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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Aug 27. 2020

네고왕은 계속 네고할 수 있을까

3화 나오기 직전 눈치 게임 : 제왕의 탄생 or 왕의 몰락

<네고왕>이 크게 한 건 했다. 1화 BBQ편이 조회수 500만 회 달성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광희 BBQ CF 모델 가나요 유튜브 밖 상황은 더 고무적이다. BBQ는 첫 화가 방영된 주 주말에 행사 제품 매출이 65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행사 제품은 BBQ 앱에서 주문해야 하는데, 멤버십 가입자가 30만 명에서 133만 명으로 2주만에 4배 증가했다. 놀라운 건 이벤트가 끝나는 9월 6일까지는 아직 1주 반이나 더 남았다는 사실.


1주일 후 기대 만발로 뚜껑을 열었던 2화 로이드밤 편. 1화가 워낙 화제였어서인지, 재밌게 보기는 했다만 <네고왕>의 지속 가능성에 살짝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파격적인 브랜드 혜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콘텐츠 구조인데, 과연 BBQ 같은 빅브랜드의 협찬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광희는 얼굴 마담일뿐, 진짜 네고왕 제작진은 카메라 뒤에서 브랜드와 네고하느라 열일 중일 터.


OOO 본사 쳐들어가서 네고하는 네고왕. 1화 455만 회 vs. 2화 218만 회 (8월 27일 기준 조회수)


왜 1화는 잘 되고, 2화는 그에 못 미쳤을까. 앞으로 네고왕은 계속 네고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유튜브코드 - 마케터의 유튜브 ] 살롱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1화는 왜 잘 됐을까

 아이템(치킨) + 브랜드(BBQ) + 혜택(40% 할인)의 3박자가 맞았다 


치킨. 한국인이 매년 인당 20마리 먹어치운다는 그 치킨이다. 우리네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 치킨 정도 돼야 전국구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BBQ의 매장 수는 2019년 기준 1,659개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1위다. 여기에 혜택도 직관적이고 파격적이었다. 무려 한 달간 18,000원짜리 황금 올리브 치킨을 11,000원에 살 수 있고, 여기에 치즈볼까지 증정한다. 이 종합선물세트 같은 구성에 달라 스튜디오의 콘텐츠 기획력이 더해져 시너지가 폭발했다.


이 유니콘 같은 조합을 위해 달라 스튜디오에서 분명 내려놓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상품 혜택 지원 외에 BBQ 측에서 지불한 별도의 광고비는 없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을 해 본다. 즉, 달라 스튜디오가 수익을 포기해서라도 가장 이상적인 <네고왕> 콘텐츠 보여준 것일 수 있다. <네고왕>과 같은 콘텐츠 포맷은 이전 화의 흥행이 다음 화의 협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단 1화만에 가능성을 증명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2화는 무엇이 아쉬웠나

 아이템(미용실) + 브랜드(로이드밤) + 혜택(룰렛+a)의 엇박자 

다음 아이템으로 미용실을 선택한 이유는 자명해 보인다. 불만이 많은 분야일수록 공감을 일으키기 좋다. 하지만 아쉽게도 치킨 급의 대중성은 부족했다. 사람들은 1주 1닭, 심지어 1일 1닭도 서슴치 않는 반면, 미용실은 이용 횟수가 적다. 특히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미용실은 몇 달에 한 번 갈까 말까한 비교적 비일상적인 아이템이다.


BBQ와 로이드밤의 브랜드력도 차이가 크다. 물론 로이드밤도 200여 개의 지점을 가진 규모 있는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2화 초반부에 잠시 나왔듯 준오 헤어, 이철 헤어커커 등 진짜 대형 프랜차이즈가 모두 고사한 후에 남은 옵션이다.


섭외가 어려웠던 건 어쩔 수 없다 치자. 로이드밤의 매력 발산이 약했던 건 아쉬운 부분이다. 브랜드의 특장점을 어필해야 이벤트를 했을 때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텐데. BBQ야 전국민이 다 아니까 시민들에게 물어보며 자연스럽게 장단점을 끌어낼 수 있다. 하물며 꼭 장점만 보여줄 필요 없이, 닭이 그려진 유니폼이나 닭 모형으로 가득찬 회장실을 보여주면서도 브랜드의 개성을 각인시킬 수 있다. 그런데 로이드밤은 이 과정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로이드밤의 매장도, 직원도, 고객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사장님에게 직행했다. 기성품도 아니고, 잘 모르는 브랜드에 내 소중한 머리를 맡길 수는 없는 법.


혜택도 많이 복잡해졌다. 룰렛 추첨이라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혜택의 가짓수도 많으며, 22,000원 이상 결제하고 재방문할 때만 쓸 수 있는 조건형 혜택이다. 이러면 돈 쓰고도 생색을 못 낸다. 아이템, 브랜드, 혜택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더해지니 조회수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1화의 화제성을 충분히 이어가지는 못했다.


