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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Dec 11. 2020

스타트업에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3가지 태도

스여일담(談) 인터뷰 시리즈 ‘스파크플러스’의 굿리스너 이혜원 님


일을 잘 하는 법에는 정답이 없더라고요. 회사 분야, 동료, 타이밍에 따라 달라질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자세, 문제 해결력, 자신이 필요한 스킬이나 역량을 잘 습득하는 빠른 러닝 커브 (learning curve)를 갖추는 것, 3가지가 중요하다는 걸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에는 스타트업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런 스여일삶 멤버들의 목소리를 담는 인터뷰 시리즈 - 스여일담(談)!


첫 번째 인터뷰에서는 스타트업 특유의 무질서와 혼란을 사랑하며 자신의 일과 삶을 꾸려가는 ‘어니스트펀드' 최보금 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최보금 님 인터뷰 글 참고) 오늘은 공유 오피스 ‘스파크플러스'에서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 웹/앱 서비스를 기획하는 이혜원 님을 만나보겠습니다.





Part 1. “한 회사에서 6번 직무가 변했지만, 그게 스타트업의 묘미 아닐까요?”


Q. 안녕하세요 혜원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공유 오피스 스파크플러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혜원 매니저입니다. 닉네임은 캐런(Karen) 으로 불리고 있어요. 입주사 분들이 부르시기 편하게 영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입사해서 브랜드 매니저, 마케터, PR 담당자 등 다양한 직함을 거쳤는데요, 저는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갖춘 기획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면서 기업이 성장하고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는데 그 변화에 맞춰서 해결하는 일을 했던 것 같아요.



Q.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했을 것 같은데 스파크플러스에서는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궁금해요.

17년도 말, 스파크플러스 지점이 2개일 때 입사했는데 어느덧 서울 전역에 지점이 생기고 동료도 100여 명이 되었네요. 사실, 입사하고 약 3년 동안 직무가 6번은 더 바뀐 거 같아요. 


처음에 스파크플러스에 조인했을 때는 팀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 운영을 같이하면서 없는 부분을 채우는 게 필요했어요. 당시 지점에 두 개 였는데 퇴실 안내서가 없는 걸 보고 안내서를 직접 만든다든지 현장에 보이는 일을 처음엔 더 많이 했어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런 일들을 담당하시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생겼고 저는 스파크플러스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죠. 업무시간에 마케팅 플랜을 세워 마케팅을 하는 것뿐 아니라 업무 외의 시간에도 가는 자리마다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스파크플러스입니다!" 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어요. 그 당시에는 스파크플러스를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스파크플러스 입사 전에는 개인 소식만 올렸었던 SNS도 회사를 알리는 수단이 되었어요. 회사가 잘 성장하면서 스파크플러스내의 입주사 분들의 소식과 이야기들을 실었는데 많은 분이 캐런(혜원님 닉네임) = 스파크플러스 로 생각해주시게 된 것 같아요.



Q. 운영부터 브랜딩, 홍보까지 모든 업무를 전반적으로 경험했네요!

맞습니다. 업무의 고도화가 필요할 때는 경력직분이 오셔서 팀을 만들어 일을 진행하고 저는 주로 새로운 업무가 필요한 부분에 투입됐던 것 같아요.

현재는 PR과 서비스기획을 주요하게 맡고 있어요. PR 업무에선 내부적인 홍보소재를 발굴하고, 대외적으론 기자분들과 만나 스파크플러스를 소개하기도 하고 업계 소속을 전달드리기도 합니다. 스파크플러스를 알리고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서비스 기획에서는 최근에 런칭한 스파크플러스의 커뮤니티 앱을 기획하고 관리합니다. 



스파크플러스 커뮤니티 앱은 입주사 분들이 편하게 모바일과 PC로 회의실을 예약하실 수 있고 공지사항, 이벤트 소식, 제휴 혜택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이전에는 외국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 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점점 지점이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다 보니 자체 앱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어요. 10월에 런칭 해서 운영 중이고요, 입주사 분들의 의견을 토대로 지속해서 개선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중입니다.


