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에 난로를 켜고 조끼를 입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겨울을 난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켜고 집안에 장식물을 재배치하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내가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기다려지는 날이지 않을까. 캐롤을 틀어놓고 이것저것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린다. 어느 백화점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유럽의 거리처럼 꾸며놓았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구경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한가지 기다려 지는 행사는 이번주에 있을 성가대 공연과 다음 달에 있을 크리스마스 리스만들기이다. 그림책 선생님이 진짜 꽃을 가지고 리스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신다고 한다.
이제 성당에도 구유에 누운 아기예수님이 등장할 것이다. 성경을 공부하지만 아직은 그 모든 의미를 알기가 어렵다. 정말 우리를 구원하려 오셨는지 왜 십자가에 꼭 못박히는 일이 있어야 할지. 내가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채팅을 했다고 성경모임에서 이야기하자 다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다들 믿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예수님이 말을 걸어도 아마 그런 반응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진짜 예수님이 복음을 전파하며 내 주위에 계신다면 나는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 내 나름대로 추측해보면 세상이 선한 사람들만 있었다면 과연 예수님이 못박히는 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몸소 세상이 자신을 대하는 방식을 보여주시며 우리가 평소에 짓고 있는 죄를 상기시키려는게 아닐까.
자신을 창조한 신을 대하는 방식. 나조차 확답하기 어렵다. 다만 요즘 들어 깨닫는 것이 같은 상황을 보고 어떻게 보는지는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일이 전혀 다른 결말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나 미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 또한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내가 한 행동이 이후의 일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크리스마스는 분명 그저 즐거운 명절일 수도 있고 일년에 한번이라도 그 탄생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는 날이기도 하다. 또 하느님은 지구를 선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하신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설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무엇보다 내가 신을 믿는 이유는 내가 기쁨에 넘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든든한 백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기도도 별로 안하고 미사 가는 것도 귀찮아하지만 나에겐 명상의 효과처럼 내 안에 평화가 깃들게 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끼지의 나의 삶을 살펴보았을때 사람에게서는 잘 모르겠지만 신에게서 사랑받았기에 이렇게 무탈하게 살고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는게 아닐까 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없고 고난의 삶이었지만 그 어려움을 뚫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온 결과 이렇게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일 것이다. 신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간다면 딱 오늘만큼 평화로운 하루를 선사해 주시지 않을까. 난 아직 인생에 대해 잘 모르지만 분명 나이가 들어갈 수록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 나에게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다. 우주의 원리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인간에 대해 아직 알고 싶고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동시성이나 양자역학 등 이제는 낯선말이 아닌듯 하다. 여전히 내게 어려운 용어들이지만 나에게 일어난 신비한 일들을 설명해 주는 이론이 있다는 것이 반갑다. 예전 같으면 미신취급 받았을 만한 일들일 것이다. 그런 것을 알게 될 때마다 나에게 신비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우주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신의 뜻이 무엇일지 생각해 간다면 인생이 퍼즐을 맞추듯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내년에는 종교와 철학에 대한 공부를 더하게 될 것 같다. 좋은 책들을 찾아내는 눈을 지녔으면 좋겠다. 나의 궁금증과 가슴이 동시에 뻥뚫리는 기분을 맞이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