초대박이었던 1화가 방영된 후에 2화 브랜드를 선정했더라면 다들 득달같이 달라들었을 것이다. 애석하게 협상력이 없던 때에 촬영했을 2화가 <네고왕>의 잠재력을 좀 더 빨리 실험대에 올렸다. 그래서 분기점이 될 3화가 더욱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2화와 3화 사이에 한 주 휴방했던 걸 보면 제작진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 않을까 뇌피셜입니다



브랜드는 네고왕의 네고에 응할 것인가?

 이만한 브랜디드 콘텐츠 찾기 쉽지 않을껄 


<네고왕>의 달라 스튜디오를 이끄는 고동완 PD는 과거 룰루랄라 스튜디오에서 <워크맨>을 흥행시킨 바 있다. ‘선넘규’라는 희대의 캐릭터를 발굴하고, 특유의 빠른 병맛 편집 스타일이 유튜브 예능의 대세가 될 만큼 메가 히트였지만, 뭐니뭐니해도 대규모 협찬을 받기 좋은 콘텐츠 포맷을 기획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워크맨>은 직업 체험이라는 명목 하에 브랜드를 대놓고 광고해도 되는 기발한 구성이었다. 개인 크리에이터에 비해 고정비가 높은 방송사 스튜디오를 건사할 만큼 탄탄한 수익 모델을 발굴한 것이다.


<네고왕> 역시 그 구조를 영리하게 잘 짰다. 그런데 브랜드 입장에서는 <워크맨>보다는 <네고왕>과 함께하기 더 부담일 것이다. 광고비 외에 혜택에 필요한 비용까지 별도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추가 비용이 얼마가 될지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BBQ도 네고 당시 이 할인 혜택이 10만 마리에 무려 7억 원이라며 기함했는데, 지금 100만 마리, 즉 70억 원을 넘기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 유튜브코드 - 마케터의 유튜브 ] 살롱에 참여했던 현업 브랜드 마케터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벤트할 구실

빅 브랜드에서는 매년 대규모 캠페인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는데, 돈 펑펑 쓸 준비가 되어 있음에도 마땅한 구실 잡기가 쉽지 않다. 남들 다하는 명절 때 하고, 더우니까 하고, 12주년(응?)이라서 하고. 이슈화되기 쉽지 않다. 그럴 때 네고왕 광희가 와서 따지듯 혜택을 내놓으라고 하면 못 이기는 척 '응'하면 된다.


#성과가 한 눈에 쏙

<네고왕>은 그냥 브랜드 노출만 높이는 게 아니라 구매로 연결되는 콘텐츠다. 그리고 그 전환 효과를 측정하기 쉽다. 1, 2화로 미뤄보건대 협업 브랜드는 보통 <네고왕> 전용 상품이나 혜택을 만든다. 유튜브에 구매 기능이 없다보니 유튜브 브랜디드 콘텐츠의 정확한 성과 측정이 어려울 때가 있는데, <네고왕>의 경우 성과를 따박따박 확인할 수 있다.


#유통 마진 절약

마지막으로 상품 제조사라면 '직접 판매'를 구현할 수 있다. 유통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경우 유통 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 BBQ의 경우 자체 앱에서 이벤트를 참여하도록 해 수익성을 높이고 멤버십 확보로 장기적인 관계까지 다질 수 있었다. 아주 영리하게 판을 잘 깔아놓았고, 이건 브랜드 하기 나름이다.


종합하자면, 빅브랜드가  서서라도 광고하고 싶은 콘텐츠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럼 네고왕은 유튜브의 제왕이 될까?

 네고의 묘미를 얼마나 잘 살릴지 관건 

그렇다고 <네고왕>의 미래를 마냥 낙관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란 자극에 무뎌지게 마련이다. 특히 가격 혜택은 처음에는 화제가 될 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혜택의 크기가 마냥 커지기는 어려울텐데, 어떻게 그 자극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숙제다.


그리고 협상 과정에서의 긴장감이 다소 약한 편이다. 물론 사전에 협의된 대로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협상 기술이 약해서일 수도 있다. 네고왕이 네고왕다우려면 시청자를 등에 업고 그저 혜택을 달라 떼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협상을 해야 한다. 서로의 트레이드 오프가 있고, 상대의 상황과 반응을 예상해 대안도 풍부히 마련하며, 창의적인 협상 기준을 제안하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짜야 한다. 경제경영서에 나올 건조한 단어들이다만, 이걸 광희가 예능 스타일로 소화한다면 그 임팩트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잘 하면 황광희의 성장 드라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제왕의 탄생이든, 왕의 몰락이든, 관전하는 재미를 줬다는 것만으로도 <네고왕>은 성공적이다. 내일 나올 3화가 기다려진다.




유튜브 보고 함께 질문과 대화를 나누는 유튜브코드 살롱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네고왕> 등 요새 핫한 유튜브 채널을 마케팅 관점으로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면 10월에 시작하는 [마케터의 유튜브]를 놓치지 마세요!



마케터의 유튜브 - 마케터의 유튜브 활용법

1회차 I 트렌드를 읽는다

2회차 I 은근하게 알린다

3회차 I 구매하게 만든다

4회차 I 브랜드를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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