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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언니 수니 Mar 08. 2024

호주로 이민 온 이유?

환경 극복 어려운 사주? 외국으로 나갈 팔자? 음양권 이론

왜 나와 남편은 호주에 살고 있을까?



알고리즘이 추천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그는 여행 유튜버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가고. 

그전에 IT 개발자로 6년을 일했다고. 

연봉 8천만 원을 받았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과거 IT 개발자로 일했던

추억이 소환되면서

한국에서 살았다면 

지금쯤 돈 잘 벌고 살고 있을 텐데, 

라는 라면을 끓여봤다.



그런데 과거를 돌아가서 호주로 이민 오지 않고 

계속 한국에서 살았다면 

과연 우리는 사이좋게 지냈을까?



아마도 아닐 거 같다.



호주로 이민 가겠다고 결심했을 당시

남편은 백수였다.

만약 내가 영어 시험에 떨어지고

영주권을 받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계속 살아야 했다면

과연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남편은 아마도 계속 백수로 지냈을 것이고

나는 그를 닦달을 했을 것이다.

부부 싸움을 했을 것이고

애정이 떨어지고 서로 지쳐갔을 것이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해서

돈을 계속 벌고 많이 모으겠지만

속이 편하지는 않았을거다.

정신적으로는 괴로운데

물질은 풍요로운 생활이 되지 않았을까?

아마 생활이 풍요롭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번 돈을 나한테 잘 쓰지도 못하니

통장에 숫자 잔고만 쌓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명목으로

허세를 부렸을 것이다.

겉보기는 문제가 없는데

속으로 공허한 삶이 예정되었을 것 같다.



현실이 곧 진실이라고 했던가?

다행히 현실은 한국이 아닌

호주에 물 건너 와서 살고 있다.

이민을 와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남편이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 와서 현실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하는 현장에서

소소한 깨달음을 쌓아가고 있다.

내 눈에는 너무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데

남편 말로는 자기는 변한 게 없다고 했다.

다만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나는 한국에서 활발한 사회생활을 했는데

거꾸로 호주에선 그런 것이 안되었다.

직장 생활이나 대인관계가 활발했는데

여기 와서는 그런 것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에서는 잘 몰라서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막 떠들고 살았는데 

철이 들어서 그런 건지

세상을 조금 알아가서 그런 건지 몰라도

호주에서 직장 생활이든 사회생활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권고사직도 받았다.

게다가 알고 지내던 가까운 인간관계에

실망감과 분노가 극에 치달으면서

관계 절단이 연달아 일어났다.

그래서 글쓰기 세상으로

독거의 세상으로 입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거의 처음 맛보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내 주변에는 정신을 빼놓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의 창조성을 방해하는 해로운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내 안에 나를 만나지 못하게

방해했던 장애물들이 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모닝페이지를 쓰고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고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겉으로 보면 백수생활이고 

한량이고 나태한 시간이다.

소중한 시간을 쓸모없이 보내는 것처럼.



하지만 문득 산책을 하다가 공원 벤치에 앉아서

파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카페에서 맥주 한 잔을 하다가

멍하니 나무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해변 모래사장에 걸으며

멍하니 파도가 치는 바다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모닝페이지를 쓰다가

창가에 뭉게구름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이런 자유가 나에게 주어진 것에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 올라와서

울컥한다.

그리고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평화로운데...

아무것도 안 해도 이렇게 좋은데...

그동안 너무 애를 쓰고 살아왔구나.

나한테 미안하다고 눈물이 위로해 준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도 충분하지 않아?

뭘 위해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온 거니?

너를 위해서 그런 거니?

네가 진심으로 원해서 그랬던 거였어?

질문이 쏟아진다.



처음에는 눈물이 흘렀을 때는 

그 이유를 잘 몰랐다.

여러 번 울고 나니 어렴풋이 알 거 같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그렇게 엄청난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저 밥을 먹을 수 있고 

가끔 산책을 나가서 자연과 소통하는

그런 소박한 삶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호주로 이민 오니 

남편은 이상주의자에서 현실주의자로 변했고

나는 돈을 추구하는 사람에서 

오히려 정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친구들은 한국에 나는 왜 호주로?



호주로 이민 오지 않았다면

숨겨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사주를 들여다보니 나와 남편은 

물 건너 이민 갈 사주팔자라는 거다.



사주에 음양권 이론이 있다.

