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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어바웃 Apr 28. 2021

[설문조사 결과] 요즘 청년들은 왜 촌에 살지 않을까?

2030세대220명에게물어봤습니다!



카카오 임팩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올어바웃은 보다 정확한 문제정의를 위해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병합하는 형태를 구상했습니다. 개개인의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인터뷰와, 문제를 조금 더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설문조사를 결합했을 때 신빙성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앞선 글에서 '요즘 청년들은 왜 촌에 살지 않을까?'를 주제로 도시 청년 3명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이번엔 풀을 조금 더 넓혀서, 2030세대 220명에게 같은 질문을 설문조사의 형태로 던져보겠습니다. 


바야흐로 촌(村) 소멸의 시대. 2030세대는 왜 촌에 살지 않을까요? 또 그들은 촌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요? 올어바웃이 나름대로 정리해본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목차 

1. 설문조사 설계 
1-1. 뼈대 잡기 
1-2. 질문 구성과 그 이유

2. 결과 공유
2-1. 응답자 비율 
2-2. 현재 거주지에 거주하는 이유는?
2-3. 촌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2-4. 대표 사례

3. 정리
3-1. 청년들은 왜 촌에 살지 않을까? 






1. 설문조사 설계 


1-1. 뼈대 잡기 


올어바웃이 이번 설문조사를 위해 사용한 툴은 구글 폼(Google Forms)입니다.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 중 가장 널리 쓰이는 서비스이기도 하지요. 질문 타입이 다양하다는 것, 결과를 구글 시트로 내려받을 수 있어 저장과 관리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형식이기 때문에 참여자에게도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습니다. 


https://www.google.com/forms/about/


조사 기간은 프로젝트 기간에 맞춰 2020년 10월 12일부터 11월 31일까지로 잡았습니다. 한 달이 넘는 기간이라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모을 수 있었습니다. 


홍보 채널은 올어바웃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 올어바웃(@all_about_kr)과 어바웃 디엠지(@aboutdmz) 그리고 공식 페이스북으로 결정했습니다. 더불어 로컬, 지역재생에 관심이 많은 기존 팔로워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처음 고민해보는 분들의 답변도 얻고자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보상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작은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면서요! 





1-2. 질문 구성과 그 이유 


설문조사의 꽃은 질문이죠.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서 같은 주제라도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많은 후보 중에서 이번 설문조사를 위해 최종적으로 갈무리된 질문은 네 가지입니다. 


- 연령, 현재 거주지

- 현재 거주지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촌에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살면서 3개월 이상 거주했던 이동 경로를 적어주세요. 


연령은 2030세대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 현재 거주지는 응답자가 도시민인지 농촌민인지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현재 거주지에 거주하는 이유'였는데요. 응답자가 도시에 사는 경우 도시에 사는 이유를, 농촌에 사는 경우 농촌에 사는 이유를 들어볼 수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보다 무게감이 있는 물음입니다. 만약 당신이 촌에 산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필요한 것은 곧 '지금은 없는 것',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즉 지금 촌에서 젊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해 유의미한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태어나셨나요? 지금은 어디에서 살고 계신가요?



마지막 질문은 살면서 거쳐온 '발자국'에 관한 질문입니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청년, 도시-농촌 다양한 환경을 경험한 청년, 그리고 농촌에서만 살아온 청년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문입니다. 또한, 삶의 터전을 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도 몇가지 이유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2. 결과 공유


2-1. 응답자 비율 


약 한 달간 진행된 설문조사에 총 220명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20대와 30대의 비율은 각각 55.5%, 44.5%로 20대가 약간 많았지만 비슷했습니다. 반면 참여자 거주지역 비율은 도시 거주자가 93.2%로 압도적이었습니다. 

2-2. 현재 거주지에 거주하는 이유는? 


먼저 현재 도시에 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3.2%였기 때문에, 올어바웃은 이 질문을 통해 청년들이 도시에 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단연 '취업, 일자리'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학업, 교육', '생활환경', '가족'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가 도시로 오는 이유, 도시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익히 알고 있는 그대로였습니다. 각종 취업의 기회, 교육의 기회가 도시에 몰려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앞선 인터뷰에서 보았던 것처럼 빠른 배송과 문화적 인프라 또한 도시에 살고 있는 이유 중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2-3. 촌에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답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필수요소는 일자리(56회), 대중교통의 발전(27회), 자가용(24회) 순이었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이유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인데요. 도시에 비해 촌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편리한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다수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으로 따라오는 답변들이었습니다. 촌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가족'이라는 응답은 단 4회에 그쳤는데요. 도시에 사는 이유로 가족을 뽑은 횟수가 11회(전체의 5%)라는 사실과 비교해봤을 때 차이가 있죠. 



