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개학을 했다
가방 대신 아이디와 비번을 들고
컴퓨터 속으로 등교를 했다
올해는 어떤 살구 맛 같은 짝꿍을 만날까
털복숭아 같은 친구는 다시 만나지 않겠지
휴대폰을 처음 살 때처럼 콩콩 뛰었다
교실 문이 열리자 이름들이 꼬물꼬물 나타났다
모니터에 낯선 얼굴들 모두 반가웠다
모과 같다고 날 놀리던 친구도 있었다
가끔 다투던 친구도 날 보고 웃고 있었다
오랜만에 선생님과 친구들 얼굴만 봐도
모든 수업시간이 너무 맛있었다
온라인 수업은
엄마의 심부름으로 수박을 사 왔는데
갈라보니 속이 빨갛게 익어있을 때와 같았다
전원을 끄고도 한참 동안 설레었다
*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 시 전문 계간지 『신생』(2021), 『시와사람』(2021)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2677226880
<「컴퓨터 속의 학교」詩作 노트 >
「컴퓨터 속의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에 관한 시이다.
전 세계적으로 갑자기 코로나가 확산되는 탓에 우리는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야 했다.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해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직장은 재택근무를,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다. 모두 처음으로 겪는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코로나 초기에는 많이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