PR과 서비스기획, 두 업무의 조합이 특이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서비스 기획은 첫 회사에 해본 적이 있지만, PR은 저도 스파크플러스에 와서 처음 맡았어요. 마케팅과는 또 다른 분야더라고요. 


마케팅이 고객 중심적으로 빠르게 메세지를 뽑아내고 전달한다면 PR은 업계와 회사 관점에서 메시지를 고민하고 전하는 업무에요. 그래서 내부의 상황을 잘 알고, 기자분들의 문의에 잘 소통하는 역량이 필요한데 제가 스파크플러스에서 오래 다양한 일들을 해왔기 때문에 이 역할을 맡아서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여러 일을 하는 혜원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출근하면 웹사이트와 앱이랑 이슈가 없는지 페이지마다 모니터링을 합니다. 기사도 찾아봐요. 스파크플러스 기사 뿐 아니라 동종업계나 스타트업 키워드로 어떤 기사들이 나왔나 한 번 씩 보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아침에 루틴하게 일을 해요. 

기사 배포를 준비할 때는 기사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길게는 한 달, 짧게는 일주일 정도 내용을 준비합니다. 어떤 소재와 내용으로 나갈 것인지 주제를 잡으면 다른 부서와 협업해서 맞는 내용인지 꼼꼼하게 코멘트를 받고 체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기자님들이 긴급으로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아 수시로 응대를 드리죠. 스파크플러스에 새로운 기업이 입주하시면, 주요 입주사로 소개할 수 있을지 문의드리고요, 마케팅과 커뮤니티운영 파트와 함께 그 기업 자체를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논의도 합니다. 입주사가 잘되는 게 저희가 잘 되는 것이기에 요즘에는 이 부분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진행하는 업무는 매일 조금씩 다른데요, 보통 주에 2~3건의 부서 회의나 협업사 회의가 있습니다. PR도 웹사이트, 커뮤니티앱 운영도 전사적인 방향의 일이기에 다른 부서와 수시로 소통합니다. 이런 논의 결과나 모니터링 시 발견된 개선점을 정리하고, 구체화시키기 위해 기획하는데 나머지 업무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Part 2. 다양한 스타트업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공유 오피스’에서 일한다는 것


Q.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저의 첫 회사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긴 한데 본사만 600명, 전사 1,500여명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곳이었어요. 이곳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많아졌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대학 졸업 전에 1년 정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서치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였어요. 샌프란시스코나 미국의 신기술과 동향을 리서치해서 아시아 회사에 보내주고 설명해주는 업무를 하는 곳이었어요. 

그곳에 있으면서 “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미래를 만들고 있구나, 진짜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하며 사는구나.” 알게 되었어요. 이전까지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문화를 경험하면서 일종의 콩깍지가 씌였던 것 같아요.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 즐겁게 일하긴 했지만 좀더 스타트업과 밀접히 일하고 싶더라고요. 그 때가 마침 ‘공유 오피스’ 서비스란게 처음 생기던 시기였고, 같이 이 시장을 만들어 가보자는 스파크플러스 대표님의 이직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죠.




Q. 코로나로 인해 공간을 운영하는 일에도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 스파크플러스는 어떻게 극복 중인가요?  


커뮤니티팀에서 정말 힘내서 잘 해주고 계신 부분인데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운영 방침을 바꿀 수 있도록 시나리오와 가이드를 짜놓았어요. 

한 예로 '스플모닝'이라고 스파크플러스에서는 평일 아침마다 입주사 분들께 간편식을 드렸었는데 음식을 여러 명이 나눠 먹거나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다 보니 주 1회로 횟수를 줄이고 소포장해서 각 입주사 인원에 맞춰서 가져다 드리고 있어요. 물론 이런 변경에 대해 '이전 처럼 먹고싶다'며 아쉬움을 전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배려하고 수고하는 매니저분들을 되려 격려해주는 입주사분들도 계세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방역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방역 단계에 따라서 커뮤니티 매니저 분들과 청소하시는 분들이 매일 2~4회 공용공간을 알콜 소독하고 주말마다 전문업체를 통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도 많이 하시지만 사무실에 나와야 하시는 분들도 있기에 그 분들이 안심하고 일하실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더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 것 같아요.



