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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Sep 03. 2021

민트 초코,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들이 있다. 예를 들어 민트 초코가 그렇다.

'민초단'들은 민트의 화한 맛이 맛있다 하고, '반민초단'들은 민트 초코는 치약 맛이라고 한다.

취향 존중의 세대지만,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며 '민초파'와 '반민초파'가 나뉜다.

나는 사실 민트 초코를 좋아한다. 첫맛은 민트의 시원함, 뒤로 갈수록 초코의 달달함이 민트 초코의 매력이다. 이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버릴 수 없으니 이름도 민트 초코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란 적 있다. 누구나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내가 모두를 좋아할 수 없듯,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순 없었다.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민트 초코처럼 나 역시 누군가에게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은 같은데 내가 모두에게 착한 사람은 되지 못한다. 누군가에게는 친절한 사람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차가울 사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틀리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느끼는 건 다를 수 있으니까.


민트 초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틀리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냥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나와 다른 것뿐이다.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를 머리론 알면서도 막상 비슷한 상황에 닥치면 머리보단 가슴이 먼저다.


혐오와 갈등 논쟁이 뜨겁다. 정치, 종교, 젠더 등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생각한 것이 무조건 옳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일 수 없다.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 하나의 논쟁거리에 대해서도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60억 인구 중에서 너를 만난 건 행운이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다른 우리가 만나 다양한 세상을 만들어 가니 기쁘지 아니한가.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너를 좋아하면 되니까.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맞지 않아도 그런대로 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면 갈등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다.


31가지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3가지 맛 파인트를 고를 때에도 '민초단'은 민트 초코 맛을 고르고, '반민초단'은 남은 30가지의 맛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다른 하나는 서로가 좋아하는 맛을 골라 그렇게 나눠 먹으면 된다. 이도 저도 아니면 1인용 컵에 각자 좋은 하는 맛을 퍼 담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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