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요즘 젊은이들은
연인에게 편지나
이메일을 보낼 때도
AI에게 키워드만 입력하여
초안을 만들고 다듬기만 한데요
그러니 진심 어린
마음이라 할 수 있겠어요?
참 편리한 세상이지요
우리는 상대에게 미안한 말을
하려고 할 때
말을 돌려서 하잖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게
말하고 듣기를 싫어한데요
다시 말해 가식적인
언행은 하기 싫다는 거죠
인간관계에서
때로는 가식도 필요한데~
어떻게 생각해 보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네요
왜요?
상대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으니까
의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다 보니
배려에 인색하다고
봐야 되겠지요?
당신도 나중에 며느리가
용돈을 주면 거절하지 말고
바로 받아요
두 번은 권하지 않으니까
알았어요
체면 차리면 안 되겠네요?
그럼 나중에 손주를 주더라도
받는 게 좋아요
손주! 장가갈 생각도 안 하는데~
그래도 언젠가는 가겠지요
옷장도 한번 볼까요?
양복보다 거의 간편복이네?
우리 신혼 때
당신 양복 안에 입는
와이셔츠 다린다고
고생했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는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변신했는데~
지금 새댁들은
가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세상은 좋아졌는데
살기는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결혼을 망설이나 봐요
요즘은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당신은 옛날에 태어나기 잘했네요
직장 다니기 싫어했잖아요?
그 대신 나라에 공헌했잖아요?
무슨 공헌?
애를 두 명 낳았지 않나요?
지금은 애 낳는 게 곧 애국이래요
별소리를 다하네~
어디 화장실을 한번 보자~
변기 커버가 멋지네요
며느리 본 친구가
이야기하는데
자기 남편은 아들집에 가서
한 시간 이상 있지 않는데요
왜?
소변을 변기에 앉아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해서 그러나 봐요
아들이 전화로 먼저
주의사항을 이야기한데요
그 안에는 며느리한테
며늘아 또는 아가야라고
부르지 않기
손주는 언제쯤 볼 수 있느냐?
누구는 곧 손주를 본단다 등을
하지 않기
살림살이에 관심 갖지 않기
그리고 며느리를 부를 때는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라고 한데요
우리 아들도 그럴까?
그러지 안 했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겠어요?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며느리 시집살이가
정말 있나 봐요?
며느리와 손자가 올 때는
샤워를 끝내고 깔끔하게
하고 있어야 된데요
손자가 할아버지 몸에서
냄새나하면
황당하고 당황스럽데요
그럼 안아주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거나
앉아 있기만 한데요
그래서 집 근처 식당에서
외식을 겸해
만나는 가족도 있데요
슬픈 이야기구먼~
이번엔 싱크대를 볼까요
깔끔하네요
당신 만큼 잘해 놓았네요
당신은 환갑 넘어서부터 잘했지만
요즘 애들은 신혼 때부터
부엌일을 함께 한데요
시부모가 볼 때는
마음이 편치 않겠지요?
그럴 때는 딸을
생각해야 되겠지 뭐~
찬장 좀 열어보세요
네~ 와!
우리 아들 보기와는 다른데~
무슨 소스가 이렇게 많아?
음식을 자주 만들어 먹나 봐요?
지난번에 우리 집에 와서
당신이 좋아하는
크림 파스타를 만들어 주었잖아요?
어쩐지 솜씨가 남다르다 했더니
많이 만들어봤나 봐요?
결혼 전에 요리 학원에
다니는 남자 애들도 있데요
음식을 잘하면 신혼생활이
알콩달콩하다나?
그런데 이런 우리 아들에게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당신을 닮지 않았나 봐요?
왜 내가 거기 들어가?
당신은 여자 잘 꼬시잖아요?
그래서 나도 넘어갔고요
참, 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