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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Jun 11. 2021

사랑받은 기억이 그리운 거겠지

친구가 이별을 했다. 이별한 사람 치고는 멀쩡해 보였다. 물론 그 속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란하겠지만 평소와는 확연히 달랐다. 너무 사랑했지만 더 사랑할 수 없어서 헤어졌다고 했다. 아무리 한결같은 사람이라 해도 100%의 사랑을 매일 똑같이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 이상의 사랑을 바라는데, 그때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한다. 문제는 그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다.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친구는 결국 이별을 택했지만 서로에게 너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언제가 아마 그리워할 거 같다고 했다. 인간은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를 살기에 아마 지난날의 사랑을 떠올리며 그 사람과 사랑을 그리워할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다른 사랑을 잊힌다고 했던가. 헤어지고 다음 날은 슬프지만 결국 무뎌지는 날은 오고, 새로운 사랑을 찾기 시작한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본능적이기 때문에 더 좋은 사람과 사랑을 나누며 지난 사랑은 자연스레 덮인다. 결국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다는 그 느낌이 그리운 것이다. 눈 한 번 더 맞춰주고 머릿결 한 번 더 쓰다듬어 주는 것에서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굳이 사랑한다고 말을 하지 않아도 다정한 말과 사소한 행동에서 사랑은 채워지기에, 사랑받고 있다는 그 기억을 잊지 못한다. 


과거를 추억하고, 사람을 기억하지만 사랑받았던 기억만큼 설레는 기억은 없다. 사랑을 하는, 사랑을 받는 순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돼 있을 테니까. 


언젠가 사랑했던 순간들을 그리워한 적 있다. 결국은 헤어짐으로 끝이 났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소중했던 시간들이다. 물론 안 좋았던 기억, 싸우고 미워했던 일들도 많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해가 됐고 용서가 됐다. 과거보다 성장한 내가 되어 되돌아본 기억이라 더 아련했다. 추억한다고 되돌아갈 순 없지만, 풋풋하고 어렸던 사랑한 순간들이 가끔은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땐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다. 더 성숙해진 지금은 그때보다 더 성숙한 사랑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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