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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brisa Aug 19. 2024

속초살이를 꿈꾸는 당신에게

에필로그

얼마 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현재 연재 중인 나의 브런치 북 "속초에 살아보니 어때"와 비슷한 무드의「어쩌다 속초」라는 책을 만났다. 무려 26년 전에 나처럼 서울에서 속초에 내려와 이곳에서 살며 겪은 이야기를 모아둔 수필집인데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아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책에서 말하길 속초는 선택받은 사람만이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느새 4년 차, 이곳에 내려와 많은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도시에서 와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또 다른 세계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스쳐갔다. 떠나는 이유는 다양했다. 아이의 학업을 위해서, 바다가 지겨워서, 그냥 다른 곳에도 살아보고 싶어서.


아직 떠날 이유를 찾지 못한 우리는 어쩌면 정말 선택받았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서울로 오라는 친구들의 말에 정말 서울로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속초에서 이루어 놓은 일들 그리고 밥벌이들... 서울 가서 다시 어떻게 자리 잡을 용기가 없다. 그냥 속초에 머물기로 한다."

- 어쩌다 속초 中 -




시중에 이미 "속초", "속초살이"에 관한 여러 책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해변가에 앉아 맥주나 마시며 유유자적 살아가는 관광객 st의 라이프가 아닌, 지방도시에 안착한 현지인으로서의 진짜 속초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가 속초살이를 결심했을 때 진짜 필요한 정보는 찾기 어려웠다. 관광지에서의 한적한 삶, 한달살이 일년살이하며 끄적이는 감성에세이가 아니라 여행지에서 여행이 아닌 그냥 살아가는 인생은 어떻게 모양인지 적고 싶었다. 


가끔 서울에서 속초로 흘러 들어온 우리가 도시의 삶에서 낙오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는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데 앞서가는 듯한 친구들의 소식을 들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이 모두 다르 듯 삶의 모양 또한 다를 뿐이다.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해서 내 삶이 행복하지 않다거나 하찮게 여길 정도는 아니라고 나 자신에게 자부한다. 오히려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썼다. 비록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했을지라도 낯선 도시에 내려와 그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감각들을 깨우며 진짜 원하는 삶을 살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런 변화된 삶의 방식은 작가라는 새로운 꿈으로 이어졌다. 그전에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여기서는 매일매일 더 나은 나를 기대하며 산다.


흔히들 말하길 속초는 설악산과 바다가 전부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이런 상념에 빠질 때면 바다가 위로하고 설악산이 토닥여준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 그저 행복하라고 말이다.






이 브런치 북을 연재하면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바로 "트리밸"이라는 로컬 콘텐츠를 기획하는 스타트 업체인데 8월 말, 속초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며 내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인터뷰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다. 속초살이를 시작할 때 필요한 마인드라던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 어울리는지, 이곳에서의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등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게 손 편지로 남겨달라 해서 오른쪽처럼 적었다. 


나는 이 브런치북이 속초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이미 속초살이를 시작해 오늘도 이곳에서 열심히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분들께 힘이 되는 격려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진짜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속초로 오세요. 살아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릅니다. " 




속초살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놀러 오세요! 


라이프밸리 속초 라이트 팝업스토어 

일시 : 8월 24일 (토) ~ 25일 (일) 

장소 : 속초시 수복로 소호거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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