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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suho Jun 07. 2024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2024년 4월 2일

나는 전략적으로 글 쓰는 걸 꽤 잘하는 편이다. 면접처럼 말과 표정, 몸짓을 동원해 나를 어필하는 일보다는 글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편하다. 올해는 운까지 따라주는지 북페어, 전시 등 지금까지 지원한 행사들에 모두 합격했다. 이번에는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하루만에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일이 잘 풀릴 때 더욱 열심히 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는 크게 네 가지 단계가 있다. 네 단계는 작가소개, 브런치 활동 계획, 자료첨부, SNS 첨부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글을 쓰게 된다. 하나는 작가에 대한 소개, 다른 하나는 앞으로 쓸 글에 대한 소개다. 둘 다 글자수 제한이 있는데, 쓸 수 있는 글의 양이 생각보다 적다.


작가 소개에서는 나를 소개하는 동시에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브런치에 작가로 지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글 쓰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일테니, 단순히 글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한다는 말 대신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군대 책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전에 군대에서 수첩에 적은 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을 만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27권의 수첩이라는 디테일을 넣었다. 300자 분량의 글은 아주 짧기 때문에 문장을 최대한 간결하게 썼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수호입니다.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느낀 것들, 생각한 것들을 담아 일기를 썼고,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27권의 수첩을 채웠습니다. 그 일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을 견디는 법>이라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책에는 아주 가벼운 글부터 진중한 생각을 담은 글까지 고루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글을 씁니다. 요즘은 프리랜서의 삶에 도전하고 있어서, 일상에서 고민하는 지점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군대 때와 마찬가지로, 글은 여전히 '오늘을 견디는 법'이 되어줍니다.









브런치 활동 계획에서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내가 쓰는 글을 브런치에서 발행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브런치 활동 계획 다음에는 '자료첨부' 단계가 있다. 여기에서는 작가에 서랍에 있는 글중에 (임시저장 같은 것) 몇 개를 선택해서 첨부할 수 있다. 나는 미리 7개의 글을 써뒀고,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을 첨부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인지 짧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으니, 활동 계획 자체는 간단하게 쓰고 제대로 쓴 글은 따로 첨부했다. 


활동 계획에서는 '프리랜서' 라는 점을 어필했는데,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프리랜서는 아주 많을 것 같아서 특별해 보이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미사여구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는 문장이 나의 더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서 문체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리고 어떤 글이든 잘 읽히게 쓸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다.







올해부터는 프리랜서로서 살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작업실에서 하루를 보내면 밖에서 많은 경험을 하는 날들 만큼이나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과 사람, 영화와 음악, 요리와 운동, 그림에 대한 생각들. 결국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매일 고민합니다. 자유롭고도 불안정한 삶을 살다 보니 직장인들은 거의 하지 않을 생각들까지 피어나 저의 하루를 메웁니다. 그런 생각들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혼자만의 기록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닿기를 바랍니다. 서툴고 어색하고, 열정과 고민이 가득한 나의 기록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활동중인 SNS나 홈페이지 등 링크를 첨부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SNS 대신 각양각책 북페스타에서 만들어 준 작가 소개 페이지 링크를 올렸다. 내가 만든 책들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설명되어 있어 전문성 있어 보일 것 같았다. 출간한 책이 있다면 그 링크를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렇게 브런치 작가 지원을 했고, 다음날 바로 합격 메일을 받았다. 합격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글을 쓰는 일보다는 내가 쓴 글을 세상에 공개하는 일이 훨씬 어렵습니다.

이 글을 어딘가에 올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내가 쓴 글을 읽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지.

내 글이 너무 부족해 보이지는 않을지, 누군가 읽고 코웃음 치지는 않을지.

심지어는 내가 쓴 글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항상 고민하게 되거든요.


근데 정작 저는 남의 글을 잘 읽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쓴 일상 글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일상 블로그도 많이 보고, 에세이도 많이 읽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브런치 스토리를 돌아다니면서 글을 자주 읽습니다.

블로그보다는 정제되어 있고, 책에 실리는 것들보다는 가벼운 글들이 많아서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처럼 많은 고민을 했다면, 그 글들이 나에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나처럼 네이버 메모나 1779개째 쓰고 있겠죠.

그런 생각 끝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어제 합격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림도 열심히 공개하기로 했으니,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도 하나 마련해 둔 것입니다.


여러 가지 글을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들이 글의 주제가 될 것 같아요.

가끔 생각나면 보러 와 주세요!!


https://brunch.co.kr/@angelsuho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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