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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Apr 29. 2021

지치고 힘들 때, 글 한 스푼

요리는 못하지만, 글은 쓸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이었다.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은 상대과 밥을 먹으며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이었고, '무슨 음식 먹을래?'라고 물어보는 말은 그 사람의 기분을 고려하여 상대의 심리를 알아차리는 일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 일은 같은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일이기도 했다. 음식을 한가운데 놓고 덜어 먹으며 고민을 나누고, 걱정을 덜었으며, 때론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음식이 주는 소중함이 있다.


밥은 차리는  아니라 요리한 사람의 마음을 먹는 것이다.  끼니마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들은 엄마의 사랑이며, 스스로를 위해  먹는 음식은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식사는 한 끼를 때우는 게 아니라 마음을 보는 것이다. 대충 먹어 치운 음식은 어떤 재료로 어우러지고, 어떻게 조리되어 왔는지, 무슨 맛인지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시간을 내어 제대로 만든 음식은 만든 사람의 진심이 보인다. 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재료를 골랐을지, 맛있는 맛을 내기 위해 어떤 레시피를 참고했는지, 이 음식을 내기 위해 얼마큼 시간을 들였는지가 느껴진다.


요리는 못하지만, 글을 쓸 수 있었기에 어떤 음식을 만들 때마다 그 음식을 통해 느낀 감정들을 글로 쓰고자 한다. 음식마다 그 음식이 주는 진한 감정이 있다.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에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고,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한 과정 속에서 비슷한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이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처럼 정확하게 계산되진 않지만,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아마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든든함, 사랑으로 만든 수많은 요리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기에

요리에 감정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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