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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Mar 31. 2021

여기, 도전하는 여성들이 있다.

스타트업 여성들을 위한 87번째 뉴스레터 중



국내 최대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은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를 통해 여성 창업가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아래는 2021년 3월 26일에 발행된 87번째 뉴스레터에 실린 네 명의 여성 창업가들의 이야기입니다.





3월에는 국제 여성의 날이 있어서인지, 다양한 여성들의 일과 삶을 조명하는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 스여일삶이 소개해드리고 리뷰해볼 내용은 와디즈에서 기획한 여성 창업가들의 이야기, <WOMEN in wadiz>입니다.


와디즈는 3월 한 달 동안 다양한 여성 메이커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그중 4 분의 여성 대표님들께 추가 인터뷰를 진행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도전을 시작하는 여성들>이라는 소제목처럼 모두가 거침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일과 삶을 개척해나가고 있었기에, 구독자 님께도 충분히 영감과 용기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용감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해봅니다.




#1. 가치를 담는 일에 도전하다

땅과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음료를 만드는 ‘토민' 전은경 대표


Q. 스여일삶 뉴스레터 구독자 분들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음료'를 만드는 전은경입니다. 저는 국산 농산물을 활용하여 땅과 사람에게 이로운 음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창업을 한 사람입니다.

 

Q. ‘땅과 사람에게 이로운 음료'란 무얼까?라는 질문이 바로 들게 만드는 대답이신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A. 저희가 진행한 대표적인 펀딩 사례 ‘샤인 클링'으로 설명을 해드리는 게 빠르겠네요. ‘샤인클링'은 설탕을 쏙 뺀 8kcal 탄산음료로 많은 분들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 중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입산 농축액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죠. 저희는 농가에서 과일을 사들이고, 과즙 제조, 음료 생산, 유통까지 모두 관할하며 Farm to Product를 지키고 있어요. 경북 김천에서 찾은 샤인 머스켓으로 만든 ‘샤인클링'을 시작으로 영천 복숭아 과즙을 담은 피치클링, 제주 한라봉을 함유한 라봉클링 등을 만들어 왔습니다.



Q.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식품 관련 아이템이 큰 금액을 목표로 펀딩을 받아야 개발이 가능하더라구요. 그런데 높은 펀딩 금액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펀딩을 준비하실 때 부담감은 없으셨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엔 와디즈 펀딩을 통해 최소 수량의 1/5이라도 선주문을 받아 생산자금을 마련해보는 게 목표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첫 펀딩에서 약 6천만 원의 펀딩을 성공해서, 생산자금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었어요.

 

물론 큰 금액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있었지만, 설사 펀딩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원래 계획대로 생산을 추진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펀딩을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보다, 건강한 탄산음료를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했기 때문이죠.


만약 펀딩 실패했다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보완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 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요? 애초부터 그런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펀딩에서의 부담감보다는 계획대로 펀딩을 잘 준비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Q. 중간 과정의 성패보다는 무조건 해내고자 하는 마음 가짐이 인상 깊습니다. 국산 농산물과 관련된 문제들도 그렇게 ‘무조건 해결해보자'라는 의지를 가지고 창업을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세상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를 푸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님은 왜 ‘창업'이라는 방식을 선택하셨는지요?


A.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몹시 즐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토민'을 창업하기 전에도 ‘맥주'를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었구요.


창업자가 발견한 어떠한 문제점을, 소비자들도 공감해주고, 그 과정에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을 발견하면 저는 언제든지 창업에 도전할 생각이에요.



Q.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나간다는 건 소비자들을 설득시켜나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한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데, 거기에 도전하는 여성들, 혹은 도전을 앞둔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돈을 잃는 것보다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한 번뿐인 인생, 기꺼이 도전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수제 맥주 회사를 나와서 새롭게 창업 준비를 하면서, 저 또한 두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펀딩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이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도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두문불출하며 창업 준비만 했죠. 그런데 돌이켜 보니 행여 실패했다 하더라도 내가 후회를 했을까? 싶더라고요. 실패의 경험이 새로운 밑거름이 되어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을 것 같거든요.



Q. 스여일삶의 2021년 슬로건이 ‘Better than yesterday’에요. 대표님의 여정 자체가 더 나은 나,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Women maker & challenger 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도 공유해주세요.


