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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용권 Dec 31. 2017

8300km 비행후 호주 시드니 도착하다

집단가출 멤버 6명을 태운 대한항공 KE121편이 인천공항을 미끄러지듯 이륙한다. 하지만 차창밖은 어둠뿐이다. 오후 6시 30분에 이륙하여 호주 시드니는 아침 6시 30분경(현지시간)에 도착 예정이다. 
사실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스튜디어스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비행기를 타다보면 그렇게 좋은 직장 같지는 않다. 왜?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비행과 동시 조금 있다가 식사 후는 모두 취침 혹은 영화를 보면서 여행을 한다. 차창밖 풍경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신비로움이 가득한곳인데 그런 풍경에 관심을 가지는 여행객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다. 그렇게 잠이 들면 스튜디어스는 속된표현으로 '시체놀이' 하는 승객들과 비행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나 자신도 오랜 비행에 시차도 맞출려면 잠을 자지만 가능하다면 차장밖 풍경을 보고 카메라는 언제나 손이 닿는곳에서 평소 내가 보지 못하는 풍경을 담으면서 비행을 즐기고 있다.

"밥장 지금 뭐해? 안자고??"

"출국전 마치지 못한 그림을 마무리 중입니다" 
허대장과 봉주형, 상욱형은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로 비지니스공간에 계시고 짭밥에 밀린(?) 밥장과 나는 이코노미석이다. 밥장과는 이제 두번째 만남. 아직까지 밥장스타일을 알 수 없다. 오기전 블로그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일러스트라고 알고 있을뿐이다. 그런데 밥장이 비행중 작은 불빛을 켜고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옆에서 보니 블로그에서 본 그림체가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 일정을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면 우리 여행이 더 재미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림을 그리는 밥장을 보고 나도 노트북을 꺼내 출국전 과정을 영상으로 남겨본다. 이번 여정을 그날그날  SNS에 올리는데 '동영상도 올리면 어떨까' 하고 테스트 겸사 제작을 한다. 하지만 이게 만만치 않다. 약 2분정도 영상을 만드는데 2시간은 넘게 걸린듯 싶다. 앞으로 이렇게 영상을 계속 만들 수 있을런지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잠깐 잠이 들었다. 

주변이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들어 눈을 뜨고 닫혀진 창문을 여니 하늘에 불이 났다. 이런~~~ 얼른 발밑의 카메라를 꺼내 차창밖 풍경을 담는다. 하늘에서 바라 보는 일출은 우리가 평소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푸르름이 셔터를 바삐 놀리게 한다. 그리고 어느순간 멀리 시드니 시내기 보이고 유명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등이 눈에 들어온다. 렌즈를 바꿔 여러컷 남기고 나니 우리를 태운 항공기가 조용히 시드니 공항에 착륙한다. 

8300km 비행 후 시드니 공항 도착

"형 이러다가 멜버른행 국내선 놓치는것 아니에요? 짐 하나가 도대체 왜 안나오는거에요?" 
 

이른 아침에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항공편이 시드디공항에 몰린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출국장으로 몰려 있다. 호주에 오기전 여러가지 상황 조사를 하니 가장 우려되는것은 세관통관. 농식물뿐만 아니라 개인이 복용하는 약까지 철저하게 검사를 하기로 악명높은(?) 호주다. 어떨때는 신발에 묻은 흙조차 털어내고 입국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오죽하면 이번에 식품을 담당한 상욱형이 웬만한건 걸린다고 안 가져왔을 정도다. 
이미그레이션은 1차로 전자검사. 본인임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자동으로 게이트를 통과하게 되는데 아닐 경우 담당자를 통해 입국을 해야 한다. 혹시 내가 1차에 통과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줄을 섰는데 역시나 생각대로 1차에 통과하지 못하고 다시 줄을 서고서야 입국을 한다. 
이제는 가져온 짐을 찾아 빠른 시간내 국내선으로 옮겨타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짐이 나왔는데 프랜카드와 차량에 부착할 스티커를 담은 박스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 빅사이즈 물품이 나오는것도 찾아 보았지만 오리무중 그렇게 시간이 가고 도저히 예약된 국내선은 갈아탈 수 없는 시간이 되어 간다. 
 

누군가 도움을 받아야할 상황이다. 주변을 살피던 중 멀리 대한항공 지상요원이 보인다. 염치 불구하고 사정을 이야기 하니 어디선가 가서 내가 이야기한 박스를 어깨에 메고 온다. 그리고 멜버른까지 가는 항공편을 보더니 "이거 도저히 안되겠는데요? 저를 따라 오세요!"
일면식도 없는 지상요원이 우리 일행을 데리고 옆길을 통해 국내선 이동을 도와준다. 그리고는 퀀터스항공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도와 준다. 물론 예약편을 놓쳐 다음 국내선을 이용했지만 지상근무요원의 도움이 없었으면 시드니공항에서 한참을 헤매었을것 같다. 늦었지만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 드린다. 
이제 2시간여 비행을 하면 뉴질랜드에서 온 태훈도 만나고 오랜준비를 한 캠퍼밴을 이용한 호주서부를 횡단하게 된다. 
 

출국장에서 비행까지 간단히 영상을 만들어 본다.

V30로 촬영된 스마트폰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편집해 본다

밥장이 출국전 마무리 하지 못한 일러스트를 비행내 그리고 있다

비행 중 노트북으로 영상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행중 제작한 영상이다. 약 2시간은 넘게 걸린듯
잠시 눈을 부치고 나서 창문 덮게를 여이 하늘에 불이 났다.
비행기 엔진 밑으로 아침햇살 그리고 호주 시드니 전경이 아름답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여 국내선으로 빠른 이동을 해야 한다

구름위를 비행하는 마스코트 '용구니'



사진 정용권은 평소 등산과 캠핑, MTB, 스키를 즐기는 아웃도어맨으로 영상 촬영 전문가이자 디지털 촬영·편집 전문 프리랜서. 국내외의 수많은 산에 촬영 담당으로 올랐으며, 고 박영석 대장과 일곱 번의 히말라야 원정, 북극점(Northpole) 원정을 함께 다녀왔다. 1999년 백두대간을 57일간 일시 종주 취재하여 KBS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렸으며 ‘침낭과 막걸리’ 멤버로서 허영만 화백과 다수의 히말라야 트레킹, 자전거 일주, 백두대간 종주, 캐나다 트레킹 등을 함께 해온 오랜 동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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