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젖은 옷깃처럼
나는 지금도 책을 읽습니다
새벽은 언제나 고요합니다. 아직 세상은 잠들어 있는 듯, 창밖으로 희미하게 번져오는 빛과 함께 진한 블랙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전자책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펼칩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이 순간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삶을 다시 다잡고 마음을 정돈하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업무 특성상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야 하기에, 6시 무렵 사무실에 도착해 전날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나면 또다시 책을 펼칩니다. 피곤함이 몰려올 때에도, 주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 연기 속에서 전날의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풀어놓을 때에도, 나는 묵묵히 나의 길을 갑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커피 향이 어우러진 이 고요한 순간이야말로 나를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나는 다시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심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심을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단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나는 꾸준함을 잃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가랑비에 옷깃 젖듯, 작은 습관이 쌓여 어느새 삶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어느새 내 옷깃을 흠뻑 적셨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젖은 옷깃을 쥐어짜기 위해 애쓰지 않았음에도, 최신형 빨래건조기를 장착한 듯 순식간에 건조되어 버리는 마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이어온 습관이 나를 새롭게 빚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일이든 시작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매일매일 실행하는 힘입니다. 실행력은 결심을 현실로 바꾸는 유일한 다리입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나는 그때와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음을 실감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이 내 사고를 깊게 만들었고, 내 삶을 단단하게 다져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당당해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해야지’라는 결심만으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하고 있다’라는 현재진행형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결심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마음속으로는 수없이 다짐하지만, 현실의 무게에 눌려 첫걸음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작은 습관 하나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 보시길 바랍니다. 하루에 단 몇 쪽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 짧은 글이라도 기록하는 습관, 그것이 쌓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꾸준함은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그 사소한 행동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나는 지금도 책을 읽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앞으로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다듬고, 내 삶을 새롭게 빚어내는 과정입니다. 책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야기와 사상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동시에 나를 강하게 만듭니다. 글을 쓰는 행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결심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제는 함께 달려가 보시지 않겠습니까. 성취의 기쁨은 결심만으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실행을 통해서만 주어집니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이어가는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결국 희망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우리에게 다시 용기를 주어, 더 큰 성취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당신과 함께 성취의 기쁨을 나누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