A. 제 신념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인데, 반갑네요. 너무 먼 미래, 엄청 거창한 목표를 세워 두면 부담이 되잖아요. 실현 가능한 목표를 하나씩 실행하면서, 매일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쌓여 결과적으로 우리의 ‘성장'이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장기적인 비전과 방향성은 분명 갖고 가야겠지요.

 

‘토민'은 우리 땅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다양한 식음료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지금도 이를 위해 매일매일 여러 제품을 샘플링하고, 테스트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모두 그렇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에 도전하다

전통의 대중화를 꿈꾸는, ‘미미달' 한상미 대표

 

Q. 안녕하세요, 한상미 대표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표님은 무엇을 만드는 사람인가요?

 

A. 네, 안녕하세요. ‘미미달' 한상미입니다. 저는 한국 전통에 현대적 쓰임을 더해, ‘전통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전통 디자인 제품이라.. 할머니 자개장이 요새 힙하던데, 그런 것인가요?

 

A. 저희가 만든 대표적인 케이스를 예시로 설명드릴게요. 서포터 수 누적 1,600명을 자랑하는 ‘고려청자 케이스', 최대 펀딩액 1.5억을 달성한 ‘일월오봉도 한복 트렌치코트 & 노트북 파우치' 등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고려청자 케이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미미달의 방향성인 ‘전통의 대중화'를 가장 잘 이끌어낸 케이스이기 때문이죠. 고려청자라는, 너무 익숙해서 쉽게 지나치던 문화재를 다시 조명해서, 일상 속에서 매일 사용하는 케이스로 디자인을 해서, 전통에 관심 없던 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셨던 사례입니다.

이 제품은 펀딩 후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요. 작년에는 국립박물관 공식 굿즈 타이틀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큰 이슈가 되면서 2개월 간, 2만 개가 판매되었거든요. 그리고 이번 주에는 K-POP과 한국 문화에 대해 알리고 있는 유명 아티스트 분이 고려청자 폰 케이스 사진을 올려주셔서 이슈가 되기도 했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제품이어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Q. 그런데 전통, 그 가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설득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반면 전통문화를 좋아하고 익숙한 사람에게는 쉬운가?... 이들에게도 전통을 재해석해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게 어려울 것 같고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대표님은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맞아요. 평소에 진짜 많이 겪는 어려움이에요. 미미달의 첫 제품을 만들 때 한국 전통은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는데, 왜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는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기존에는 전통 제품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위주였잖아요. 여기서 나아가 우리 일상 속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저퀄리티 기념품 아니면 너무 값비싼 수공예품으로 양분화되어 있는 시장이었어요. 좋은 퀄리티인데 가격은 부담 없도록 하면서, 외국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기념품 샵에서 하는 제품이 아닌,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처음 미미달을 시작할 때는 전통 디자인 제품 분야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브랜드도 없었고, 그래서 어려운 점도 많았어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것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겠더라구요. 이 분야의 대중화를 이끌어나가는 브랜드가 우리 제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존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법들을 하나하나 찾아나가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미미달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스토리 콘텐츠와 디자인을 연결시켜 나갔죠. 미미달의 성장이 전통 디자인 분야의 성장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처음 미미달을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 훨씬 전통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고요.


 

Q. 말씀하신 것처럼 ‘전통'이라는 것들은 우리 눈에 너무 익숙해서..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기가 힘든 것 같아요. 대표님은 이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또 새로운 것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니까, 평소에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는지,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사람이나 사물, 풍경 같은 게 있으신지도 궁금하네요.


A.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진짜 많으시더라구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시기도 하던데.. (웃음) 저는 정말 일상 속에서, 우연히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여행처럼 새로운 환경이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상황, 말씀하신 것처럼 일상 속에서, 너무 익숙해서 지나치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새롭게 보이면서 영감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미미달 제품들의 상세 페이지를 보시면 항상 ‘어떤 소재, 어떤 상황에서 영감을 받았다'라는 스토리텔링이 다 담겨 있어요.

 


요즘 제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유형이 아니라 무형의 ‘추억'이에요.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르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저마다 하나씩 갖고 있잖아요.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켜주는, 추억을 만들어주는  제품이야 말로, 미미달이 원하는 가치를 담은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미미달의 제품을 쓸 때마다 행복했던 추억과 그 순간의 감정을 상기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최근 ‘단청우산'을 만들 때, 서울 고궁 처마 아래에 서 있는 듯한 경험을 선물하는 마음을 담아, ‘추억'에 집중해서 제작했어요. 그 결과 <2020 대한민국 관광 기념품 공모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행복한 ‘추억'의 매개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나 봐요.


