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종료가 임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엄마 나는 걸을게요의 저자로 인사드립니다.
저의 브런치의 시작은 2016년 8월 18일이었네요. 그해 5월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산티아고 길을 준비하며 나도 그 길 위에 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던 것이 그 처음이었습니다. 그 길이 뭔 길일지 물론 몰랐고 준비랄 것도 없었지만 어딘가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나도 솔직히 이 인생 진짜 모르겠다 하는 마음을 나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는 상대에게 그냥 막 털어놓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 계획이 있어야 정상인데 그걸 억지로 조정해서 다시 숨 막히게 싫은 길 위에 저를 올려놓고 싶진 않다. 이 생각만 있지 그땐 하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모르는 길을 걸어봅니다. 하고 떠났던 그 길이 어쩌면 제가 느끼는 것들을 좀 솔직하게 마주할 용기를 얻게 했습니다. 다녀와서 길에서 주워 온 것들을 드문드문 이곳에 올렸고 그것이 진주알처럼 엮여서 엄마, 나는 걸을게요 라는 책이 되었습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 예쁜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 2017년 11월이니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뭐 이런 드라마틱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내가 누군가에게 가 닿을 수 있구나 하는 것들을 느낄 때마다 짜릿하고 감사했습니다. 그간 책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엄마, 나는 걸을게요. 의 서점 판매는 곧 중단됩니다. 아마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인데 제 책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이번 주중으로 온라인에서 구매를 해주시면 됩니다. 그 길에서 처음 저를 일으켜 세운 제 안의 힘이 담긴 책입니다.
지난해 저는 이별을 미리 준비? 하는 차원에서 이집트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제 책을 기증하고 왔더랬습니다. 여기에 그때의 내가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요. 어릴 때 혼자 동네 놀이터에 흙 파고 타임캡슐을 묻어놓는 느낌이었어요. 저만 아는 장소에 뭐 묻어두고 오는 짓을 가끔 하곤 했어요. 물건보다는 주로 그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끄적여서 묻었어요. 문제는 그걸 어디다가 묻었는지 까먹어서 한 번도 찾아본 적은 없습니다.ㅎㅎ
개인적으로는 엄마가 떠난 자리에 여자가 서서히 일어났는데 그 여자가 앞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제 삶을 채울 것 같아요. 아름다운 엄마, 저는 엄마를 닮은 여자는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할 용기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