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살에게 캐주얼 면접 후 김칫국부터 마신 결과는?]
프리랜서 강사 지원 결과를 기다리며
과거 10분에 1번씩 영웅문을 확인하던 어처구니없었던 순간들을 뒤로하고, 하루에 2~3번씩 네이버
메일을 확인하던 어느 날.
[위너스ㅈㅇㅇ 영업인력]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는 순간 총 맞은 것처럼 두려움반 걱정반의 기운을
느끼며... 딸깍(클릭음)
안녕하세요? 사업총괄 *** 전무입니다.
영업전략본부에서 영업직무로 역량 있는 분을 모시고자 연락드립니다.
국방 PM 본부장께서 적극적으로 추천하여 주셨습니다.
(중략)
해당직무는 공공입찰 제안서 작업 및 사전영업, 인/아웃바운드 영업, 발표 등의 역량이 요구되며, 캐주얼 미팅도 괜찮으니 꼭 만나 뵙고 얘기 나눠봤으면 합니다.
해외체류 중이라고 하셔서 먼저 메일 드리고 대면이 불가하시면 화상도 괜찮습니다.
(와이프에게 말 안 하고, 반나절 이상 고민 후)
'관심에 감사드리며 0월 0일 00에 링크 주소 전달 주시면 접속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깔끔한 메일 발송 후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영업? 기존과 달리 맨땅에 헤딩이 아니더라고 영업이라.... 할까? 말까? 찬밥 더운밥 따질 때인가? 그래도 캐주얼 미팅이라고 하니 편안하게 한번 봐야겠지?'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나: 와이프, 저기 미팅룸 11:00~13:00까지 예약 좀 해줘
와: 왜? 먼일 있어?
나: (여전히 얘기 안 한 상황에서) 본부장님이 다른 회사에 적극 추천 해주셨는지 줌으로라도 인터뷰 보자는 제의가 있어서 말이야
와: 오! 그래도 회사에서 머라도 좀 해주려고 하나 보구먼. 어떤 회사고 뭐 하는데?
나: 기존 회사 자회사인데 영업직무라서 솔직히 애매해.
와: (돌변) 오빠! 나는 오빠가 조금 더 절실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지금 상황에서 찬밥 더운밥 따질 때야? 결과를 떠나서 가장으로서 책임 있게 행동하면 나도 믿고 응원해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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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응 알았어. 그렇지 않아도 인터뷰 본다고 했어
생각해 보니 지난 20년 1월 퇴사한 회사에서의 면접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교육 마지막 부분에 면접 스킬 및 예상질문 관련 내용을 강의하고 상담했지만 정작 제 차례가 되니 뭘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솔직히 너무나 당황스러웠지만 역시나 우리는 AI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짧은 준비기간이었지만, 과거 이력과 경력을 분석하여 아래 3가지 카테고리를 기준을 도출하였습니다.
- 과거: MICE, 전시장 총괄운영, 제약 심포지엄 기획자로
- 반환점: 내일 배움 카드를 활용한 새출발, 문화해설사, 진로교사
- 현재: 직업상담사(+출판, 보험, 부동산영업 실패경험)
이를 바탕으로 직무내용과의 매칭을 통해 아래 4가지 과정을 준비하게 됩니다.
- 기업 분석과 과거 경력의 접점 도출
- 자기소개 작성
- 가장 빠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직무별 우선순위 설정
-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입사 시) 어떤 과정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낼 것 인지에 대한 시나리오
구성을 중심으로 면접 준비에 매진하게 됩니다.
면접당일이 하필이면 한국으로의 출국날과 겹쳤습니다.
부산부산한 것 과 더불어 와이프의 부재로 인해 더 조급해지는 마음이라면 핑계일까요?
막상 미팅날이 다가오니 심박수가 더 빨리 많이 뛰는 건 여전했으며, 아이에게 수학문제집을 쥐어주며
'풀고 있어'라는 명령을 뒤로하고 미팅룸에 자세를 잡았습니다.
