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를 어쩔 수가 없다. (스포X)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와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짧은 감상평

by 서민혜

최근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면서 내 취향과 대중의 평가가 얼마나 어긋날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혹평을 남긴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괜찮게 봤고..

재밌고 예술적이라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보기에 불편했다.


'대홍수'는 감정과 인류애가 가미된 SF 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재밌게 볼만한 소재였던 것 같다. 영화를 재밌게 보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혹평이 많아서 놀라웠다.


사람들은 진짜로 이 영화가 돈만 잡아먹고 재미는 없는 영화라고 느낀걸까? 내가 요즘 영화를 안보다가 봐서 재미나게 느껴지는 걸까? 여러 의문이 스쳤다. 하지만 미국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서 꾸준히 1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며 적어도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했다는걸 깨달았다.


반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본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정말 기대를 많이하고 본 영화이다. 시카고 시내에 개봉하는 날짜 맞춰서 버스타고 부지런히 영화관에가서 봤다. 초반에는 인물들의 과장된 연기와 극적인 상황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창의적인 씬을 만들었을까 하는 놀라움도 느꼈다. 하지만 문제는 평면적인 여성 인물들이었다.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매혹하고 배신한다. 그 외의 서사를 부여받지 못한 캐릭터들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만 같았다.


이런 불편함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계속 소비되어가는 인물 A, B, C의 와이프 A', B', C'의 역할을 또 한번 받아들여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 나는 불편해 할까?에 대해서 고민하다 문득 '대홍수'의 주요인물 둘을 떠올랐다. 한 사람은 힘세고 그닥 머리는 좋지 않은 '사람'과 다른 사람은 힘은 약하지만 똑똑한 '사람'이 영화에 등장했다. 두사람은 고정적인 성역할을 부여받지 않았고 각자의 결핍과 성장이 성별과 무관하게 서사로 드러났다.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면 되는 그런 영화가 소화하기에 편한 것 같다.


내가 두 영화를 이러한 시각으로 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몇 년간의 미국 생활 때문인지도 모른다. 성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가까이서 다양한 시각을 접해볼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인물이 성별에 따라 기능처럼 배치될 대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구조를 만든 이유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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