 

Q.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인 것 같아요. 대표님에게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매번 새로운 도전 앞에 실패할지도 몰라, 두렵기도 하지. 그런데 실패해도 괜찮아. 도전하는 과정에서 너는 분명 더 성장할 거야. 그건 확실해. 그러니 두려워 말고,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너의 모든 ‘도전'은 곧 ‘성공'이야.”라고.. 과거의 나에게, 앞으로의 나에게, 그리고 또 저처럼 계속해서 도전을 해나가는 모든 여성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각오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우리 일상 속에서 ‘전통 디자인'이 특별한 게 아니라,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전통 디자인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겠습니다! 화이팅!





#3. 더 편리한 일상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다

 “고객 만족에 중독된 것 같아요!” ‘퓨어플랜' 조한알 대표


Q. 안녕하세요, 조한알 대표님. 스여일삶 뉴스레터 구독자 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있을 듯 하지만 찾아보면 없는, ‘아이디어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드는 조한알입니다. 대표적인 ‘아이디어 라이프스타일 제품'이라고 하면,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거북목이 된 현대인들을 위한 바른 자세 교정기 ‘넥서포터'가 있어요.

 

이 제품은 목이 빠져라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며 어깨를 두드리던 저희 팀원을 보다가 만들게 되었어요. 도수 치료, 자세 교정 테라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목 관리를 할 순 있지만 바쁜 직장인들은 이마저도 챙기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가성비 있고 효과적인 제품을 만들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제작하였습니다.

 


Q. 스타트업이 하드웨어를 개발한다는 건…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대표님 인터뷰를 보니까 ‘2년 동안 준비했는데도 부족함이 있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라는 말이 나오던데, 2년이라는 기간을 버티게 해 준 동력이나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왜 그렇게 힘든 일을 끝까지 하시는 건가요?

 

A. 맞아요, 하드웨어 제품 개발은 엄청난 체력과 끈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저희 제품으로 단 한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저 멀리 발가락 끝에서부터 희열감이 올라오더라구요.

 

저는 제품에 달리는 댓글 하나하나 모두 읽어보는데, 그중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는 댓글들을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기뻐요. 그 중독적인 희열감이 험난한 개발 기간을 버티게 해주는 것 같아요.


이 세상에 사람이든 물건이든 처음부터 완벽한 건 없잖아요. 하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개선점을 계속 보완하느냐, 아니냐는 완전히 다르죠. 저는 끊임없이 보완하는 게 진정한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그를 통해 완벽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그런데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어도 시장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고객이 찾아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술력만 믿고 제품을 만들었다가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요. 하드웨어 개발은 특히나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데,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A. 제품 기획 - 개발 시작 단계부터 사용자와 소비자의 관점으로부터 출발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판매 대상이 소비자인데 그분들이 제품을 대체 왜, 어떤 상황에서 필요로 한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오로지 감과 기술만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할.말.하.않입니다…

 

저는 소비자와 공감을 통한 쌍방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소비자이기도 하니까, 돌이켜보면 소비자의 상황을 정확히 공감하고 배려하는 브랜드를 더 신뢰하게 되고, 진정한 팬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넥서포터를 개발할 때 첫 번째 제품으로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는데, 밴드가 짧아 불편하다는 서포터님들의 피드백이 있었어요. 밴드 수만 개를 전량 폐기하고 새로 밴드를 제작해서 무료로 보내드렸죠.

 

당연히 만원, 이만 원이 소중한 스타트업에서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지만,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결정으로 더 큰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다시 똑같은 상황이 생긴다 해도 같은 결정을 내릴 거예요.



Q. 큰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는 대표님에게,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거라 전제하며 도전해요. 성공도, 실패도 계획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죠. 다만 이런 원칙은 가지고 도전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성공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팀원들과 춤추면서 서로를 칭찬할 것. 실패하면 낙담은 딱 1분만 할 것. 그리고 남은 시간은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나갈 방법을 고민할 것!” 그게 다예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비전이나 목표를 공유해주신다면?

