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길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자신의 철학을 글로 잘 써내는 사람 그리고 시의적절하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이제 3주차인 어반스케치는 여행을 다니면서 스케치를 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을 받고 있다. 내가 부러운 것 두가지가 합해져 있으니 정말 잘 배워보고 싶다. 선생님은 농담도 잘 하시고 마치 수강생들을 동아리 선후배 대하듯 하셔서 수업가는 것이 무척 즐겁다. 거기다 오늘은 채색을 시작했는데 수채화에서 중요한 물을 잘 다룬다고 칭찬을 받았다. 사실 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칭찬이 믿기지 않았다. 사실 수채화라면 두 회기 정도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한번은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 하는 수채화 강의였고 한번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우는 수채화였다. 그래도 들은 풍월이 있다고 그렇게 배운 것들이 숨어 있다 나왔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집으로 오니 왜 이리 기분이 맑고 마음이 차분해 지는지 그림 그리기가 힐링이 된다는 말이 이거다 싶었다. 이번 기수에는 지난번 수업을 수강한 수강생도 많은데 그림 실력이 상당했다. 난 언제 저렇게 그리나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ㅋ 그대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 칭찬하기에 서툰 나는 인정욕구가 있는지 누군가의 칭찬이 그렇게 기분이 좋다. 근데 재밌는 건 막상 그렇게 칭찬을 받고 나면 열정이 감소해 심드렁해진다는 것이다. 뭐 하나를 성취했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또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닌다. 무언가를 배우려는 나의 욕구는 내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그게 도서관 수업이든 유료강의든 한번 꽂히면 시간과 돈과 정성을 들여 배우려고 한다.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 나의 재주가 어딘가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서이다. 가까운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배우는 것도 좋지만 한가지를 파고들면 뭐라도 됐을 거라고 한다. 나도 동감이다. 역사문화해설사, 미술심리상담, 그림책테라피스트, 동화쓰기 등 비싼 돈을 들여서 배운 것도 많다. 근데 돌아서면 역시 나는 글을 쓰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혼자서 뭘하는게 나에게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쇼핑몰도 1인기업으로 하고 있고 하루종일 콤퓨타 앞에 앉아 있는 것도 이젠 익숙하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소통을 안하는 건 아니다. 내 쇼핑몰만해도 이 일을 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카톡과 전화를 주고 받는다. 저녁이면 지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휴식을 취한다. 그래도 집에서 일을 하니 남의 눈치도 없고 쉬고 싶을 때 쉬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요즘은 정말 일만 했는데 이제 봄도 왔고 본격적으로 글을 써야 하자 않나 하는 생각이다. 이젠 그림도 그릴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나도 내 그림이 기대가 된다. 난 정말 어반 스케치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ㅋ 끝나고 전시회도 한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예술을 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힐링이 되고 자존감이 올라간다. 나도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ㅋㅋ 나는 마크 로스코를 좋아하는데 오늘 그림을 그리면서 그의 그림이 생각이 났다. 왠지 모르게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그림이라 생각된다. 칭찬에 중독되지 말아야하지만 그림칭찬은 정말 기분좋다. ㅋㅋ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재주가? ㅋ 친구 엄마 중에 시인이 계신데 친구가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나이 드셔서 그림을 그리신다. 그런 모습이 멋져 보인다. 나이들수록 예술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아하게 나이들기 위하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