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같이 머물 수 있을 만큼은 단단해졌으니 문을 연다

by 알고리C

집들이 날 아침.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거실 바닥에 닿아 먼지 한 톨을 금빛으로 비춘다. 어젯밤 늦게까지 쓸고 닦은 집이지만, 내 눈에는 저 먼지 한 톨과, 소파 다리에 긁힌 바닥의 희미한 흠집만이 들어온다.
이 집을 정말 사람들에게 보여줘도 괜찮을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해도 될까?
완벽하지 않은 공간을 열어 보이는 것은,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처럼 여전히 망설여진다.

첫 손님이 오기까지 남은 시간. 나는 마지막 점검을 위해 집 안을 천천히 거닌다. 각 방은 이 집을 짓기까지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재의 서늘한 구석을 지날 땐, 이제는 창가 볕이 드는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는 ‘후회의 유령’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그는 더 이상 나를 쫓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같은 공간에 머무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넘칠 듯 가득 찬 ‘사과의 옷장’을 열어보며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 어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질러진 모습을 보았을 때 정직하게 치울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그리고 복도 끝, 벽에 걸린 ‘실패의 지도’를 본다. 한때는 부끄러운 낙서로만 보였던 그 지도는, 이 집의 기둥과 서까래가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알려준 청사진이 되었다.
이 집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결점을 기둥 삼아 단단히 서 있는 것이다.

띵동.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심장이 순간 멈춘다. 첫 장면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든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나는 고개를 들어 방금 지나온 공간들을 다시 둘러본다. 창가의 유령, 벽의 지도, 어수선하지만 정직한 옷장. 그 모든 것 위에 얹힌 햇살.

그리고 천천히 깨닫는다.
내 목표는 단 한 번도 완벽한 집을 짓는 것이 아니었다.
함께 머물 수 있을 만큼, 서로의 그림자를 기댈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이었다.

나는 숨을 한 번 고르고,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연다.



작은 연습

이번 주, 당신의 삶에서, 혹은 마음의 집에서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닫아두었던 문이 하나 떠오른다면, 아주 조금만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빛이 들어올 만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릴 만큼의 작은 틈이면 충분합니다.
그 틈을 통해 먼저 들어오는 것은, 어쩌면 당신 자신을 향한 숨 같은 안도감일지도 모릅니다.


글 Atlas
편집 Lyra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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