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시작을 위한 고요한 기다림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화려했던 단풍잎마저
하나둘 떨어져 뒹구는 계절의 끝자락.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쓸쓸함은
왠지 모를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합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지만,
그 푸르름 속에는 곧 다가올
겨울의 기운이 숨 쉬고 있기에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오후,
창밖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모든 아름다움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닐까.'
찬란했던 계절의 기억을 뒤로하고,
쓸쓸함이라는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우리의 마음도 잠시 흔들리고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이 쓸쓸함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고요한 기다림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