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꿈은 대체 어디서 오는가

나는 왜 이렇게 다이내믹한 꿈을 많이 꾸는가

by 쵬개


나는 매일 꿈을 꾼다




하나가 아닐 때도 많다. 중간에 깨기라도 하면 여러 개를 꾼다. 일어나서 다시 잠들 때마다 바뀌는 것이다. 아쉽게도 좋은 꿈을 꾸다가 일어나서 이어 나가려고 하면 잘 안되지 않나. 그렇지만 꿈을 하도 많이 꾸다 보니 바로는 아니더라도 스토리가 이어져있는 꿈도 많다. 음, 설명을 하자면 전편을 안 봐도 된다고 하는 시리즈 물인데 막상 보면 뭔가 연결된 부분이 조금 있는?

오늘도 이상한 꿈을 꾸고 일어나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써본다. 나의 꿈 생활에 대한 공상.. 이라고나 할까.








대체 나의 꿈은 왜 이렇게 다이내믹할까

정말 말도 안 되는 꿈이 많다. 내 꿈을 설명하면 매일 영화 한편씩, 소설 한 편씩 나온다. 얼토당토않게 기억도 못하고 있었던, 관심도 없는 연예인이 나오기도 하고, 갑자기 쓸데없는 디테일이 등장해서 그게 무슨 개꿈이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꿈을 하도 많이 꾸다 보니 대체 왜 이럴까 싶어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사서 읽으려고 시도하기도 했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을 읽고 나서 이 사람은 무조건 다 성욕 하고 관련짓는구나 하고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버렸지만.





넷플릭스에 올라와있는 꿈에 대한 다큐도 봤다

하루 동안 본 시각적인 장면들이 반영되기도 하고, 잠을 자고 있는 동안 느끼는 신체적인 고통이 꿈과 연결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보통 내가 꾸는 꿈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내 꿈의 장르는 대부분 판타지 SF 액션 스릴러라고나 할까. 정말 말도 안 되지만 꿈을 꾸는 당시에는 그게 무척이나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니 깨고 나면 참 어이가 없다.


모든 꿈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당연히. 그렇게 많이 꾸는데. 일어나서 누구한테 털어놓으면 그나마 조금 기억하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와 진짜 이상한 꿈이었어 하고 잊어버린다. 오늘도 아침에 꺳다가 다시자는 바람에 이상한 꿈을 꾼 것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큐에서는 꿈을 기억하려면 30분마다 알람을 맞추면 된다고 한다. 윽!


아, 지난 주말에 부모님이 집에 오셨는데 하필 그날 어머니가 췌장암에 걸리는 꿈을 꿔서 그건 기억이 난다. 췌장암에 걸리셨는데 그 검사하는 방법이 가족들이 다 같이 들어가서 어머니의 췌장을 잘라서 암에 걸린 부분을 보여주면서 2년은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다 같이 오열했다. 엄마의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봐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루 종일 엄마한테 조금 더 친절해졌다. 대체 암에 걸린 걸 살아있는 상태에서 장기를 꺼내서 보여준다는 내용은 대체 어디서 나온 아이디어인 것일까. 나의 꿈이지만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각몽

나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주로 죽을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건 꿈이야 하고 자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땐 용감하게 상황에 뛰어든다. 어차피 이건 꿈이거든. 자각을 한다고 해서 내용을 바꾸진 못한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길래 나도 시도한 적이 있는데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 능력이었다. 대신에 죽을까 봐 엄청 두려워하진 않고, 너무 괴로운 내용이면 꿈임을 자각하고 깰 수는 있다(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그게 어디야.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꿈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면 24시간 중에 8시간은 내 맘대로 사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인생의 1/3을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아 생각났다. 루시드 드림이라고 이름을 붙이더라. 그런데 이것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하면 빠져나 올 수 없게 된다고 하니, 뭐.. 조심해야겠다.



아는 사람이 꿈에 나오면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대체로 나쁜 사람으로 나오기 때문에 꿈에서 깨면 그 감정이 이어져서 괜히 상대방이 미워진다.





이게 바로 트라우마 일까


요즘 자주 꾸는 꿈이 있다. 한국으로 복귀하는 꿈이다. 남자들이 대체로 군 전역 후에 많이 꾸는 꿈이라는데 나도 트라우마가 남아 버린 것 같다. 안타깝게도 떨쳐내고 싶었던 감정들이 꿈에 자주 등장한다. 오랜 기간 이어져오다가 끊어져버린 우정이라든가, 학창 시절이라든가. 나는 학창 시절 체벌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은 것 같다. 지각하거나 수업을 제치거나 숙제 안 하거나 이런 꿈도 자주 나온다. 10년이나 지난 일인데, 평소에는 생각도 안 하는데 꿈에 나오면 왜 나는 아직도 그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 것인가 스스로를 자책한다.


꿈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의 신체적인 능력이 있다. 달리기를 느리게 하는 건 많은 사람들이 겪는 꿈인 것 같지만 나의 경우엔 그거랑 더해서 달리면 공중에 떠있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 마치 얼음판 위에 미끄러지듯이 공중에서 미끄질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꿈에서 등장하는 다른 등장인물보다 그런 공중 미끄러지기의 능력이 뛰어나다. 그렇게 열심히 공중 미끄러지기를 한 날이면 꿈에서 깰 때 아쉽기도 하다. 엄청 편한데...




주절주절 열심히 해봤지만, 결론은 없다. 대체 왜 이렇게 이상한 꿈을 많이 꾸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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