 

A. 저는 계속해서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더 좋은 회사를 운영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4. 공존을 연구하는 일에 도전하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위드유어펫' 김민지 대표


Q. 안녕하세요, 김민지 대표님! 어떤 제품을 만드시는지 간단한 자기소개도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희는 홈 IoT 고양이 자동 화장실 ‘캣링크'의 공식 수입사예요. 저도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다 보니 ‘반려동물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해외의 박람회를 돌아다녔었죠. 그러다 캣링크를 발견하게 되었고, 아예 회사를 차리고 공식 수입을 하게 되었어요.


 

Q.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창업'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거나 개발을 할 능력이 있어야만 창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표님은 좋은 제품을 소싱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계신데요,

 

이러한 방법으로 창업을 하고 나니, 좋은 점도 분명 있으실 테고, 반대로 힘든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앞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A. 제품을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닌 총판으로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좋은 점은 일단 초기 개발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이죠.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품을 개발하여 시제품을 생산하기까지의 시간과 비용, 제품 샘플 테스트를 하며 겪게 될 많은 시행착오들과 수정사항들, 양산을 위한 금형 제작과 물량 확보 등등.. 이런 모든 과정 없이 생산되어 판매 중인 제품을 유통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자사의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함에 있어서 여러 제약이 많은 것은 단점이라고 꼽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와의 계약된 사항 아래에서만 유통 활동을 할 수 있어 제조사와의 의견 조율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지요. 또, 스타트업이라면 정부 지원 사업 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는데, 수입사는 정부 지원 사업에 뽑힐 확률이 낮은 것도 한 가지의 아쉬운 점이었어요. 같은 조건이라도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마련이니까요.

 

위 두 가지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서, 저희는,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유지에 정말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저희가 국내 총판으로서 좀 더 많은 퍼포먼스를 가져가기 위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잘 정리해서 전달한다거나, 제품 행사 등이 있을 때 기획단계부터 꼼꼼하게 공유를 하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제조사가 신뢰하고 저희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또, 이렇게 사업 활동을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정말 많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양이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강아지 제품에 대한 개발을 위해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Q. 그런 일을 하는 회사에 입사를 할 수도 있지만, 대표님은 창업을 하신 거잖아요. 일찍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이었을까요?  


A. 네, 저는 대학 졸업 후 얼마 되지 않아 창업을 한 케이스인데요, 학교에서 단과대 회장을 했었어요. 그때 능동적으로 행사를 꾸리거나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큰 힘이 되었죠. 회사 인프라가 갖춰있지 않아도 문화와 시스템을 하나씩 하나씩 내가 만들어가면 된다, 그런 생각을 했죠. 결과적으로는 제 속도에 맞게, 저만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Q.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헤딩을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러한 도전을 했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어떤가요?  


A. 매 순간을 참 치열하게 살아온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아요. 특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저 스스로를 한계 지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눈 앞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좀 더 과감히 도전을 해라!”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두 개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하기보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지 않았을까, 방법을 찾다 보면 두 마리 다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너무 욕심쟁이 발언인가요? (웃음) 



Q. 마지막으로 ‘Better than yesterday’를 만들어 가는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공교롭게도 제 삶의 모토랑 비슷하네요. 저도 일하면서 지칠 때마다 “지금에 안주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버티거든요. “어제보다 더 나은 나”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저는 제가 여성이다 보니, 여성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여자를 우대하는 회사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제약 없이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성별 상관없이 똑같이 일하고 일 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는 회사요. 그렇게 결과로 말한다면 여성들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더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기꺼이 도전하고 성취해나가시를 저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더 많은 여성 메이커들의 도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클릭) WOMEN in Wadiz 보러 가기 (클릭)


이 콘텐츠를 함께 만든 스여일삶 에디터들의 코멘트

- 지영: 아아, 파도 파도 계속 나오는 ‘멋진 여성들의 늪'... 빠져나올 수가 없네요. 이번 주도 언니들에게 치이고 갑니다. (멋있으면 다 언니!)

- 수경: 와디즈의 도전하는 여성들 인터뷰를 통해 ‘지금 잘하는 것’보다 ‘자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일과 삶의 영역에서 매일 자라고 있을 스여일삶 멤버분들에게도 힘이 되는 이야기였기를 바랍니다!

- 자경: 도전이 두렵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 듣기만 해도 힘이 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스여일삶에서 더 많은 여성 분들의 도전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

*이 콘텐츠는 와디즈의 스폰서를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광고)




매주 금요일,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읽으면 좋은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창업 /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독해주세요!

https://page.stibee.com/archives/39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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