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사는 펭귄의 첫 글자인 ‘펭’과 빼어날 ‘수’를 가진 펭수는 10살짜리 EBS 방송국 연습생이다.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남극에서 스위스를 걸쳐 요들송을 배우고 헤엄쳐 한국으로 왔다고 밝혔다. EBS 텔레비전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 TV>에 등장을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이 함께 운영되었고 약 7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펭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영국 BBC에서도 펭수가 K-POP 스타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한국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뽀로로와 카카오프렌즈를 넘어선 2019년 올해의 캐릭터는 단연 ‘펭수’이다. EBS가 청소년 교육방송 특성상 원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등장하였는데, 현재는 2030 세대는 물론 10대부터 40대까지 인기가 고르게 퍼져있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모범적이고 귀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의 소속사 사장님의 이름을 용감하게 부르며 거침없이 말을 내뱉고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펭수의 어록을 살펴보면 ‘사장이 친구가 같아야 회사도 잘된다’며 ‘김명중’ 사장님의 이름을 부르고, 외교부 청사 앞에서 만난 강경화 장관에게 ‘여기 대빵 어딨어요’라고 물으며, 한 영화 오디션에 가서는 ‘저 여기 충무로 접수하러 왔습니다’와 같은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또 존경하는 인물을 물으면 ‘나 자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돌직구 발언들은 재미있으면서도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직설적이지만 당당하고 솔직한 발언들이 펭수의 호감도를 상승시킨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펭수’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펭수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지상파와 여러 종편 방송국에 종종 출연하기도 하고, 펭수 캐릭터를 이용하여 문구, 사무용품, 생활용품, 의류 등에서 여러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 대중들이 펭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캐릭터 설정부터 탄탄한 펭수의 세계관과 청소년들부터 직장인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공감할만한 어록들 때문으로 볼 수 있다. EBS를 직장으로 여기는 10살 펭수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남극에 있는 부모님을 그리워하고, 남극에서 다른 펭귄들로부터 소외당한 일도 언급하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며 단순히 캐릭터 자체가 아닌 생명력이 있는 인간의 모습을 자아낸다. 때로는 10살 펭귄으로부터 감동을 느끼기도 하는데, ‘힘들 때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나느냐며 힘내라는 말보다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하나를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며 잘하는 건 분명히 있을 거고 그걸 잘하면 된다’고 말하며 사이다 같은 당돌한 발언을 내뱉는 펭수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펭수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대신 전해준다. 이해와 배려를 강조하고 존중을 중요시하는 펭수를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2020년 11살이 되는 펭수의 한층 성장된 이야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