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센스, 오늘의 집, 네이버 '리빙'카테고리, 다음의 '홈앤 쿠킹'카테고리, 핀터레스트, 인스타의 여러 전원주택들, 구해줘 홈즈 등을 주로 봐왔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전원주택의 모습이 너무 확고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집 가족들의 동선에 맞게, 필요에 맞게 최적화된 집의 구조가 명확하게 머릿속에 있었던 것이다.
결국 가격대에 맞는 집을 여기저기 보다가 집을 지어야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반대의견이 있었다.
주변의 기성세대 어르신들은 모두 반대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그분들의 말씀들에 옳은 부분이 있었지만, 전적으로 다 옳은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대하는 의견들의 대부분은 이랬기 때문이다.
'주변의 누가 이래서 힘들었다더라'
'집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더라.'
카더라 통신은 좋은 케이스보다 안 좋은 케이스가 더 잘 들리기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긍정적일 때보다 부정적일 때 말(하소연)이 많아지고, 이런 것들은 가십거리가 되어 더 빨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땅을 고르며 만났던 많은 땅주인들의 대다수는 전원생활에 만족해했다.
아침에 일어나 밟을 내 마당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도 집을 짓기 위해 100번도 넘게 땅을 보러 다니고 집 짓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도 있었을 것이며 아주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건 과정이고, 내가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이유가 명확하다면 과정이 힘들어도 결과는 달 것이라고 확신했다.
집 지을 땅의 전경, 이 장면을 보고 안 살 수가 없었다.
구입 한 땅 뒤에 붙어있는 빨간 산책로
마침내 한눈에 반하게 한 땅이 나타났다. 평수도 적합했고, 집 바로 뒤에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었다. 심지어 그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자연친화형 초등학교가 나타났다. 여러 채의 전원주택이 모여있어서 무섭지 않았고, 차를 타고 10분이면 읍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뒤로는 농지와 산이 있어서 탁 트인 전경이 보였다.
여기서 더 마음에 드는 땅을 절대 못 찾을 것 같았다.
가격은 예산보다 2천만 원 정도 더 비쌌고,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좁았다. 그리고 활용하지 못하는 낭비되는 땅도 약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의견들이 있어서 여러 차례 다른 땅도 봤지만, 의미 없었다. 여기를 한번 보고 나서는 다른 곳은 눈에 티끌만큼도 차지 못했던 것 같다. 여러 반대의견이 있을 때마다 그 의견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고 정보를 찾아보았지만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심사숙고 끝에 한 계약
살고 싶은 곳을 고를 때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 다르니 타인의 의견보다는
내 기준이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러 반대의견보다 여기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해서 계약을 강행했다. (내가 워낙 고집불통이기도 한 것 같기도..�)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나라에서 운영하는 농어촌주택개량사업에 지원했고, 대출을 예정보다 조금 더 받게 됐지만 삶에 있어서 공간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금전적 부담은 조금 더 감당하겠다고 결심도 했다.
이 땅이 우리 가족에게 그만한 가치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아직 집 설계단계..^^) 하지만 이 시도가 망하는 길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고, 진득한 노력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순리라고 믿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