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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나 Apr 20. 2021

<주택살이 꿈나무> 여기 이제 내 땅!

                                                                                    내가 살고 싶은 땅을 골랐다.


처음부터 '집을 지어야겠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부동산이 소개해주는 대로 땅이면 땅, 집이면 집 가자는 대로 보러다니고 있었는데,

집을 팔기 훨씬 전부터 '사는 공간'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이미 취미로 접해온 덕분인지

(리빙센스, 오늘의 집, 네이버 '리빙'카테고리, 다음의 '홈앤 쿠킹'카테고리, 핀터레스트, 인스타의 여러 전원주택들, 구해줘 홈즈 등을 주로 봐왔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전원주택의 모습이 너무 확고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집 가족들의 동선에 맞게, 필요에 맞게 최적화된 집의 구조가 명확하게 머릿속에 있었던 것이다.

결국 가격대에 맞는 집을 여기저기 보다가 집을 지어야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반대의견이 있었다.

주변의 기성세대 어르신들은 모두 반대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그분들의 말씀들에 옳은 부분이 있었지만, 전적으로 다 옳은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반대하는 의견들의 대부분은 이랬기 때문이다.


'주변의 누가 이래서 힘들었다더라'

'집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더라.'


카더라 통신은 좋은 케이스보다 안 좋은 케이스가 더 잘 들리기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긍정적일 때보다 부정적일 때 말(하소연)이 많아지고, 이런 것들은 가십거리가 되어 더 빨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땅을 고르며 만났던 많은 땅주인들의 대다수는 전원생활에 만족해했다.

아침에 일어나 밟을 내 마당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도 집을 짓기 위해 100번도 넘게 땅을 보러 다니고 집 짓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도 있었을 것이며 아주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건 과정이고, 내가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이유가 명확하다면 과정이 힘들어도 결과는 달 것이라고 확신했다.


집 지을 땅의 전경, 이 장면을 보고 안 살 수가 없었다.


구입 한 땅 뒤에 붙어있는 빨간 산책로



               

마침내 한눈에 반하게 한 땅이 나타났다.
평수도 적합했고, 집 바로 뒤에는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었다.
심지어 그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자연친화형 초등학교가 나타났다.
여러 채의 전원주택이 모여있어서 무섭지 않았고,
차를 타고 10분이면 읍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뒤로는 농지와 산이 있어서 탁 트인 전경이 보였다.

여기서 더 마음에 드는 땅을 절대 못 찾을 것 같았다.


가격은 예산보다 2천만 원 정도 더 비쌌고,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좁았다.
그리고 활용하지 못하는 낭비되는 땅도 약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의견들이 있어서 여러 차례 다른 땅도 봤지만, 의미 없었다.
여기를 한번 보고 나서는 다른 곳은 눈에 티끌만큼도 차지 못했던 것 같다.
여러 반대의견이 있을 때마다 그 의견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고 정보를 찾아보았지만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심사숙고 끝에 한 계약


                  

살고 싶은 곳을 고를 때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 다르니 타인의 의견보다는

내 기준이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러 반대의견보다 여기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해서 계약을 강행했다.
(내가 워낙 고집불통이기도 한 것 같기도..�)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나라에서 운영하는 농어촌주택개량사업에 지원했고,
대출을 예정보다 조금 더 받게 됐지만
삶에 있어서 공간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금전적 부담은 조금 더 감당하겠다고 결심도 했다.

이 땅이 우리 가족에게 그만한 가치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아직 집 설계단계..^^)
하지만 이 시도가 망하는 길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고,
진득한 노력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순리라고 믿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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