Q. 공유 오피스에서는 스타트업 밋업이나 네트워킹 행사가 많은 편인데 오프라인 행사는 주최가 어려워졌겠어요.  


올해 오프라인 행사를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월 2회씩 입주사 분들이 참여하는 윷놀이, 기부행사 등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번 연도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진행하지 못했네요. 

대신 온라인 행사를 다채롭게 진행 하고 있어요. 10월에는 가을 멋쟁이라는 온라인 이벤트를 했는데 사무실룩이든 홈웨어 룩이든 인증샷을 찍어 올리신 입주사 분들 가운데 제일 추천 수가 좋은 분께 스타일러 상품을 드리기도 했죠. 


12월에는 캐롤과 사연을 추천 받고, 1등을 뽑아서 LP플레이어를 드리는 이벤트를 해요! 직원이라 선물을 받을 수 없어 슬플 정도로 이벤트팀의 선물 고르는 센스가 자랑스럽답니다.



Q.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다보면 뿌듯한 일도 많을 것 같아요! 스파크플러스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공유 오피스에서 일을 하면 직원들도 다양한 지점을 경험하게 돼요. 동료들과 ‘난 이 지점이 제일 좋다!’며 이야기 나누기도하는데, 호텔에 들어가 있는 지점이 좋다는 분, 신축 건물이 좋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1호점인 역삼점이 가장 좋아요.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역삼점에서 두 좌석, 세 좌석을 이용하면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1~2년 사이에 30~50명 규모로 고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진심으로 기쁘기도 해요. 그런 팀의 대표님이나 멤버분들이 입주사 인터뷰를 할 때 "스파크플러스에서 성장했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면 많이 뿌듯하죠. 스타트업과 제가 함께 성장한 히스토리가 있는 곳이라 역삼점이 제겐 참 특별하고 소중한 지점입니다.



한 입주 멤버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치열하게 하루를 일하고 불확실성과 싸우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는데 그냥 내 옆 사무실에도 누군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고요. 

공유 오피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좋은 분들이 모여 있고, 그 안에서  치열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그 자체가 커뮤니티의 의미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그 분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죠.






Part 3. “계속해서 새로운 보스몹이 나타나는 스타트업의 특성 상, 그 안에서 성장하려면 자기주도적인 태도, 문제 해결력, 빠른 러닝 커브(learning curve)가 필요해요.”



Q. 스타트업에 입사할 때 이것만큼은 꼭 확인하고 들어가라!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자기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가 먼저에요.

'대기업은 딱딱할 거야, 그래서 난 안가.' '스타트업은 근무환경이 안 좋고 보수가 조금 일 거야. 난 안가.' 이렇게 선입견을 가지시는 후배님들을 봤어요. 그런데 아닌 기업들이 많아요.


자율도가 높은 대기업도 많고 연봉을 많이 주는 스타트업도 있죠. 취업을 할 때 좋은 점에 대해서든, 나쁜 점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지 말고 자신이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성향인지를 먼저 파악했으면 좋겠어요.  


스타트업으로 방향을 결정했다면 회사의 현재 규모와 분야를 체크했으면 좋겠어요. 같은 스타트업이라도 다섯 명이 있는 곳과 백 명이 있는 기업은 정말 다르거든요.


투자금을 여유 있게 지원받고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역량을 쌓고 싶은 건지,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업무가 바뀌는 걸 경험하게 될 수도 있고 잠재된 리스크들이 있긴 하지만 초기 멤버로 오너십을 가지고 '기업 성장 전반을 경험하겠다' 혹은 '나는 꼭 지분을 받고 싶다' 같은 부분을 고민해보세요.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들 경우에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총알이 있더라도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선순위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 놓치고 가는 것들이 있는데 모르고 안 하는 것보다는 일부러 안 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런 작은 것들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인이 힘들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과 원하는 것을 먼저 체크해야 해요.