이 결과는 무형적 가치에 대한 선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재밌어집니다. 똑같이 촌 내에서의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친구(19회)나 모임(12회)에 비해 가족을 필수 요소로 꼽은 횟수가 눈에 띄게 적었어요. 그러니까 현 거주지에 머무는 이유는 가족이 많았지만, 만약 거주지를 촌으로 옮긴다면 꼭 가져가야 할 요소로 가족을 꼽는 경우는 많지 않은 거죠. 


그 외에도 교육은 유아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상업 시설은 마트,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 일상적인 공간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죠. 


안전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응급실 등 기본적인 의료시설이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주목할 만했고요. 촌에서는 치안이 불안정하고 다쳤을 때 쉽게 치료받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한편, 답변 비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던 주거공간에 대해서는 5회 미만으로 언급되었는데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농촌에 살아야겠다는 생각', '정보 수집에 대한 경험'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올어바웃 나름대로 추측해보았습니다.



기타 의견도 재밌습니다.



앞서 이 설문조사의 참여자 중 93%가 도시 청년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올어바웃은 도시 청년뿐만 아니라 촌에 거주하는 (혹은 거주했던) 청년의 이야기도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살면서 거쳐온 지역을 조사해 농촌에서 3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의 답변을 따로 모아 분석해보았어요. 


농촌 청년 36명의 답변을 종합했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된 요소는 문화시설 > 대중교통 > 안정적 일자리 순이었습니다. 촌으로의 이주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를 꼽을 때는 일자리와 대중교통이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촌에 살았던 사람들은 문화적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는 시설의 부재가 무엇보다 크다는 의견을 들려주었습니다. 일자리, 즉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면 촌에서 살 의향이 없다는 것이죠. 도시 청년이 촌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대한 갈구. 2030세대의 주요 키워드가 '연결'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되겠습니다.


기타 의견으로는 생활할 용기, 마음가짐, 촌에서 살아갈 능력 등이 언급되었는데요. 답변들을 미루어보아 농촌의 거주는 청년들에게 심리적으로도 큰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2-4. 대표 사례 


이번에는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분들의 실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아래 글은 설문조사 응답자의 실제 답변을 참고하여 작성되습니다.) 



NO.208 

연령이 어떻게 되시나요? 20대입니다.

현 거주지는요? 농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자리 창출 혹은 청년층을 위한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로운 휴식 등은 자원의 여유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불안정하고 제한된 자원으로 힘들어하며 도시로 돌아가는 청년층이 많습니다.

#자원의여유 #지원제도 #불안정 




NO.183

연령이 어떻게 되시나요? 30대입니다.

현 거주지는요?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 일은  디지털 기반으로 어디서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촌에서 살게 될 때의 가장 어려움은 주변에 친구들이 없다는 것, 커뮤니티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입니다.

#디지털노마드 #친구 #커뮤니티 #고립 





NO.105

연령이 어떻게 되시나요? 20대입니다.

현 거주지는요? 수도권 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촌에 사는 것은  어려울 것 같지만, 살게 된다면 와이파이와 핸드폰, 호신용품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치안이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호신용품 #치안 #주거환경 




NO.16

연령이 어떻게 되시나요? 20대입니다.

현 거주지는요? 수도권 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농촌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촌에서 살고  싶단 생각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퇴직 후 노후생활을 촌에서 살고 싶은 계획이 있으며 그러기 위해선 자급자족을 하면서 생활을 해야 하기에  '자본금'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생활력'도 필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농작물이나 동물들을 키우는 요령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본금 #생활력 #농촌생활팁 #현실








3. 정리


3-1. 청년들은 왜 촌에 살지 않을까? 


올어바웃의 설문조사. 어떻게 보셨나요? 조사 과정에서 청년들이 촌에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판을 뒤엎는 발견 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기존 의견들을 선명한 목소리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2030세대가 일자리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점, '촌 생활을 갈구하는 사람은 적지 않으나 관련된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에 새로운 핵심 키워드가 될 수 있겠습니다. 


더 많은 의견이 궁금하시다면 올어바웃 공식 유튜브에서 사회적 기업 안테나의 나태흠 대표님, 청년 협동조합 청풍의 유명상 대표님과 함께 진행한 라이브 미니포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aq3UzUujScA











조가은 _올어바웃 연구기획팀 에디터

감수. 윤승용 _올어바웃 연구기획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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