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감정의 아름다운 교향곡

사랑과 슬픔의 변주

by Ambermom

안녕하세요.

마지막 포스팅 이후 어느덧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매주 꾸준히 글을 쓰겠다는 다짐은 잠시 멈춰 섰고, 그 시간 동안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며 자책도 했습니다.

일상은 쉽지 않았지만, 멈춰 선 자리에서 다시 중심을 잡고 천천히 걸어 나가려 합니다.


제가 다시 이 공간에 돌아온 이유는, 아이들과 함께한 소중한 교육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영어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보여준 반응은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 감정과 생각이 움직이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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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들려드린 활기찬 교실 속 토론 장면에 이어, 오늘은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어떻게 섬세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냈는지 그 따뜻한 순간들을 함께 나누려고 해요.


아이들은 슬픔을 ‘함께 이겨내는 감정’이라기보다는, 조용히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추고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내밀한 여정으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 시, 그리고 한글과 영어가 뒤섞인 일기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풀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60명의 아이들 모두가 슬픔을 ‘함께 나누는 감정’이라기보다,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내밀한 여정으로 그리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동체 속에서 위로받기보다는, 조용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감정을 끌어안고 이겨내려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변주: The Rough Patch를 읽고 나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의 글 속에서 사랑과 슬픔, 절망과 희망이 하나의 선으로 나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 감정들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며, 오히려 복합적인 감정들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처럼 상반된 감정들을 억누르거나 정리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조합하며, 역동적이면서도 조화롭게 감정의 결을 유지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화면 캡처 2025-05-11 222037.jpg 그림책 마지막 장면 바꾸기

위 그림은 하윤이(가명)의 작품입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강아지(왼쪽 아래)가, 주인 Evan이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으로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을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하윤이는 이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 모카를 떠올렸다고 했습니다.
모카도 어딘가에서 자신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그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원작이 전하는 메시지인 ‘이별을 딛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성장’에, 하윤이는 자신만의 경험과 감정을 덧붙였습니다.


슬픔을 품은 채 앞으로 나아가고, 떠난 존재를 그리워하면서도 그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까지,

하윤이는 이 복합적인 감정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표현해 냈습니다.


화면 캡처 2025-05-11 223259.jpg 새로운 책 표지 만들기


위 작품은 소라(가명)가 새롭게 디자인한 책 표지입니다.
원래의 표지에는 없던 커다란 호박을 중앙에 배치했는데요, 이는 작품 속에서 Evan이 호박을 기르며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더욱 부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라는 이 희망의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호박을 중심에 크게 그리고, 그 오른편에 Evan과 그의 반려견을 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보는 이의 시선이 호박에서 강아지, 그리고 Evan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소라가 이 표지를 통해 ‘극복’과 ‘성장’, 그리고 ‘희망’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자신이 읽어낸 감정과 의미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진지한 해석이었습니다.


비록 모든 학생들의 글과 그림을 공유해 드릴 수는 없지만,

위에서 보이듯 영어문학교육이 단순한 영어실력을 키우는 수단을 넘어,

감정과 사유의 깊이를 확장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이 만들어낸 이 조용하지만 깊은 서사들은,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문학이 여전히 살아 숨 쉬며 누군가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교사인 저 역시,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감정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용기,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꺼내는 진심,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자라나는 마음의 결을 보며, 교육이란 결국 사람의 내면을 만나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감정을 탐색하고,

굳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만을 뽐내는 것이 아닌, 행복하면서도 진지한 수업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두들 힘찬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Sending you lots of love and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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