다양한 일을 큰 스트레스 없이 처리하고 일이 좀 변동성이 있어도 감내하면서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정말 작은 분야에 집중해서 깊이 가고 싶은지 꼭 생각해봐야 하고요.  


가고 싶은 스타트업이 있으면 페이스북이나 로켓펀치 등을 활용해서 대표님들이나 팀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큰 기업보다 스타트업은 사람 한 명, 한 명의 영향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 회사에 관심 가져주는 인재들에게 고마워하고, 예의 바른 질문이라면 그에 답변들을 해주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많을 거예요.





Q.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일까요?  


‘내가 성장한 것 같아' 혹은 ‘아직도 부족한 것 같아'라는 감정을 매번 동시에 느끼긴 하지만 그래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크게 심적인 부분과 역량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심적인 부분으로는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이 낮아졌어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하고자 하는 마음과 목표가 있으면 팀원들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진 게 심적으로 성장한 부분인 것 같아요. 


또 이전에는 파트너사나 협력사를 대면할 일이 많았는데요, 대부분 미팅을 하는 상대분에 비해 제가 나이가 많이 어린 경우였어요. 보통 대표님이나 부장님이 오시기에 저를 보고 놀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팅 때마다 나이 들어 보여야하지 않을까? 하는 압박이 있었어요. 


스파크플러스에 일을 하면서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10명, 20명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대표님이나 실무자 분들을 직접 보다 보니 나이나 연차에 대한 편견이 없어진 것 같아요.



역량적으로는 제가 만든 서비스/ 콘텐츠들에 성과가 잘 나왔을 때 성장하다고 느끼죠. 예를 들면 마케팅적으로 CPC가 점점 개선된다거나, 처음으로 커뮤니티 앱을 런칭했을 때요. 지금 하고 있는 PR업무도 초기에는 기자님들께 스파크플러스와 공유오피스 자체를 설명하고 기사 배포를 부탁드릴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소통하는 데 여유가 생겼고 먼저 궁금해서 연락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보람차요.


전에는 일을 잘하는 법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서 헤매었던 듯 해요. 하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서 정도나 정답은 없고 회사 분야, 동료, 타이밍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건 자기주도적 태도와 문제해결력이고, 자신이 필요한 스킬 / 역량을 빠르게 잘 습득하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된 것도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성장한 부분 같아요.



Q.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만큼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때문에 겪는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일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나요?  


일하면서 보스몹을 잡았다 생각했는데 더 큰 보스몹이 나타난다고 해야 할까요. 계속 새로운 일이 생겨나고 역할이 변경되거나 회사에 필요한 일에 투입이 되다 보니깐 한 번도 익숙한 일을 했던 적이 없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불안감과 싸워야 할 때도 많아요. 내가 맡아서 못한 건 아닐까? 다른 경력 있는 분이 맡았으면 더 빠르게 실행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심적인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또 여러 가지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다른 업무에 비해서 특정 업무에서 성과가 잘 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런 부분에서 자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이 다 완벽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많은 역할과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부족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될 때가 있어요.



Q. 그럴 때 혜원님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사실 가장 완벽한 극복 방법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옆에 물어보든 내가 열심히 하든 나 스스로 인정할 때까지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요. 


너무 힘들고 답답할 때는 업무와 밀접하지 않은 다른 활동을 해요. 회사와 일에 대한 애정이 많다 보니깐 일과 나를 동일시할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가끔은 퇴근하고선  운동이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일에 대한 생각을 끊어요. 이렇게 한 발자국 거리두면, 되려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가끔은 주변에 입 무겁고 믿을만한 스타트업 선배님들, 창업가분들께 고민을 털어놓고 지혜를 얻기도 하고요.






Part 4. 회사 밖의 커뮤니티 / 사이드 프로젝트로부터 성장 동력 얻기



Q.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커뮤니티를 찾게 됐나요?  


