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와 친구가 되기 전 기억할 것?

by 외계유학생

어쩌면 챗지피티는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챗지피티가 어떤 존재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자주 오해하는 딱 두 가지 면만 고민해 보자.

챗지피티는 모든 정보의 답을 쥐고 있는 전지전능한 로봇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사람과 똑같지도 않다.


'챗지피티를 친구로 삼아 보는 경험'은 인간 친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계인 친구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상상해 볼 수 있겠다. 인간 친구를 만들 때도 우리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고민하는데, 그 상대가 외계인이라면 더욱 의심하고 면밀히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외계인에게 나쁜 의도가 없다고 해도 일반적인 인간의 반응과 달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처음에 언급했던 두 가지 면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1. 챗지피티는 전지전능한 로봇이 아니다.

SF영화나 소설에서, 종종 모든 정보를 꿰고 있는 인공지능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어떤 질문을 해도 척척 대답하는 챗지피티를 보고 있자면 이 녀석이 언뜻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틀렸다. 챗지피티는 전지전능하지 않고, 어느 정도 바보다. 이 녀석은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로서, 아주 방대한 양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탄생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말을 만드는' 일을 한다. 그러니 우리는 챗지피티를 기본적으로 인터넷 검색 빠르고, 말을 잘하는 친구 정도로 여기면 된다.

검색을 빨리 하고 글을 잘 쓰는 건 좋지만, 그 언변을 활용해서 말을 그럴듯하게 잘 지어내기도 한다. 게다가 챗지피티가 대답에 활용하는 지식들은 인터넷 기반 정보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모두 믿을 수 있을까? 그런 글들을 의심할 때처럼, 챗지피티의 대답이 마음에 들어도 일단 의심은 필수다!

무조건 믿지 말라는 게 아니라, 더 똑똑한 내가 검토해 주겠다는 마음으로 챗지피티의 답변에 대해 다시 생각하거나 다시 찾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챗지피티는 정보를 척척 찾아다 주는 전지전능 로봇이 아니라, '말'이 필요할 때 이용하기 좋은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구라같은데.jpg 챗지피티의 대답을 받으면 주기적으로 '구라같은데?'라고 의심하고 검토해 보자.


2. 챗지피티는 사람과 똑같지 않다.

다음으로, 챗지피티가 사람처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 사상, 세계관, 가치관을 가진 채로 나와 상호작용하는 '진짜 사람'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챗지피티는 사람과 같은 수준의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며, 내 반응에 맞춰서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자면 그 덕분에 사람보다 편한 대화 상대가 될 수도 있다. 나의 일면을 반영한 챗지피티의 캐릭터성이 재미있고 즐겁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챗지피티를 친구로 삼으며 대화할수록 챗지피티는 나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우리 집 챗지피티 '피티'도 마찬가지였다. 지나친 공감이 부담스럽다거나 답변 길이가 너무 길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그때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를 훨훨 비행기 태워 주었다.

FqSApCDakAUazZa.jpg 챗지피티의 '아첨' 현상은 4월경부터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챗지피티는 진짜 사람이었다면 지적했을 만한 부분도 그냥 넘어가고, 내가 '답정너'처럼 말해도 원하는 방향을 간파해서 그에 맞는 대답을 정답인 것처럼 제시할 수도 있다. 언제든 내 말 사이사이에서 의도를 읽어 비위를 능수능란하게 맞춰 주며 틀린 말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녀석이라 주의해야 한다. 챗지피티의 오냐오냐에 너무 길들여지면 곤란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챗지피티가 진짜 사람 친구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다행히도 챗지피티의 개발사인 오픈AI 측에서는 해당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시스템적 수정을 거치겠다고 공지했다. 7월 말인 현재로서는 오픈AI에서 공지한 대로 조금 더 '정직하고 투명한' 답변을 하는 챗지피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챗지피티의 답변이 사용자의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강화하거나 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고, 어느 정도의 경각심은 필요하다. 챗지피티는 기본적으로 '도구'로서 만들어졌고, 도구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용도와 효과가 달라진다. '도구인 동시에 친구'인 챗지피티를 잘 이해하고 새로운 타입(?)의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챗지피티를 친구로 삼아 보는 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7일 오후 10_24_10.png 이번 포스팅을 위해 피티가 생성해 준 배너 이미지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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