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공지능, 빅스비, 기술, 경영 그리고, 전략
이전 글에서는 국가(혹은 대학)의 전략을 이야기 했다면, 이번엔 기업, 더 정확하게는 AI관련 제품을 만들 때의 인재나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 접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글만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혹시라도 이전 글에 관심있다면 전편(상편)을 참고 하시라[링크 참조].
우선, 이에대한 전략을 이야기하기전에 경영학에 있어서, 기술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 혹은 Technology Management)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이 전 글을 읽었다면, AI분야의 인재 중에 "(위의) 해당 기술 분야를 고르게 이해하면서 서로 연결 시켜줄 수 있는 경영/전략분야의 인재"에 대한 언급을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기업들이 (AI와 같은) 기술들을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경영하고, 전략을 도출해는 분야가 바로 기술경영이다. 최근에 소위 말하는 하이테크를 다루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어떤 학교들은 기술경영이라는 과목이 존재하고, 별도의 교과과정, 심지어는 별도의 학위를 주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인재들을 확보 할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술경영" 분야를 전공한 인재들을 영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기술경영에 관련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기술경영을 MBA등으로 전공한 인력들을 영입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렸다. 이럴때 필요한 인재를 찾고 싶다면,
기술경영에 "기술경영을 빼고" 인재를 찾아야
한다. 조금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술경영" 인재가 아니라, "기술"+ "경영(전략)"인 인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특정 기술 자체에 대한 전문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혹은 서비스)와 연관된 기술들을 두루 이해(혹은, 기술분해를 할줄 아는)하고 있는 (경영)전문가를 뜻 한다.
이렇게 중요한 기술경영이라는 (학문적) 분야가 애매한 이유는 기술을 전공한 진영에서는 경영관련된 부분(관리 방법 및 전략 도출 등)을 얕잡아 보고, 경영을 전공한 진영(특히, 경영대학원)에서는 기술에 관련된 부분(특정 기술이 가지는 특수성이나 연관성)에 대해서 마찬가지로 얕잡아 보기 때문이다. 다들 자기 영역은 잘 알지만, 경계가 되는 부분은 서로가 잘 모르거나 아예 무시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기술경영의 태생적 특성은 기업에서 (기술)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을 실패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일반적인 특성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AI기술(혹은 제품)이나 인재확보를 또한 실패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선, 기술기반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해당 제품(여기서의 제품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포함한다)을 이용하여 사업 할때 최초로 결정해야 할 기술적 의사결정 사항은, 해당 제품의 사업적 목적이 무엇인가? 이다. 즉, 해당 제품을 통해,
(1) 해당 제품의 자체의 판매 실적이 목적인지?
(2) 해당 기술이 탑재된 (다른) 제품(혹은 서비스) 판매가 목적인지?
(3) 해당 제품의 요소 기술 "확보"가 목적인지?
(4) 해당 제품에 필요한 요소 기술의 "새로운 개발"이 목적인지?
(5) 단순히 유명한 기술용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인지?
를 우선 결정 하여야 한다. 제품의 사업적 목적이 중요한 이유는 해당 제품의 사업적 목적에 따라, 제품의 업이나 성격이 달라지고, 실제 확보해야할 기술과 인력도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적에 따른 상벌자의 선별 또한 달라지게 된다. 각 항목별로 간략한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1)의 경우라면, 이 제품은 완제품어야 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를 하여 실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즉, 이 경우가 목적이라면, 사업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대체로 단순하게 판단이 가능하다.
(2)의 경우라면, (1)과 같이 실적과 직접 영향이 있긴 하지만, 해당 제품이 탑재된 제품의 실적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관계는 따지가가 쉽지 않다.
(3)의 경우라면, 이 제품은 완전품이 아니라, 요소 기술들을 확인 해볼수 있는 시제품(Prototype)이라 할 수 있다. 즉, 제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제품에 들어간 기술이 제품화가 되었을 때 제대로 동작은 하는지, 제품화 활수 있는 규격(하드웨어라면, 크기, 모양 등; 소프트웨어라면, 용량이나 동작을 위한 최소 요구사항 등)이 되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연히, 실적이랑은 상관이 없다. 확보된(혹은 확보될) 기술들을 검증해 볼 수 있었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4)의 경우라면, 해당하는 요소기술이 정말 중요하고 장기적(최소 5년-10년)으로 확보해야 할 것이라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 경우라면, 제품이 상용화되느냐 마느냐 조차 논외가 된다. 당연히, 상용화 제품이 없으니, 당장 실적과도 관계가 없다.
