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인터뷰 ‘소미노' 서묘원 대표 1편
안녕하세요,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에디터 정예지입니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2018년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식당이 나왔어도 백종원과 시청자의 호평을 듣는 식당은 손에 꼽힙니다.
그중에서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며 모범 사례가 되는 식당이 몇 군데 있는데요. 그런 식당의 공통점은 첫째,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둘째, ‘정직하게 만들겠다는 신념’, 셋째, ‘건강한 음식에 대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신념/철학은 모두가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부산 달맞이에도 특별한 신념을 가지고 시작된 푸드 스타트업이 있어 만나고 왔습니다.
‘소미노’는 정원호 & 서묘원 공동 대표가 물려받기 전,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려는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사업입니다.
現 김도연 고문은 간경화 말기로 병상에 누워 아무런 음식도 먹지 못해 눈만 깜빡이며 누워있는 남편을 먹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콩 발효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콩 발효식을 먹으면서 남편이 기적처럼 일어나자 내 남편과 같은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전국 방방곡곡 손수 만든 콩 발효식을 직접 배달했고, 그것이 소미노의 시작이었죠.
이런 숭고한 신념과 철학을 체계적인 회사의 모습으로 이어보자 출사표를 던진 것은 특이하게도 며느리라고 하네요.
서묘원 대표는 5년 전, 고생길이 훤하다는 이유로 어머님도 물려주기 주저하던 소미노를 이어가기 위해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게 설득했다는데요. 자세한 사연을 들어보기 위해 스여일삶의 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인터뷰에서 그녀를 만나 보았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자연스레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남편 정원호 대표님도 만나게 되었어요. 스여일삶 인터뷰 사상 최초로 부부 동반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서묘원 대표는 어떻게 ‘소미노’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보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단순히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업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서묘원 대표 (이하 ‘서’): 10여 년 전, 남편의 직장이 있었던 경남 거제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임신 중이었던 당시 남편이 출근하면 시댁의 일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미노의 CS 업무를 도맡아서 했습니다.
그러다 출산 후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전화 상담이 어려웠고 무기력한 생활의 반복에 산후 우울증이 심하게 왔어요. 힘들어하던 저에게 지인이 산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하였고 자연스레 소미노의 식품들이 눈에 들어왔었어요. CS를 하면서 고객이 왜 소미노를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체험을 해보진 못했기 때문에 내심 그분들의 만족감이 궁금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살을 빼려는 목적으로 8개월 동안 소미노의 음식만 먹고 식단관리를 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단순 체중 조절이 아니라 몸, 정신, 삶이 변해가는 것을 겪고 나니 어머니가 하시던 콩 발효식이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나 같은 사람이 많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소미노를 꼭 아픈 환자가 아니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대중화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소미노 합류를 결정하게 되었죠.
또 남편의 전공은 선박 기계, 설계 쪽 공학 출신이지만 연애 때부터 늘 소미노와 인체, 건강에 대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많이 말해주곤 해서 이 사람이 정말 마음 가는 일은 소미노구나 짐작하고 있었기에 설득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중요한 건 사업에 뛰어들 때쯤 저희는 29살, 31살로 어리고 순수했습니다. 사업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시작한 거죠. (웃음)
정원호 대표 (이하 ‘정’): 예전에 소미노는 회사의 형태도 아니었고 충분한 자본금이나 유형 자산 하나 없이 어머니의 신념 그리고 누나와 저의 도움만으로 유지되고 있는 어머니의 의로운 일 정도였어요.
3살 된 딸아이와 함께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었고 또 너무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정된 회사를 그만두고 소미노를 잇겠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소미노를 잇자며 저를 설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잘 안되면 김밥이라도 말겠다던 아내의 말에 용기가 나더라구요. 그렇게 2015년 7월, 안정적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소미노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왔습니다. 지금은 5년 차가 되었네요.
그렇게 서묘원, 정원호 대표는 어머니에게 고객에 대한 정성 어린 마음, 건강을 지키는 음식에 대한 철학을 이어받아 소미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묘원, 정원호 대표의 색을 입히고, 혁신을 이어나가며 동네 가게에서 푸드 스타트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데요. 어떤 혁신을 만들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정: 소미노는 물론 지금도 너무 작은 회사예요. 하지만 처음 가업을 물려받을 당시에도 제대로, 떳떳하게 하고 싶었어요.
