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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한주 테이스팅노트 10.  평택 소호 56도

평택 댓골재 양조장

맛은 기본이고 멋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멋을 찾는 양조장이다.

멋을 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일단 여기는 대대로 살아온 고가, 그 세월과 이야기의 멋이 있다.



유리창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노년의 사내가 댓골재 양조장의 주인이다. 화가 이계송으로 더 유명하다. 아직은.

글쎄, 급할 것도 없고 절박할 것도 없어 보이는 양조장을 십 년 넘게 꾸려온 것은, 아마도 술 빚는 일이란 것이 멋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두 딸이 돌아와 양조장 일에 힘을 보태니 눈에 보이게 힘을 받는다. 멋스러운 일가. 아버지의 마음이 흐뭇함으로 차오르는 만큼, 댓골재 양조장도 더 멋이 나는 듯하다.  


<소호56 테이스팅노트>

<맛>

산미:중하

감미:중

고미:중

점도:중하


<코멘트>

소호56. 웃는 호랑이. 56도의, 물을 타지 않은 증류주. 근래 마셔본 쌀소주 중에서 1년 어름 숙성된 것으론 최고인 듯. 산미가 은은한 것이 특징이고, 강한 도수와 단맛에 앞으로는 잘 될 것이라는 잠재력만으로 어필하는 다른 술들에 비해서 어느 정도 품위가 갖추어져 있다. 밸런스나 입체감 같이, 에탄올의 강렬한 향 외에 다른 것들을 논할 준비가 되어가고 있는 수준이다. 물론 아직은 미숙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라벨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계송 화백의 그림으로, 햇빛에도 변색되지 않는 특수인쇄 라벨이라고. 앞으로 계속 그림을 바꾸어가며 라벨링을 할 것이라니 컬렉터 입장에선 애가 닳아 수집할 술이다. 술의 디자인 같은 것은 좀처럼 테이스팅노트에 쓰지 않지만, 이 경우에는 피해갈 수 없겠다 싶어서. 


8.5+/10.0


 5+5+

이것은 자매품인 소호36. 이것도 역시 수집하는 재미가 있게 만들어둔 술. 상자째로 주문하기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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