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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YES Sep 06. 2021

노사협상에는 서로 다른 협상전략이 필요하다 (DBR게재

신뢰구축 노력을 시작하면서 협상전략을.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노사협상만큼은 그 주제나 방식에 있어 가장 변화의 질과 양이 적었는데, 최근 들어 보다 본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첫 번째, 대화의 주체가 변하고 있다. 생산직과 영업직이 주를 이루던 임단협의 주체는 연구직과 개발자 그리고 일반 내근직으로 확장되고 있다.

두 번째, 운영 방식의 변화다. 현장에서 가두 시위를 하던 방식에서, 블라인드나 밴드에서 조합에 가입하고 간부를 선출하고 의사결정까지 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회의에서 목소리를 내는 구성원이 의견을 리드하는 방식에서 조용하게 목소리를 내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 번째, 협상의 주제 또한 변하는 중이다. 기본급의 인상률과 1회성 상여금 지급금액 등 여전히 전통적인 주제인 ‘보상‘ 관련 주제가 중요하지만, 보상체계의 공정성과 투명성 등에 대한 주제로 확장하는 추세다.

노사협상에 도움되는 협상의 기술을 얘기하기 전에 먼저, 노사는 협상을 하고 있는 상대에 대해서 먼저 이해(Define) 해야 한다. 10년을 함께 일하던 팀원이 노조구성원이라면 노사협상의 측면에서 나의 편일까 아니면 의견을 달리 하는 상대방에 속하는가?

협상의 상대를 ‘장기적인 관계’와 ‘단기적인 관계‘의 측면으로 나눠보자. 단기적인 관계는 일회성의 거래를 하는 경우로, 관광지에서 기념품을 살 때 상점의 주인과의 협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가격이 가장 중요할 것이고, 다시 볼 일 없는 상대방과의 관계는 우선순위에 들지 않는다.

반면에, 노사의 관계는 협상의 상대 중 가장 ‘장기적인 관계’에 해당한다. 일회성인 해결책보다는 일관성이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신뢰가 쌓여 있어야 하는 관계여야 한다. 신뢰가 깨진 노사관계에서는 회사 측은 4%의 기본급인상 예산을 책정해 놓고 1%를 제안한다. 노측에서도 5% 전후로 타결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9%를 부른다. 어차피 거절당할 제안임을 알면서도 더 높고 낮게 시작해야 내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는 하이볼과 로우볼 (high ball & low ball) 전술만 사용하는 것이다. 양측 모두 의미 없고 지리한 협상에 에너지를 낭비하면서도 그나마 남지 않은 신뢰마저 갉아먹는 결과만 초래한다.

신뢰가 없다면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는 전술이 효과적으로 보이는 착각을 한다. 미디어를 동원해서 회사를 비방하고, 회사는 노측의 잘못을 뒤지며 상대방을 굴복시키려고 하는 방식은 협상이 아니라 싸움에 불과하다. 협상은 투쟁이 아니다.

신뢰를 구축하는 일은 어렵다.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하나의 잘못된 행동이 신뢰를 한 번에 망가뜨릴 수 있지만, 한 번의 올바른 행동으로 신뢰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협상의 구조와 기술을 익히면 항상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노사협상에서는 특히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적어도 시작이라도 해야 한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이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신뢰구축의 의지를 표명한다. 그 간의 양측이 했던 신뢰를 저해하는 행동들을 나열하고 반복하지 않을 것임을 서로 문서로 약속해야 한다.

두 번째,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의된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 약속을 깨는 변명은 아무리 강력해도 무너진 신뢰를 돌이킬 수는 없다. 노조위원장이 바뀌고, 사측교섭위원이 바뀌어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세 번째로 노측과 사측의 공통된 목표 (Shared Objectives)를 설정해야 한다. 노사는 가장 어려운 협상관계이지만, 같은 조직인 만큼 공통의 목표를 찾기는 오히려 쉽다. 공통 목표를 찾아서 합의할수록, 갈등이 있을 때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은 해결책을 찾기 쉽다. 몇 가지 공통목표의 예를 든다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과를 노사 모두 원한다’, ‘회사의 평판과 브랜드의 평판은 긍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직원의 자부심이 회사의 성과로 연결된다’,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자랑스러운 회사를 함께 만들어 간다’, ‘회사는 직원을 도구로 보지 않고 함께 성과를 내는 공동체로 인식한다’ 와 같은 것이 가능하다. 공통목표를 찾았다면 이를 문서화해서 전 직원에게 알리고, 노사 협상할 때마다 반복해서 모든 임직원이 주지하게 한다.

이제 노사 협상에 특히 도움이 되는 몇 가지의 협상 기술을 알아보자.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1/article_no/10160/is_fre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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