기존에 우리가 배운 음양과는 조금 다르다.

이건 계절을 중심으로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로 구분한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양권 천간은 

을(乙), 병(丙), 무(戊), 경(庚), 계(癸)



음권 천간은 

갑(甲), 정(丁), 기(己), 신(辛), 임(壬)



양권 지지는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음권 지지는 

유(酉), 술(戌), 해(亥), 자(子), 축(丑), 인(寅)



이걸 가지고 조합을 해보면 4가지 경우가 나온다.


1. 월지가 양권 인데 일간이 양권 인 경우, 

환경이라는 계절성과 나라는 일간이 일치.



2. 월지가 음권 인데 일간이 음권 인 경우, 

환경이라는 계절성과 나라는 일간이 일치.



3. 월지가 양권 인데 일간이 음권 인 경우, 

환경이라는 계절성과 나라는 일간이 불일치.



4. 월지가 음권 인데 일간이 양권 인 경우, 

환경이라는 계절성과 나라는 일간이 불일치.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내가 가고자 방향과 환경이 일치하는 경우이고,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내가 원하는 방향과 환경이 불일치하는 경우다.



단순하게 풀이하자면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환경에 적응하는데 크게 어려움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순응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는 환경에 적응하는데 불편하고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든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갈등이 생겨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주에서 일간과 월지의 관계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주어진 환경을 무시하고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음양권 이론에서 보면 세 번째와 네 번째처럼 나의 성향과 환경이 불일치 된 경우 물 건너 이민 갈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일간과 월지 환경이 불일치 된 경우에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방법은 3가지이다.


1. 주어진 환경 안에서 경쟁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살아간다.

2. 주어진 환경에 맞는 특수한 직업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3. 아예 주어진 환경을 떠나는 것. 세상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 아닌 극히 개인적인 직업으로 가거나, 물 건너 외국으로 떠나간다.



그래서 나와 내 주변을 사주를 펼쳐봤다.

과연 일간과 월지 환경이 

일치로 나올지 

불일치로 나올지 궁금하다.



나와 남편 사주를 먼저 살펴보자.




남편은 일간은 음권 + 월지는 양권

나는 일간은 음권 + 월지는 양권

우리 둘은 한마디로 

일간과 월지 환경이 불일치인 것이다.

즉, 태어난 환경에 순응하고 살던지, 

특수한 직업성을 가지던지, 

해외로 가던지 

세 가지 옵션이 주어진 셈인데

우리는 이민을 선택했다.



나와 남편의 과거를 돌아보면

불일치된 환경이라는 점이 많이 수긍된다.

나는 친정이라는 환경이 나와 안 맞았고, 물론 한참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지만

영어 울렁증이 심한 남편이 오죽 괴로웠으면 호주 이민을 가자고 했겠는가?

여하튼 사주대로 물 건너 온 것이고 사주대로 잘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 잘 살고 있는

내 친구들은 나와 달리

일간과 월지 환경이 일치하는 것일까?

궁금증이 올라왔다.

확인해 보고 싶다.



그래서 하나씩 펼쳐보니 

우와 놀랍게도 

모두 일간과 월지가 일치되었다.



사례 1) 

남편 

병화 일간 + 신금 월지, 

양권 일간 + 양권 월지


아내 

을목 일간 + 오화 월지, 

양권 일간 + 양권 월지


둘 다 양권 일간에 양권 월지 환경을 가지고 태어났다. 부모, 직장, 사회 환경이 나의 성향과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사례 2) 

남편 

무토 일간 + 신금 월지, 

양권 일간 + 양권 월지


아내 

병화 일간 + 신금 월지, 

양권 일간 + 양권 월지


둘 다 양권 일간에 양권 월지 환경을 가지고 태어났다. 부모, 직장, 사회 환경이 나의 성향과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사례 3) 

남편 

정화 일간 + 인월 월지, 

음권 일간 + 음권 월지


아내 

신금 일간 + 인월 월지, 

음권 일간 + 음권 월지


둘 다 음권 일간에 음권 월지 환경을 가지고 태어났다. 부모, 직장, 사회 환경이 나의 성향과 일치한다는 의미이다.



와 신기하다.

뭐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환경과 불일치 사주이지만

친구들 부부는 자신과 태어난 환경이 일치한다.



그래서 나는 호주에 살고 있고 

친구들은 한국에 살고 있나 보다.

각자 타고난 인연 따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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