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 싸패가 아닌 일반인이 저지르는 악행에 대한 이야기. 멀리로는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가 있고, 가까이에는 인간수업의 오지수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운명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버린 사람들.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 잘못된 답에 목숨을 걸어버린 이야기. 그런데 대부분 범죄 드라마는 이렇지 않나. 명작 대부도 시작은 가족을 위해서였음.
이런 드라마들을 보는 포인트는 끊임없이 나오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들, 옳았던 옳지 않았던 모든 선택이 구렁텅이로 빠져가는 과정들 그리고 나는 나쁜 놈이 아니라고 계속해서 되뇌이는 망가져가는 자아를 보는 것이랄까.대부 같은 클래식 범죄물과 다른 포인트가 이곳. 예전에는 자신들이 악인이라는 개념은 있었는데 요즘은 아님. 곧 죽어도 난 일반인임.
다른 리뷰들을 보면 심연을 계속해서 쳐다보면 그 심연도 나를 바라본다는 구절을 많이들 언급하는데 맞지 않는 이야기 같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애초부터 심연 그 자체다. 평범한 사람은 나 힘들다고 다른 이를 망가트리지 않는다. 스스로가 망가지지. 차라리 고전적 범죄무비가 솔직하지.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한다. 어쨋건 남의 피 위에 서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해피엔딩은 없겠지. 대부 트릴로지의 엔딩도 결국 모두에게 버림 받는 걸로 끝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