 컨셉이 있다면 굳이 그것까지 건드릴 필요는 없다. 대신 스타트업처럼 빠르고 역동적인 조직과 사업을 만들기 위해서 브랜드 속성을 수정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과 실패, 성공 경험을 빠르게 쌓을 수 있도록 회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한다는 의미로 이와 관련된 브랜드 속성을 더하거나 수정한다면, 이는 임직원들의 변화로 시작해서 결국 소비자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어 기업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 가치로서 브랜드 컨셉이 ‘언제나 믿을 수 있는 해결책’이고 컨셉을 실현하기 위한 브랜드 속성이 ‘신뢰’, 지속가능’, ‘배려’, ‘협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보통 임직원들은 업무를 하면서 브랜드 속성 4가지를 항상 염두해두고 반영하게 된다. 브랜드 재구축을 통해서 컨셉은 그대로 두고, 현재 4가지 속성에 ‘혁신’, ‘유연성’을 더해서 총 6가지 속성으로 운영하되 업무와 상황에 따라 6가지 속성 중 4가지만 선택해서 적용하는 룰을 준다면 회사가 장기적으로 가야할 방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임직원들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기존과 다른 ‘무언가’를 기업활동에 자기주도적으로 더하게 되고 기업은 향후 발전과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즉, 브랜드가 변화의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스타트업 뿐 아니라 일부 대기업에서 이미 증명된 바이기도 하다.
B2B기업도 변화에서 예외가 아니다. ‘따로 또 같이’, ‘빠르고 역동적인 스타트업처럼’ 움직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에 맞춰 새롭게 등장한 B2B 브랜드는 변화를 이끄는 가이드로서 책임을 다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강재상 대표
(현) 패스파인더넷 대표, 알렉스넷 대표, 스타트업 캠퍼스 코치
(구) ST 유니타스 스콜레 본부장, 브랜드 메이저 전략실장
(구) 삼성SDI, 현대카드/캐피탈, 두산인프라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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