처음 커뮤니티를 시작한 계기는 마케팅, 브랜딩 인사이트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보다 먼저 간 선배들은 일을 어떻게 잘 하고 있나 힌트를 얻기 위해서였어요.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었지만, 그 외에도 심적인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나랑 같은 관심 분야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지금은 운영 방식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 ‘비마이비 (Be my B)’라는 브랜드 커뮤니티는 참여자부터 운영진까지 열심히 활동을 했었어요. 

2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서 비슷한 또래와 선배들과 격 없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재밌고 뜻깊었던 것 같아요. 특정 브랜드를 선정해서 브랜드 스토리에 대해 듣고 토론하는 섹션이 있었는데 이 섹션을 통해서 어떤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지 브랜딩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최근 열중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올해 알게 되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힙한 서비스들의 비밀’이에요. 마케터, 개발자 커뮤니티는 있는데 왜 서비스 기획만을 위한 커뮤니티는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졌는데 프로덕트를 만드는 PM, PO, 기획자, 마케터 개발자가 모여서 프로덕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돕고 도우며 더 힙한 서비스를 만드는 커뮤니티에요. 

힙한 서비스들의 비밀에서 진행하는 강연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끼리 일주일에 1번씩 서비스를 분석하는 스터디를 슬랙으로 진행하면서 엄청 친해졌어요. 다른 분야의 일하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얻기도 하고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등 애정을 많이 쏟고 있어요.


서비스 기획 역량 강화를 위해서 ‘진지한 컴퍼니’에서 운영하는 PlanX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있어요. 5주 동안 서비스 기획 A to Z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지금까지 2번 참여했어요. 제가 했던 서비스 기획은 10분의 1이었다고 느낄 정도로 새로운 내용을 많이 알게되고 자극받아서 강의 내용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은 큰 기업처럼 몇십 명이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하다 보면 불안할 때가 있어요. 회사에서 일을 처음 맡는 사람이거나 나만 이 일을 아는 때가 많기 때문에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지 기준을 세우고 판단하고 싶은데 그런 부분이 조금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런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 나가는 것 같아요.



Q. 혜원님은 스여일삶 커뮤니티에도 초창기부터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모임에 참여하기 전과 후에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2018년 스여일삶 점심 모임에서 혜원님..빼꼼)


스여일삶 커뮤니티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서로 서로 도우려는 에너지였어요. 그리고 어떤 조건 없이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준다는 것 자체로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접한 스타트업씬에서 만난 다수의 분들은 미혼의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성 스타트업 동료분들이나 기혼의 남성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의 스타트업에서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갈지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스여일삶에서 실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워킹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여일삶 점심 모임에 갔을 때 처음에는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 떠는 자리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즐겁게 식사도 했지만, 워킹맘으로서 고충과 결혼을 앞둔 워커홀릭 멤버의 걱정, 일을 정말 좋아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에게 시간을 더 쏟고 싶기에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보다 이런 주제로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없다는 걸 느꼈죠. 

나의 입장에서 생각 해주고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는 곳의 필요는 남녀노소를 떠나서 필요한 건데,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워킹맘 분들에겐 그런 곳이 없었던 거 같아서 아쉽고, 스여일삶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art 5. “회사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런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Q. 혜원님이 페이스북 프로필에 적어 놓으신 문구를 보았습니다. “기획자” 로 불리고 싶다고 했는데 기획자의 업무가 참 다양하잖아요! 어떤 일을 잘 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은가요?  


지금은 서비스 기획자로 가려고 결정을 했어요.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 PR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이자 좋은 점 같네요. 

사람이 많아지고 규모가 커질수록 결국 IT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데이터 수집부터 운영까지 여러 측면에 있어서 시간이 단축될 수 있고 훨씬 효율적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서비스 기획을 공부하게 되었고 관련 직무의 애정도가 더 높아졌어요. 


물론 여러 직무 중에 커뮤니티매니저로 일할 때 가장 즐거웠죠. 쓴소리든 단소리든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로 들을 수 있다 보니까 지금도 스파크플러스에 대한 피드백 중에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이 좋아요!"라는 말씀들을 때 가장 기뻐요, 제 칭찬이 아니더라도요. 현재는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하고 있다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Q. 가까운 미래의 혜원님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이루고 싶은 목표나 가치가 있나요?  


