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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올해도 철학vs 철학

by Aner병문

어쨌든 가만히 앉아서 주먹 찌르기 따로, 혹은 벌떡 일어나 발차기 준비 자세만 따로.연습하는 이는 없다. 신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주먹만 세면 될듯한 권투 경기조차 유려히 움직이며 체중을 주먹에 싣기 위해 숱한 줄넘기와 달리기를 한다.


그러므로 나는 매해 말즈음, 강신주 선생의 철학vs철학 신구판을 비교하며 읽은지 꽤 되었다. 동서양 합쳐 오십여명이 넘는 철학자의 저서들 중 이미 몇번씩 읽은 이도 있고, 읽는 중인 이도 있고, 읽노라 말만 했을뿐 아직도 못 읽을 이도 있다. 그러나 어느 무공의 창시자나 개파조사가 심지어 자신이 고안해낸 체계라 할지라도 모두 동일한 수준으로 통달하진 못했을 터이다. 나는 카타形 의 기술을 응용하여 대련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가라테의 고수나, 혹은 단지 다섯 가지의 기술만을 뽑아 집중적으로 연습하되 겨루기에서 반드시 그러한 상황으로 능란히 몰아가 그 다섯가지의 기술만으로 시합을 끝내는 태권도의 고수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그러므로 모든 철학자를 세세히 알 필요는 없으나, 어느 철학자가 어느 시대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도는 새겨두려고 반복적으로, 요식 행위나 허세라고 비아냥들어도 좋으니, 몇년째 늘 읽고 있다.


본질이 이데아에 있는 관념이라 믿었던 플라톤과, 운동과 변화의 원인은 각 개체에 본질의 이름으로 심어져 있다 믿었던 아리스토텔레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영혼은, 질료와 떨어져 불변하는 본질이 아니라 질료를 구성하는 조직적 원리에 불과하며, 질료가 사멸하면 함께 사그라들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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