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스타일의 교육 vs 속성 강의
SCM 직무에 있을 때, 내 커리어의 발전은 대략 비슷한 순서로 진행되었다.
실무를 먼저 시작하고, 해당 업무의 Fundamental을 알기 위해 자격증을 따거나 관련 강의를 듣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또다시 모르는 업무를 시작하고, 다시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자격증을 따거나 관련 강의를 듣는 것.
이게 지금까지의 내 커리어 발전 방법이었다.
AI에 와서도 비슷했다.
잘 모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덥석 물었고,
엔지니어링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없기에,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해 Harvard CS50의 Computer Science 강의를 수료하고,
링크드인 러닝에서 AI 관련 기초 코스를 10시간 넘게 수강해 왔고.
다시 조금이나마 생긴 지식으로 실무에 뛰어들어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실패하고 배우고 또 가끔 성공하고.
결국, 내 방법은 실무를 하면서 배우는 것과 동시에,
어느 정도 공안된 기관의 교육을 통해 기본 원리와 원칙, 프레임워크들을 배워왔던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달은 이 방식이 지금의 변화 속도에 적합한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AI와 관련해서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툴과 프레임워크는 어제의 지식을 순식간에 낡은 것으로 만든다. 흔히 말하는 AI FOMO와는 다른, '커리어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몇 번 시도해 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내가 그동안 익숙하던 정규 과정 스타일의 교육은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에, Youtube에서 인기 있는 분들의 강의를 들어보기로 한 것.
하지만 왜일까.
진행 방식. 말하는 법. 준비된 강의 자료의 형태. 교육의 결과물로 얻고자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적응이 되지 않아 결국 끝까지 듣지 못했다.
퀄리티의 차이가 아닌, 강의 방식에 대한 차이였다.
Fundamental 은 스킵하거나 아주 가볍게만 다루고, 바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Quick Win에 대한 거부감.
그렇다고 이러한 방식의 교육이 의미가 없느냐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최신 트렌드를 알고자 한다면,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볍게 써보고자 한다면,
혹은 이미 관련 전공자/실무자로서 매일 사용하고 있기에, 오늘의 업데이트만 알면 되는 경우라면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와 같이 개발자 혹은 Product Owner 가 아니었던 사람 (난 Program을 리딩/운영했던 사람으로서 PO 및 개발자와 긴밀히 소통했던 사람이지, Product를 직접 기획/개발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면서, AI를 회사의 실제 워크플로우에 녹이려 하고, 이렇게 녹인 워크플루에에 대해서 경영진 및 동료 리더들로부터 '이 AI 결과물의 원리와 로직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AI로 만들었습니다'가 아니라 '어떠한 데이터 출처로부터, 어떠한 프레임워크로 만든 솔루션/프로세스이며, 이 결과값의 한계 및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런 종류의 교육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내용을 배우고 이해해야만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내가 느끼는 Youtube 스타일의 교육은,
나쁘거나 질이 떨어지는 교육이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에서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을 이루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형태의 교육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조금은 느리더라도.
보다 근본적인 내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여기서부터 한 단계씩 쌓아가는.
그러한 과정이 지금의 나에게는 보다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동시에 새로운 툴과 시스템들은 빠르게 찾아서 직접 업무에 적용을 시도해 보며, 그 안에서 이론과 실무를 비교하면서 또다시 도전받고, 배우고, 실수하면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