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베트남 법인에서의 AI 효과

가 나타난 지점

by 김현규 Sean
이 매거진은 해외법인과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겪은 사례를 바탕으로,
기술보다 ‘일하는 구조’ 관점에서 AI 활용을 정리합니다.

AI 도입을 이야기하면 많은 회사에서 가장 먼저 기대하는 건 기획과 전략 영역입니다.

사업 아이디어를 더 잘 만들고, 보고서 퀄리티를 높이고, 의사결정을 더 똑똑하게 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AI를 붙이려는 첫 지점도 대부분 전략 보고서 작성, 기획안 초안 작성, 아이디어 도출 같은 영역입니다.


하지만 여러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 구간에서는 체감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역은 원래 사람이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AI가 도와주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문장을 다듬고 초안을 만드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결국 최종 판단과 수정은 사람이 계속 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대만큼 업무가 줄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가장 먼저 효과가 난 곳은 의외로 단순한 업무였다

반대로 실제 현장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난 곳은, 사람이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구간이었습니다.


회의 후 정리, 여러 메신저와 이메일에 흩어진 내용 정리, 보고 형식 맞추기, 상사에게 설명하기 위한 요약 같은 작업들입니다.

이 구간은 결정은 이미 끝났지만, 그 결정을 전달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쓰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들은 반복되고, 형식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AI를 이 구간에 먼저 붙였을 때 체감 변화가 훨씬 빨리 나타났습니다.

결정 자체가 아니라, 결정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노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례 ① 회의 정리보다 ‘회의 이후 업무 정리’에서 차이가 났다


많은 회사가 회의 정리를 자동화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결정 사항과 할 일 목록을 만들어 주는 도구를 도입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더 큰 차이가 난 지점은 회의 자체보다, 회의 이후였습니다.


예전에는 회의록은 잘 정리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다시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할 일을 정리하고, 담당자를 다시 확인하고, 일정에 반영하고, 각 팀별로 다시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AI를 회의 이후 업무 정리까지 연결했을 때, 회의 요약 → 액션 아이템 추출 → 담당자와 기한 정리 →

Slack이나 Notion에 바로 등록하는 흐름이 만들어졌고,

이 단계에서 가장 큰 시간 절감이 발생했습니다.


회의 자체보다, 회의 이후의 ‘재정리 노동’이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던 셈입니다.


사례 ② 보고서 작성보다 ‘자료 수집 단계’에서 체감이 컸다


보고서 자동 작성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도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직원들이 가장 오래 쓰는 시간은, PPT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자료를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엑셀 파일, 메신저로 온 숫자, 이메일로 전달된 첨부파일,

이런 것들을 하나로 모아서 구조를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이 상태에서 AI를 쓰면 최종 문장은 빨리 만들어지지만, 재료를 모으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AI를 먼저 붙인 곳은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자료 수집과 정리 단계였습니다.

여러 소스에서 들어온 내용을 한 번에 정리하고, 보고용 형식으로 맞추는 구간에서 가장 큰 체감이 났습니다.


PPT를 잘 만드는 것보다, PPT에 넣을 재료를 모으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사례 ③ 본사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먼저 효과가 났다


해외법인에서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특히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현장은 늘 상황이 바쁘게 변하고, 본사는 명확한 설명과 정리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중간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쓰입니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가장 먼저 줄어든 업무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현장 상황을 정리해서 본사 보고용 문장으로 바꾸고,

일정 변경이나 리스크를 항목별로 정리하고,

한국식 보고 톤에 맞게 문장을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이 구간은 판단보다 설명과 정리가 중심이기 때문에, AI가 잘 작동했고 체감 효과도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현장은 늘 바쁘고, 본사는 늘 명확함을 요구합니다.

AI는 그 사이의 ‘설명 노동’을 가장 먼저 줄여주었습니다.


왜 이 구간부터 바꾸는 게 맞았을까


이 구간에서 먼저 효과가 났던 이유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첫째, 판단이 거의 없는 구간입니다.

이미 결정된 내용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AI가 개입해도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다.


둘째, 반복되는 업무입니다.

형식과 구조가 비슷한 작업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자동화 효과가 누적됩니다.


셋째, 실수 비용이 낮습니다.

잘못 요약되거나 형식이 틀리면 사람이 바로 수정할 수 있고,

의사결정 자체를 망치지는 않습니다.


넷째, 결과 기준이 명확합니다.

정리가 잘 되었는지, 전달이 되었는지 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AI는 판단을 대신하기 전에,

먼저 인간의 반복 노동부터 없애는 쪽이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썼던 첫 번째 AI 적용 공식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흐름은 단순했습니다.


정리 → 공유 → 실행

이 세 단계 중에서 반드시 정리 단계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결정 구조를 바꾸기 전에,

정보 흐름부터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이 단계가 정리되면, 그 다음 단계의 자동화와 협업 구조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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