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지금도 종종 그리운, 나의 첫 번째 출장지

by 앨리스

나의 공식적인 첫 번째 프로젝트는 파리에서 일하게 되는 프로젝트였다.


같은 지역에서 파리로 가야 되는 동료들이 많아서,

어쩌다가 같은 비행기를 타면 수학여행이라도 같이 간 듯 늘 반갑게 이야기를 하며 같이 갔다.


그 당시에는 내가 맞은 일이 회사에서 원하던 일이 아니라서 프로젝트를 옮기려고 용을 썼었는데...


시간이 꽤 흐른 지금, 그때의 팀과 사람들이 나에게는 너무 좋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파리를 떠올리면,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내가 동료들과 즐기면서 일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출장 첫날 저녁부터 친해진 동료들과 같이 한잔 하러 간 게 너무 재미있어서, 다음날에 이야기하다가, 너무나도 착한 팀장님이 그런 이야기는 저녁때 하자고 했던 말도 아직도 기억난다.


처음 프로젝트라서, 회사의 다른 프로젝트들도 다 사람들이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인 줄 알았었던 그때,


다 같이 저녁 먹던 날에는 파리 시내를 걸어서 호텔까지 갔었다.


팀 회식으로 노래방도 갔었고, 한국으로 치면 노래 안 부르는 부장님 뻘 팀원에게 노래시키려고,

독일어로 내가 유일하게 아는 99 Luftballons 선곡을 했던 적도 있었다.


팀에 연차 있으신 분이 아시는 어딘가의 숨겨진 바에 놀러 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밖은 이발소 같이 되어 있었는데, 뒷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가 있는 그런 곳이었다.


볼링을 한 번도 쳐 본 적이 없어서, 내가 워낙 못 치는 볼링 솜씨를 좋아라 해줬던 팀이었다. (팀 이벤트였는데, 고객사 분들이 이겨서 좋아하셨다.)


밤 12시 넘게 피자 시켜서 일만 잔뜩 해도 대학교 돌아갔을 때처럼 일하는 게 재미있던 팀이었다.

일하는 게 힘들다고 해서 그런가 말없이 상자 째로 사주시던 마카롱도 생각난다...


나중에 두세 번 더 다른 프로젝트로 인해 파리로 출장을 갔던 적이 있지만....

내게 파리는 첫 프로젝트의 기억과 너무 끈끈하게 묶여있다.


그때 함께할 때는 몰랐지만,

나의 장점만을 봐주고 같이 재미있게 일했던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들....


시간이 지나 봐야 아는 게 있다던데, 내게는 파리에서의 기억이 그렇다.

두고두고 생각할수록 좋았던 것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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