'캐주얼 미팅'이라는 콘셉트이기에, 급하게 근처 k-mart에서 구입한 흰색 카라셔츠를 입고 5분 전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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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둥)
미리 기다리고 계셨던 본부장, 전무님과 인사를 마치고 라포형성을 위한 아래 3가지 정도의 스몰토크 후
- 두 분께서 모두 여성분이셔서 아이 나이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
- 시차와 멜버른을 선택하게 된 계기
- 추천해 주신 본부장님과의 커뮤니케이션등 본격적인 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Q1: 사업 종료 후 무엇을 어떻게 하고 지냈으며,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A1: 최근 5년의 상담 경력, 실패경험, 주식투자, 프리랜스 키워드를 바탕으로 1인 브랜딩 구상 중.
Q2: 행사기획에서 상담업무로 전직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2: 경력 키워드 중 '클라이언트 미팅'과 'PT발표'를 메인으로 문화해설사와 진로강사로의 활동이 계기.
Q3: 직업상담사가 되기 전, 약 2년 동안의 공백기동안 무엇을 하셨고 많은 직업 중, 직업상담사를 선택하셨는데 그 과정과 이유가 궁금합니다.
A3: '돈'을 빨리 벌기 위해 조급한 영업활동의 실패 후 중학생들과의 진로수업의 흥미가 가장 결정적.
Q4: 청년장병 사업을 5년 동안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반대로 어렵거나 해결하기 힘들었던 상황과 대처 혹은 해결 경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4: 상담 시 소극적이었던 자세와 태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음과 질문의 사례들이 이어질 때가 가장 보람되었던 반면, 생각이나 행동의 변화를 보여줄 시도가 없었을 때.
Q5: 과거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문제 발생 시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구체적인 사례, 트러블이 있는 팀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응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A5: 분명 나 보다 잘하는 역량이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한고 있음.
Q6: 영업 관련 직무에서 지원자님의 경력을 기준으로 어떤 퍼포먼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6: 과거 외국계 제약사, 공기업 및 정부기관 클라이언트 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경험
약 40분간의 면접을 가장한 캐주얼 미팅이 종료될 때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제가 간과했던 질문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 은 없으실까요?"이 건네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교육 종료 15분 전, 굳히기 한판 or 뒤집기 한판을 위해 무조건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라
피를 토하며 이야기했건만, 캐주얼하다는 생각에 간과해버리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뿔싸!! 진짜 식은땀)
순간 기적적으로 떠오른 하나의 질문
나: (미팅에 참석한 2분 모두 여성 임원분) 혹시 남녀 구성비가 어떻게 될까요? 과거 저를 제외하고는 모든 임직원이 여성이었던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너무 힘들었어서 그만둔 사례가 있어서요.라는 내가 생각해도 다소 생뚱맞은 질문에도 친절히 대답해 주시며, 의례적으로 연락드리겠다는 인사를 끝으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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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길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5년 만의 인터뷰를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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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쯤 시간이 흐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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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하면 언제부터 출근한다고 하지?'
'당장은 4대 보험이 중요하니 우선 간다고 할까?'
'영업하려면 정장 입어야 하나? 정장 없는데 사야 하나?
'돈 없는데..."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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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을 벌컥벌컥 마신 결과는?.
To be continued
[인터뷰 총평]
1. 인터뷰 중 갑자기 일어나서 반바지가 보이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음.
2. 공식적으로 면접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었기에 긴장을 덜 했는지 유독 머리를 자주 넘기는 행동.
3. 인터뷰 도중 친한 친구가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리액션한 어이없는 행동.
(미팅룸의 경우 통유리 구조라 누구라도 볼 수 있음)
4. 생각보다 상담사 전의 경력(MICE, 상용여행사, 문화해설사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 한 준비 미흡.
5. 진실에 기반을 둔 답변이었지만 즉석에서 MSG가 뿌려지며 눈동자와 머릿속에서의 혼란스러움.
6. 영업에 대한 시스템이 생각보다 잘 구축이 되어 있었지만 과거 실패 경험이었는지 소극적인 어필로 인한
적극적인 이미지 전달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