업무적으로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의 니즈 사이에서 균형점을 잘 찾는 기획자이고 싶어요.

초기에는 고객의 목소리를 모두 듣고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우리 회사가 존재하고,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를 모두 고려해보면 고객의 목소리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있고 나중에 반영해야 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객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연차가 쌓이면서 깨달은 것 같아요. 


아직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거시적 / 장기적 관점을 다 보기에는 시야가 좁은데 그런 부분까지 더 볼 수 있게 되면 회사와 고객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 기획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얼마 전에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진짜 인재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나 평가 잘 받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택시 기사님의 말씀처럼 예전과 기준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기다리면 무료'라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낸 카카오페이지 서비스 기획자나 클라우드 폰트 서비스를 만든 산돌 기획자처럼 회사의 성장을 설계하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지인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고요.





Q. 지금까지 인터뷰를 토대로, 혜원님을 표현하는 키워드 3가지와 물건 3가지를  뽑는다면?

먼저 키워드는 굿리스너, 토마토, 문제해결사를 꼽고 싶어요. 


스파크플러스 명함에 각자를 설명하는 한마디를 넣는데, 제 명함에는 ‘굿리스너'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있어요. 전에는 고객 의견을 잘 듣겠다는 의미였는데 이제는 현장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의 의견을 잘 듣고, 지원하는데 힘쓰겠다는 의미로 쓰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누구의 의견이나 생각이라도 진심으로 듣고 소통하고 싶고요.


토마토는 제가 별칭으로 쓰고 있는 단어에요. 겉과 속이 같은 과일채소는 토마토가 유일하다네요. 저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서 토마토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요.

문제해결사는 일하는 저를 표현하는 단어 같아요. 업무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를 피하고 싶다가도 결국 해결해내고자 해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일 그리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은 ‘문제해결사’로서 최선을 다하는 역할 같아요.

  


그리고 저를 표현하는 물건으로는 먼저 볼펜과 수첩을 꼽고 싶어요. 필기를 엄청 많이 하는 편이라 메모지나 수첩이 어디든 있어요.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놓치지 않고 적기 위해서 식탁, 화장대, 책상 등 곳곳에 볼펜과 수첩을 구비해둬요. 

그리고 저는 커피를 안 마시고 간식을 안 먹는 대신에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요. 그래서 물통도 항상 제 옆에 있는 아이템이에요. 졸리거나 피곤할 때는 꿀물을 타마시곤 해요. 마지막으로는 지압 슬리퍼! 신은 분들은 아실 텐데요. 이제는 하루라도 안 신으면 어색하고 아쉬운 제 최애 아이템이에요.



(혜원님의 애정하는 물건이 엿보이는 사무실 책상)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저희 회사에 출산 1년 뒤에 바로 자비로 미국에서 MBA를 하신 그룹장님이 계세요. 그때 미국에서 유모를 구하면서 그 어려운 공부를 끝마치셨다고 해요. 그 결심을 하고 과정을 달리는 동안 옆에서 ‘독하다’, ‘힘들 텐데'라는 말은 많았지만, 정작 응원하거나 돕는 목소리를 많지 않았다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여성으로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어렴풋이나마 짐작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느리지만 워킹맘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스타트업에서도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스파크플러스에서도 워킹맘을 위해 1년 축하 육아휴직 제도, 단축근무 제도를 도입했어요.



스타트업에서는 스스로 열매와 성장을 만들어나갈 기회가 무궁무진해요. 그걸 경험해보고 싶지만 아직 함께할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여러 커뮤니티에 참여하거나 사이드 잡으로 함께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혹은 언제든 저나 스여일삶 멤버분들께 물어보세요! 스타트업은 정말 열린 사람들이 많아요.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일과 삶에서 변화를 만들고 계시는데 스타트업에서는 두 개의 영역에서 동시에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멋있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만드는 길은 누구도 만들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 주시고 박수 쳐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스여일삶 이서령, 이재림 에디터 / 사진: 이혜원 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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