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B사로의 이직
앞서 말한대로 나는 국내 대기업에 9년간 근무하다 첫번째 외국계회사 A 사에 경력사원 (과장 직급)으로 이직했다 그리고 미국계 회사인 A사에 11년을 근무했고 부장으로 승진도 하였으나 2011년도에 두번째 외국계 회사인 B사로 이직을 하게 된다. 사실 나는 A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이곳에서 나의 직장생활을 마치려고 했지만 회사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훌륭하더라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역량이 부족하면 조직에 균열이 생긴다는 것을 실감했고 또 그 당시 협력업체와의 사소한 마찰이 생겨 인사위원회를 거쳐 주의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게 되었다.
회사의 징계에는 해고 감봉 견책등 여러가지가 있고 주의는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였으나 나는 이것조차도 부당하다고 느꼈고 그 과정에서 몇몇 회사 사람에게 많은 실망을 하게 되어 회사를 옮겨야 겠다는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시기에는 링크드인 같은 취업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서치펌 (Search Firm / 헤드헌터들이 일하는 회사) 몇군데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연락을 기다렸다. 처음 두군데서 연락이 왔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거절을 했고 그러던중 6개월정도 지나서 내가 원했던 수준의 외국계 회사 B사에서 연락이 갈거라는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기다렸고 실제로 B사의 매니저로부터 전화를 받고 10분정도 가볍게 통화를 하게 되었다. 보통 입사 면접을 하게 되면 면접관은 Hiring Manager (실제 면접자와 일하게 되는 상사급), HR 담당자 그리고 관련 임원이나 공장장급 이렇게 3명 정도가 면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나는 언제 실제 면접을 보게되나 궁금했고 마음이 급해 담당 헤드헌터에게 실제 면접은 언제 보냐고 물어봤는데 헤드헌터가 확인해본 결과 처음 전화 10여분 통화한 것이 1차 면접이었고 면접 결과가 좋아서 실제 화상 면접 (Teleconference) 을 몇월 몇일 아침 9시에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볍게 이력서 내용을 확인하고 업무 경력을 물어보고 확인하는 짧은 전화 통화가 실제로 1차 면접이었다는 사실에 당황하였지만 이제는 2차 화상 면접을 준비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하기로 한것은 면접관 두명이 미국인이고 현지 시간은 저녁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그날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면접을 보았고 미국인 임원 2명, 1차 면접관인 한국인 1명, 나 이렇게 4명이 화상면접을 하였고 9시 40분쯤 면접이 끝났으며 10시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정말 쏜살같이 일이 진행이 되었고 마지막 헤드헌터의 연봉협상만 남았다. 헤드헌터의 역할중의 하나가 연봉협상이다. 최대한 유리하게 연봉협상을 하게되면 헤드헌터의 수수료도 올라간다. 후에 나는 링크드인 같은 개인 취업 사이트를 통해서도 이직을 한 경험도 있었지만 헤드헌터를 통하지 않으니 직접 나 자신이 연봉협상을 해야되는 상황이 껄끄럽게 느껴졌다. 헤드헌터를 통하면 마치 의사는 진료만하고 치료비는 상담실장하고 얘기하라고 미루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연봉은 A사에서 받던것보다 30프로 정도 인상된 조건으로 협상이 기대이상으로 잘 마무리 되었고 몇일후 정식으로 입사 통보서를 받고 다니던 A사에 9시 출근하자마자 상사인 공장장을 만나 사표를 제출하고 나한테 징계를 주게 만든 한두명을 제외하고 10여년간 근무했던 회사의 동료들한테 작별 인사를 하고 축하 인사도 받으며 12시쯤 마지막으로 점심이나 먹고 가라는 인사팀장의 덕담을 가볍게 웃으면서 거절하고 회사를 나와 한달간의 휴가를 즐긴후 B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참고로 A사에서는 기본급 월 6백만원대였으나 B사에서는 기본급 8백만원대였고 보너스를 포함하면 세전 연봉 1억5천정도에 약 35프로 정도가 세금으로 빠져 나간 실 수령액을 받게 되었다.
B사에서의 직급은 부장이었고 업무 강도는 A사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급여도 만족스러웠고 행복한 직장생활이었다. 하지만 B사에서도 4년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 그 이야기는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