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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0. 2020
아날로그 선생님,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다(1)
쌍방향 온라인 수업의 시작 - 웹캠 구입과 원격수업 프로그램 선정
2020년 8월 24일 월요일, 긴급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학교 밀집도 최소화를 위한 1/3 등교 방안이었다. 교내 밀집도 1/3 유지와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 병행 원칙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1학년을 제외한 다른 학년은 주 1회 등교로 결정되었다.
회의가 끝날 무렵, 교장선생님께서 부장교사들에게 쌍방향 수업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셨다. 그동안 e학습터를 활용하여 콘텐츠 및 과제 활용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다들 갑작스럽게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기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원격수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2학기부터는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마치고 회의를 끝냈다.
부장회의가 끝나고 교장선생님께서 6학년 연구실로 찾아오셨다. 6학년 먼저 시범적으로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시작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셨다. 6학년 부장교사로서 대답을 해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30년을 넘게 아날로그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선뜻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얼리어답터보다는 슬로답터로 살아왔던지라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하기가 망설여졌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온라인 수업부터 준비한 후 쌍방향 온라인 수업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겠다고 말씀드린 후 교실로 돌아왔다.
교실에 돌아와서 원격수업에 필요하다는 웹캠을 찾아봤지만 4K, 8K 등 처음 보는 단어가 생소했다. 한참 동안 무슨 뜻인지 찾아보다가 가격이 저렴한 200만 화소 웹캠을 사기로 했다. 고장이 나도 다시 구입하기에 무리가 없도록 저렴하면서도 마이크가 내장된 웹캠(4~5만 원)을 구입했다. 200만 화소 웹캠의 화질이 괜찮을지, 마이크는 소리가 잘 들릴지 걱정되었으나 설치 결과 얼굴도 깨끗하게 잘 나오고 마이크 소리도 선명하게 들렸다. 설치도 웹캠에 연결된 USB 선을 본체에 꽂기만 하면 되어서 어렵지 않았다.
웹캠을 구입한 후 원격수업 프로그램을 무엇으로 할지 찾아보았다. Zoom, 구글 미트, 팀뷰어 등 다양한 원격수업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그중 많이 들어보았던 Zoom을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계정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e학습터를 처음 시작할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까먹어 애를 먹었던 아이들이 있어 선생님 계정만 있으면 되는 Zoom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설치 파일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창에 'Zoom PC 다운로드'를 치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눌러보고 나서 한참 뒤에야 설치 파일(회의용 Zoom 클라이언트)을 찾을 수 있었다.
Zoom으로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코로나 19로 교육기관에서는 공직자 이메일 주소를 활용하면 40분으로 제한되었던 세 명 이상의 미팅 시간을 무료로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직자 이메일 주소는 공직자 통합메일(mail.korea.kr) 또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메일 시스템(시도교육청 홈페이지 참고)을 활용할 수 있다. 공직자 이메일로 Zoom 계정을 만든 후 프로필 화면으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이 40분 이상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웹캠을 주문하고 Zoom을 설치하고 나니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뿌듯함에 가슴이 벅찼다.
Zoom으로 공직자 이메일로 가입 시 무료로 40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