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생명은 물 조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피자의 생명은 뭘까. 피자의 생명은 치즈 상태라고 생각한다. 피자는 적당한 온도에서 구워야 치즈가 알맞게 녹을 것이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적당히 늘어지는 치즈는 라면의 물 조절만큼 중요하다. 피자는 배달이 막 도착한 혹은 오븐에서 바로 꺼낸 피자가 제일 맛있다. 시간이 지나 차게 식은 피자는 치즈가 다 굳어서 아무리 맛있는 피자라도 제 맛을 못 낸다.
피자를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적당한 온도에서 알맞게 치즈가 녹아야 한다. 당연히 토핑도 가득하고 피자 가장자리 도우도 맛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문제는 이 치즈가 살아있는 상태가 굉장히 짧다는 것이다. 처음 한 조각을 먹을 때까진 괜찮지만 두 번째 조각을 먹을 때부턴 치즈는 굳어간다. 치즈가 없는 피자는 상상도 할 수 없고, 치즈가 굳은 피자는 먹어도 기분이 좋지가 않다.
피자 치즈만큼 '현재'가 중요한 음식이 있을까. 아무리 남은 피자를 오븐에 돌려도 처음의 치즈맛은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맛있는 피자를 먹으려면,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피자를 먹어야 한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누가와도 되돌릴 수 없다. 후회와 미련만 남길뿐이다. 할까 말까 한 일은 일단 하는 게 좋다. 치즈가 굳어버리면 다시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현재-미래 중 가장 놓치고 있는 시간이 현재인 듯하다. 과거는 과거대로 그립고 후회돼서 자주 되돌아보고, 미래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앞만 쳐다본다. 자주 과거와 미래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재는 줄어든다. 심지어 한 번뿐인 짧은 오늘에도 걱정과 불안으로 사느라 쉽게 즐길 틈도 없다.
하지만 피자에서 중요한 건 현재의 치즈이듯, 인생에서 중요한 것 역시 현재의 시간이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오늘의 기쁨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제일 맛있는 피자는 오늘 먹는 피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