자금이 없을 때 이어받은 거라, 제 코가 석 자인 상태였는데도 투자 여력이 생길 때마다 식품 회사로서의 기본을 튼튼하게 만들고자 HACCP 인증받은 위생적인 공장, 기업 부설 연구소, 인하우스 브랜드 마케팅팀까지… 모두 갖추었죠. 동네 가게에서 시작한 소미노가 지금은 나름의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머니와 저희 부부 이렇게 3명에서 시작된 가족 기반의 회사였지만 사세를 확장하면서 가족을 벗어나 식품 품질 전문가, 발효식품 전문가, 전문 디자이너, CS 전문가 등 외부 인력을 채용해 소미노만의 팀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특히 외주를 주면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는 식품이 되거든요. 그래서 소미노는 식품 공장은 물론 기계 설비에 대한 설계도 직접 했고,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소미노 식품에 커스터마이징 된 핵심 설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소와 공장, 사무실이 모두 한 곳에 모여있어 R&D, 마케팅, 생산, 물류 등 모든 부서 인원이 언제든지 쉽게 대면 커뮤니케이션하고 바로 생산과 연구과정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소미노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최소한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 싶었고, 당대에 소미노가 빛을 발하지 못하더라도 후대에 멋진 회사로 남길 바랬거든요. 그런 마음이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이 먼 훗날 돌아봐도 떳떳한 회사, 제품일까? 항상 고민했습니다.
서: 저희는 家業(가업)을 잇는 거잖아요. 집안을 걸고 하는 업인 만큼 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그리고 디자인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게 곧 유일무이한 식품 브랜드가 되는 길일 테니까요.
사실 돌이켜 보면 경영에 무지한 저희 부부가 운영하는 소미노는 효율성을 따지며 운영하는 곳이라고 평가받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투자를 받아서 짧은 시간 내에 퍼포먼스를 내야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는 비효율적 결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브랜드의 결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저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소미노는 지금까지 총 4건의 정부지원 R&D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고, 지역 내 1인 디자이너와 협업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2019 레드닷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2015년 저희가 소미노 합류했을 때 회계상 적자였고, 법인통장에 딱 400만 원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소미노의 색을 따라 길을 가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다음 해인 16년도에 바로 흑자기업이 되고 매출이 3배 올랐습니다.
본질을 지키려는 고집이 비효율로 보이지만 매출, 성장, 모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후회는 없습니다.
어머니가 마음과 정성으로 하던 소미노의 체계를 두 대표가 다시 잡은 셈인데요. 창업은 전쟁이고, 정글에서 살아남는 거라 비유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어려운 사업을 가업으로... 누군가가 가던 길을 따라 걷는 것은 과연 쉬운 일일까요? 가업 잇기에 대해서도 서묘원, 정원호 대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정: 주변에 작은 가게나 회사를 물려받아 기업 경영을 하는 후계자들을 보면서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것을 저는 ‘아버지 차로 손님을 태우고 먼 길을 가는 것’이라고 비유해요. 아버지 차인데 시트 포지션, 룸미러, 사이드미러 아무것도 손댈 수 없고, 옆좌석과 뒷좌석에 임직원을 태우고 서울에서 부산 가는 거예요.
내비게이션 켜면 실시간 교통 정보가 나오는데 그걸 켜는 순간 뒤에서 수군수군 소리가 들리는 거죠. 경부 고속도로 타던 걸 신고속으로 가면 비싼 것 이용한다고 하고... 계속 말이 나오는 거예요. 안 좋은 습관이 있으면 바로 책 잡히기 마련이고, 목적지에 잘 갔다만 와도 본전인 게 가업을 승계한 이들의 일상입니다.
가끔 회사가 아닌 고생을 이어받았다고 농담하기도 해요. 가업을 이어받았다가 가족끼리 갈라서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가업의 가치를 느끼고 키워 내려는 의지가 없으면 냉정하게 말해서 이어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어머니로부터 무형의 숭고한 정신만을 이어받고 온전한 기업의 형태가 아니었던 것에 대해 되려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서: 처음에 시어머니는 소미노를 이어보겠다는 저희 부부를 말리셨어요.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그에 반해 소미노는 회사의 형태도 아니고, 적자였으니 그러실 만도 했지요.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을 돌이켜보니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이 아니라 이 브랜드의 가치가 좋아 이어보겠다는 신념이 승계의 뿌리가 되었기 때문에 힘든 부분들의 원인을 외부에 두지 않고 스스로 이겨나갈 수 있는 저력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전에는 가업을 이어받는 사람이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직접 운영하는 동안 시어머니의 배려를 지켜보면서 가업 승계는 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도 느꼈어요.
앞서 정 대표님이 가업승계를 자동차 운전에 비유했는데 공감해요. 분명 시어머니 보시기에 저희의 의사결정이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또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겠죠. 하지만 그럴 때에도 먼발치서 늘 고생한다며 지지하고 바라만 봐주시는 그 마음이 더 큰 용기와 애착,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저희도 진심 다해 어머니의 가르침을 배우고 지키고 또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어머님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진심을 물려주셨어요. 어머니의 사명, 사람을 살리려고 시작한 일, 좋은 식품 이전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려고 하셨던 그 사명과 철학을 잊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백화점이나 전시회 행사장에서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뵈었던 고객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너무 설레더라고요. 한 분이라도 더 만나 진심을 전하고자 밥도 먹지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으며 온종일 자리를 지키는 저를 돌이켜 보면서 어머니의 마음을 꼭 닮은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해요.
서묘원, 정원호 대표는 소미노를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딸에게 물려주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것이 힘들다는 뜻인 거 같은데요. 가업을 어떻게 하면 잘 승계할 수 있는지도 물어보았습니다.
