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요즘 문제는, 다들 너무 열심히 배운다는 것이다

배웠는데 왜 현장에서는 못 쓰게 될까

by 김현규 Sean

요즘은 배우는 환경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영상도 많고, 자료도 많고, 강의도 넘쳐납니다.

AI 덕분에 요약도 되고, 정리도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운 만큼 잘 쓰고 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습니다.


공부는 계속하는데,

현장에서 쓰는 건 늘 비슷합니다.

툴은 바뀌는데,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교육 이후 많은 관리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배우긴 배웠는데…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


우리는 ‘배우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습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부터 찾고

어떤 툴이 좋은 지부터 묻고

최신 기능부터 따라갑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지식을 쌓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현장에서 쓰는 데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현장에서 중요한 건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지식을 어디에 끼워 넣을 수 있는지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진짜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AI 세미나를 하다 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이겁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나요?”


그런데 현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사실 이겁니다.

이건 어떤 단계에 쓰는 도구인가

이걸 쓰기 전과 후에 사람의 역할은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걸 사용한 이후 결과물에 대한 의사결정은 누가 하는가


이 질문을 건너뛰고 배우면,

아무리 많이 배워도

결국 다시 원래 방식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배움이 쌓일수록, 오히려 실행이 느려지는 이유


요즘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행은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도 있고,

저 툴도 있고,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결정을 미루게 됩니다.


이건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학습이 ‘결정과 분리된 상태’로 쌓였기 때문입니다.


배우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의 공통점


현장에서 변화가 생긴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배우지 않습니다.


“이 툴은 뭘 하는 거지?”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내 업무 흐름 중에서, AI 대체해도 되는 구간은 어디지?”


그리고 그 구간에만

새로운 도구를 하나씩 붙입니다.


그래서 배움이 늘어날수록

일이 단순해집니다.


AI 시대의 학습은 ‘확장’이 아니라 ‘정리’에 가깝다


AI 시대에 중요한 건

더 많은 걸 아는 게 아닙니다.


무엇은 사람이 해야 하고

무엇은 도구에게 맡겨도 되는지

그래서 나는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걸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배우는 것을 배우는 것’은

공부법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요즘 문제는

사람들이 게을러서도 아니고,

배우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너무 열심히,

잘못된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배움이 늘수록 일이 복잡해진다면,

그건 아직

‘배우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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