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프리미엄 한주 시대의 신호탄
처음에는 페트병에 든 오미자 막걸리로 시작했다. 한주 전문점 세발자전거와의 인연 말이다. 세발자전거가 프리미엄주를 주력으로 하면서 그 인연은 끝나나 했지만, 프리미엄 탁주인 '문희'가 나오면서 오랜 거래처와의 관계가 다시 이어졌다.
더 좋은 술을 만들어주는 양조장, 나날이 발전하는 거래처에 대해서 애정이 솟지 않을 수 없는 법이다. 프리미엄주를 만들기 위해 오랜 연구와 실험을 거치고, 설비에 투자하고, 그리고 이렇게 술독까지 바꿨다. 이전에 쓰던 술독도 적잖은 돈을 주고 산 것이지만 최고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 술독을 다 바꿔버렸다.
찾아가는 양조장 지정도 받고, 여러모로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한 달에 나가는 병수가 뻔하던 문희도 이제 판매량이 상당히 늘었다.
그리고 이제는 기존의 프리미엄을 넘어서는 '수퍼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는 문희 맑은술도 나왔다.
2년을 저온숙성시킨 맑은 술의 깊이는 그랑크뤼 와인에 견줄만 하다. 한주의 새 시대, 그 신호탄 같은 술이다.
<문희 맑은술 테이스팅노트>
산미:중
감미:중
고미:중하
점도:중
<코멘트>
모든 주종을 통털어 생애 최고의 술은 파주의 최행숙 선생께 얻어마셨던 4년 숙성 청주. 그 때 처음으로 생주의 장기숙성의 힘을 깨닫고 그동안 줄기차게 장기숙성주를 주장해 왔지만 채산성, 시장성, 법률적인 문제 등등으로 출시되는 제품은 없었다.
문희 맑은술은 2년을 저온에서 숙성시킨다. 문희 탁주는 상당히 달고 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 그에 미루어 볼 때 맑은술도 어렸을 때는 그렇게 달았으리라. 하지만 세월이 단 맛을 조금 눅이고 대신 감칠맛과 깊이를 더해주었다. 과실주 같은 방향도 있고 곡주의 고소함도 있다. 그 여러가지 맛과 향이 깊이를 형성해서 사람을 잠시 어딘가에 푹 빠지게 만든다. 현실로 다시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짧은 탄식이 필요한 술이다.
장기숙성생주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믄 시도로 한국에서 새롭게 꽃필 문화이다. 새 시대의 신호탄이 올랐다.
9.5/10. 완벽에서 빠지는 게 있다면 그건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것 뿐이다.
이 정도 술이라면 술을 주인고으로 한 페어링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가볍거나 인상이 약할 필요는 없다. 술이 음식의 존재감도 충분히 커버해 주니까. 문경은 약돌을 섞어넣은 사료로 가축을 키워서 약돌 한우와 약돌 돼지가 유명하다. 약돌한우를 경상도 스타일 뭉티기 육회로 해서 같이 마셔보면 입안이 놀라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