정 : 자녀라는 이유로 자녀의 의사 없이 업을 승계하려 하다가는 소중한 가족을 잃을 수도 있어요. 반대로 선대는 물려줄 생각이 없는데 후대가 받으려고만 하는 경우도 똑같고요.
아직 자녀 승계를 논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라 깊게 생각해본 주제는 아닙니다만, 딸이 진정으로 이 일을 원하고 기꺼이 고생길을 겸허히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다면 물려줄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사랑스러운 딸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서 : 나중의 가업 승계에 앞서 지금 당장 더 중요한 것은 딸에게 어떤 엄마로 비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소미노를 시작할 때 시어머니께서 저에게 말씀해주신 것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 역할을 하는 여자가 실질적 가장이란다.
사실 함께 일을 하다 보면 저희 부부의 대화가 자녀와의 대화보다 앞서도 하거든요. 그런 가운데 단순히 일이 우선시되는 엄마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아이 또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사는지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만약 그 가치가 이롭다고 아이도 공감하는 순간 단순히 ‘나보다 일이 우선인 엄마’로 기억되진 않을 거라고 믿어요.
겉으로는 가업을 이어받는 것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보다 수월한 일인 것처럼 보였지만 가업을 이어받는 것 더군다나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B2C의 기본인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란 좋은 재산을 물려주셨고, 그 정신과 자세를 이어받은 덕분에 단 한 번의 마케팅이나 영업 없이도 대기업과의 협업도 가능했었다고 합니다.
서: 힐튼 부산과 단기 협업했었고, 평창 올림픽 당시 서울 포시즌스와 단기 협업, 유명 매거진 연재, OEM/ODM 계약을 통한 다양한 식품의 개발 및 생산, 장기적으로는 지금까지 러쉬 코리아에 핵심 원료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소미노는 단 한 번도 B2B 담당자를 대상으로 협업을 먼저 제안한 적이 없어요. 다만 자사 고객 한 분 한 분께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그분이 한 기업의 구매 담당자였다거나 협업 담당자였거나 유명 매거진의 기자였던 경우가 전부였어요.
요즘 다들 데이터, 데이터 외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데이터로 파악할 수 없는 마음, 고객의 고충을 헤아리는 것 같아요. 이런 저희의 마음이 모여 감사하게도 고객이 브랜드에 더 애착을 가지고 기억해주시고 또 소개해주시는 것 같아요. 소미노는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아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마케팅비가 매출의 3%를 넘긴 적이 없어요.
높은 재구매율과 대기업으로부터의 협업 제안은 제품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소미노에는 총 4명의 CS 관련 임직원이 있는데 돌아가면서 응대를 해도 한 직원이 응대하는 줄 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객을 숫자로만 보지 않고 고객의 상황과 마음을 공유하고 헤아리는 것에 신경을 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년의 아름다움을 노년까지’ 지켜주는, 식문화를 이끄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서묘원, 정원호 대표의 포부를 들어보았습니다.
정: 소미노를 F&B회사라고 정의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라고 정의합니다. 삶, 생각, 행동은 먹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 먹는 것이란 단편적 접근보다는 무엇을 먹을 수 있느냐는 의식적 수준을 말해요.
의식주라는 것이 한국만 의(衣)가 처음에 오고 일본, 중국은 식의주(食衣住)라고 해요. 영어로 해도 Food, clothing and shelter 순서로 번역되는데 똑같이 음식부터 시작됩니다. 아직은 식품 그리고 온라인 경험 수준에서 머물러 있지만 식품을 시작으로 의복, 공간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서: 정 대표님이 말한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소미노만의 근사한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온라인에서 담아내지 못했던 식, 의, 주에 대한 브랜드의 생각을 경험해볼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최근 ‘명상’을 주제로 피크닉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기획한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oma와의 협업을 통해 리본형 앞치마 드레스를 제작하기도 하고 침향 인센스 스틱만을 수십 년에 걸쳐 전하고 있는 지역 브랜드와 협업해 소미노 향을 만들어 선물하는 등 거창하진 않지만 소미노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위한 굿즈들을 통해 고객의 삶에 영감을 주고 휴식을 선물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어요.
출처와 철학 없이 광고성 짙은 식품들이 난무하는 시기에 소미노는 가족을 살리는 절실함으로 시작된 가업 기반의 회사입니다. 사람을 살리는데 쓰이길 원한 어머님의 정신을 이어 그런 브랜드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단순히 식품 사업을 하는 게 아닙니다. 고객의 일상에 녹아 있는 브랜드를 만들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합니다.
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트렌드에 맞게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오늘날이기에, 세대를 거슬러도 흐려지지 않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발걸음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미노의 고객들도 비슷한 이유로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것이겠죠?
‘소년의 아름다움을 노년까지’라는 뜻이 담겨있는 소미노(少美老). ‘내 몸이 편한 느린 먹거리'라는 슬로건처럼 천천히, 그렇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갈 것을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인터뷰: 스여일삶 정예지 에디터 / 사진: 소미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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