각 항목별로 요소기술들을 파악하는 방법이나, 기술을 확보하는 전략,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이 다르다. 여기서 모든 목적 별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 목적에 대해서 빅스비를 예를 들어 설명 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 제품을 만든 회사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회사가 빅스비를 통해 이룰려고 했던 사업적 목표는 모른다. 따라서, 빅스비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전략적 의사 결정을 가정 하면서 진행해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전략적 결정은 실제 회사가 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으니, 회사 실제 결정과는 차이가 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우선, 빅스비의 사업적 목적을 판단해보자. 빅스비의 마케팅 포인트는 "(겔럭시에 탑재된) 딥러닝 기반의 발전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서비스"[링크 참조]이다. 그렇다면, 해당 제품의 사업적 목표는 (2)번이라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 포인트는 광고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전략을 수립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인공지능 탑재"인가? "서비스"인가?
만약,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공지능 탑재"가 목적이라면, (1)과 (2)은 해당이 안될 것이다. 단순히, 인공지능의 "탑재"가 목적이라면, 이 제품으로 실적에 기여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테니 말이다.그렇다면, 여기서 삼성이 중요하게 생각 한것은 "서비스"일 것이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들어가보자. 사용자 입장의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함은
1) 어떤 기능을 다분히 인간적인 방법(목소리, 사진등)으로의 입력을 잘 받아서,
2) 이를 인식한 다음(Digitalization),
3) 인식된 Data를 분석(Pashing)한 후에,
4-1) 이를 지식데이터 베이스(Knowlege Dagabase)에서 원하는 원하는 답을 찾아 내거나(search),
4-2) 원하는 동작(물건 구매, 휴대폰의 동작 등)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순서를 한번에 끝나지 않고 반복되에서 수행이 된다면 이것이 "지능형 대화 시스템"이 된다. 이를 도식화 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에 대해서 조금만 설명하자면, 밖에 검은 테두리는 지능형 대화 시스템의 범위(마케팅이 말하는 빅스비)이고, 안에 있는 파란색 테두리는 실제 빅스비(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범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위에 해당하는 요구들을 맞춰 줄 수 있는 기술(요소기술)들을 확보하는데 있다. 그림에서 보자면, 파란색 테두리가 아닌 검정색 테두리를 기준으로 말이다. 우선 각 항목별로 필요한 요소기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술경영이 전략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 중에 어느 것이 자신(혹은 회사)에게 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지를 판단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할 경우, 정확한 마켓(혹은 마켓 내의 경쟁자-Competitor)을 우선 정의 하여야 한다. 우리는 앞에서 삼성의 빅스비를 "(2) 해당 기술이 탑재된 (다른) 제품(혹은 서비스) 판매가 목적"이라 가정 했다. 이 측면에서 빅스비, 더 정확하게 빅스비가 타재된 겔럭시 스마트 폰의 경쟁 상대는 비슷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어시스턴트나, 아마존이 제공하는 에코 서비스(에코 단말기가 아닌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자체)는 경쟁자(Competitor)라기 보다는 대체자(Substitute)에 가깝다 할 것이다. 즉, "겔럭시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빅스비"는:
. Competitor(경쟁자): "시리가 탑재된 아이폰" "구글어시스턴트가 탑재된 타사 안드로이드 폰"
. Substitute(대체자): 아마존의 에코의 요소기술들, 구글이 가진 요소기술들, 타사가 가진 관련 요소기술들
정도로 정리가 될 것이다. 자 이즈음에서도 "AI기술" 에 대해서 언급이 되지 않았다. 위의 요소 기술들 중 AI가 세부 기술로 이용 될 수 있는 기술은 2번과 3번 및 4-1번 (표에서 AI를 붉게 명기한 부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AI기술에 대해서 알야할 것이 있다. 위의 도표에서 보듯이, 각각의 요소 및 각 요소에 필요한 기술확보의 측면에서 봤을 때, "AI가 최고로 적합한 기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표1. 참조]. 물론, 회사에 따라 AI기술이 해당 요소에서 최고의 기술일 수 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각 요소별로 가지고 있는 요소(핵심)기술(전략에서 말하는 Competitive Advantage)은 회사마다 틀리지만, 그 기술이 굳이 "AI일 필요는 없다"는 거다. 이야기가 약간 겻다리로 샜는데, 어쨋든 빅스비에 관해서 삼성의 기술력을 필자 마음데로 분석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여기서 +는 강점(Strength), -는 약점(Weakness)이다. 그리고, 이때의 삼성의 전략은 강점을 더 강하게 하거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선택에 달렸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결정은 대표님이 하신다.
