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1 15:13

친구에게

by All Kim

으하........................................

야 나 심심하다

뭐하냐?

맨날 심심해서

너한테 뭐하냐?

그러면 우리 집으로 오곤 했는데

자꾸만

네가 우리 집 계단 다 내려가서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집으로 갔던 게 생각난다

버스 타도 네가

자리 나면 나 앉히고 뿌듯하게

웃었던 것도

놀이터에서 노숙자처럼 있던 것도

너네반 가면 맨날 네가 자고 있어서

내가 너 가방 뒤져서

막 초콜릿 빼서 그거 먹고 갔던 것도

한창 야자 할 때

은정이랑 집 걸어오면서 놀았던 것도

눈 많이 왔을 때

내가 너한테 눈 엄청 던지고

네가 나 쫓아오는 거 피하겠다고

넘어진 것도

노래방 가면 항상 가운데 자리 앉아서

귀청 떨어지게 노래 부르던 것도

피시방 가서

맞고도 안치는데

나 돈 올려준다고 아이디 만들어서

나 돈 따게 해준다고 했으면서

지가 내 돈 다 딴것도

술 먹고 우리 집 와서

우리 엄마랑 산책한 것도

콘서트 같이 갔던 것도

스키장 같이 갔던 것도

고깃집 갔던 것도

체험학습 가기 싫어서

우리 담임한테 전화해서

다올이 가 너무 아프다고

울먹이면서 쇼했던 것도

짜파게티랑 치즈 사 와서

우리 집 와서

신나게 먹었던 것도

맨날 잘못하면

발로 빌었던 것도

데려다 달라고 하면

내가 혼자가라고 하다가

어쩌다 데려다주면

너 왜 그러냐고

적응 못하던 것도

나 때문에

핸드폰에 맞고

받아놓고

지가 더 열심히 치던 것도

내가 심심하다 하니까

엠피 빌려주던 것도

나한테 이런저런 상담하던 것도

나중에 신림에 있는

돈가스집 가자고 했던 것도

집에서 먹을 거 학교에 싸오면

남이 더 많이 먹을까 봐

내입에 넣어주기 바빴던 것도

나 울면

모르는 척 있다가

다음날 너 우는 거 이쁘더라

이러면서 웃던 너도

나 기분 나쁠 땐

누구보다도 먼저 알아서

건들지도 않았던 너도

내가 욕해도 화내도

찡그려도

다음날 되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던 너도

나 얼굴에 상처 난 거 보고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면서

상처 안 남는

밴드 사준다고 했던 너도

외롭다고

자기 집에 같이 가서

자자고 하던 너도

축제하면

많은 사람들 다 뚫고

먹을 거 사 와서는

나한테 내밀던 너도

길가다가 뽑기하고 싶다고 하면

있는 동전 다 주던 너도

나 혼자 심심할 땐

어디든 같이 가주던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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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내버려두고 가니깐 좋냐?

재수없는 놈

넌 진짜 나중에 만나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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