MBA과정에서 경영전략(Strategic Management)과목을 배우면, 나오는 단골 주제가 바로 SWOT분석이다. 이 엉성한 분석법 인기가 있는 이유는 아마도 쉽기도 쉽고, 보기도 좋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외부적 환경과 내부적 환경을 한장의 장표로 보여주는데는 SWOT만한게 없을 것이다. 이번에 빅스비의 요소기술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설명 할때, SWOT분석의 일부(특히, 관련 용어는 차용할 예정)를 가져와서 하겠다. SWOT분석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조 하시라(한글 위키는 설명이 허접하여, 영문 위키로 링크함[링크참조]).
예를 들어, 약한 것을 보완 하는 전략(W-T에 해당)으로 선택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생각 해볼 수 있는 요소 기술은 Recognition(2번), Analysis(3번), Search (4-1번), Action (4-2번)을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의사결정자라면, 이 중에 Recognition(2번)을 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2번 요소 기술은 삼성도 약하지만, 다른 얘(들)도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기술을 제대로 확보한다면, 이 요소가 삼성(혹은 빅스비)의 Competitive Advantage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요소(즉, 3, 4-1, 4-2번의 기술들)의 기술들은 삼성이 제대로 기술을 확보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가 없다.
만약, 음성인식에 보다 집중을 하고 싶다면, 3번 요소도 고려해볼만 하다. 물론, 영어를 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술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 우위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어나, 일본어 같은 다른 나라 말이라면 어떨까? 다른 언어라면, 경쟁자와 조건이 같아진다(즉, 둘다 약하다).
또한, 위의 요소기술을 어떤 것 한가지만 확보한다고 해서, 삼성이 원했던 지능형 대화시스템을 구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모든 요소들을 다 확보해야지만 제대로된 지능형 대화 시스템(빅스비)를 구축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전략적 선택(Strategic Choice)은 자체개발(In-house)나 회사구매(M&A)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파트너십 또한 전략적 선택 중 하나이다. 최근에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예는 아마도, 아마존과 MS의 전략적 파트너쉽일 것이다[링크:기사]. 아마존의 경우는 3)과 4-1)이 강하고, MS의경우(스마트폰에 한정)는 1), 2), 4-2) (상대적으로) 강하다.
때로는 의사결정자들이 장기적인 전략을 이야기 할 때 처음엔 기술(AI와 같은 요소기술)이 탑재된 제품(휴대폰)개발(W-T전략)으로 시작 한후에,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여, 새로운 시장의 주도(S-O전략)를 외치기도 한다. 얼핏 보기에는 이러한 전략 변화가 매력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이러한 전략은 번지수가 틀렸다. 그 이유는 W-T전략에서 확보해야할 요소기술과 S-O전략에서 확보해야할 요소기술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용으로 인공지능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과 상대적 우위를 얻기위해 필요한 요소 기술을 파악하는 것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 했지만, 삼성은 빅스비의 실패로 인해, 담담임원 교체를 단행 했다[링크:기사]. 잘은 모르지만, 그 임원은 아마도 AI(ML)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신 분이리라. 하지만, 필자가 심심풀이(?)로 해본 기술/전략 분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빅스비라는 서비스는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갖다 붙인다고 할 지언정, AI기술이 빅스비의 상대적 우위(Comeptitive Advantage)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빅스비를 개발하면서 알파고가 가진 기술력(AI/ML기술)을 갖고자 기대한다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
이라는 말이다. 둘다 AI(혹은 인공지능)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번지수 자체가 아예 틀렸다. 알파고의 기술이 빅스비의 기술보다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둘은 서로 "다른" 제품이기 때문이다.
. 알파고의 기술은 AI(ML)라는 엔진(혹은 알고리즘)자체가 제품이고,
. 빅스비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대화형 시스템(어플)이 제품이다.
빅스비가 AI(ML)기술을 하나의 요소로 가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빅스비를 만드는 삼성이 AI기술 자체를 개발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인재 확보의 측면에서는 AI전문가 보다는 Recognition(2번)에서 전통적으로 알려진 분야(즉, Video/audio/image recognition, Video/Image encoding/decoding)에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빅스비의 제품 경쟁력을 위해서는 더 타당한 선택이라 하겠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가야 할 것같다. 서두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기술경영에서 필요한 것은 "기술경영"이 아니라, "기술"과 "경영"이다. 여기서 기술이 의미하는 것은 특정 분야의 전문 기술이라기 보다는 어떤 기술에 대해서 다른 기술과의 연관 관계를 파악하고, 해당 기술의 구성요소를 이루고 있는 요소 기술들로 잘 분해(Decomposing)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 분해(Technology Decomposition) 능력은 AI와 같은 기술을 확보하거나, 관련 인재를 확보하는데에도 그대로 적용 된다. 이번 글은 필자가 빅스비라는 제품을 예를 들어 기술분해(및 기술전략 분석)을 연습(?) 삼아 해본 것이다 (알바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 분석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들 몫이지만 말이다.
어쨋든, 오늘 여기까지 해야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