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해 무기수로 수감 중인 이른바 '나주 드들강 살인 사건'의 진범이 복수심을 삭이지 못하면서 또 다른 죗값을 치르게 됐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동료 수감자에게 보복을 하려다 도리어 무고죄로 징역이 추가된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진만)은 무고죄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씨(44)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A씨의 항소에서 직무집행 방해에 대해선 파기하고, 무고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간살인 범행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형 중임에도 반성하지 아니하고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위계로서 공무원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나, 나머지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 2018년 4월쯤 두 차례에 걸쳐 동료 수감자인 B씨를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지난 2016년부터 4월부터 6월까지 A씨와 같은 교도소에서 생활했던 수감자다.
B씨는 당시 수사기관 조사에 대비한 A씨의 예행연습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살인사건의 진범이 A씨라는 것을 알고 검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이런 B씨에 앙심을 품고 무고죄와 문서위조죄 등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B씨를 고소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이 억울해 한다'는 내용을 빼고 수사 기관에 제보했으며, 제보 내용도 신문기사를 각색 짜깁기 한 허위 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자신에 대한 제보, 진정, 신고 등 무분별하고 상습적인 민원을 제기해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을 기망했으니,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해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B씨에 대한 A씨의 보복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씨는 다른 교도소로 이감된 뒤인 2017년 11월7일쯤 B씨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가 B씨에 보낸 편지에는 '나중에 교도소에서 나를 만나면 그날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는 등 살해 협박성 내용이 적혔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B씨의 진술이 허위가 아니었으며, 제출한 문서 역시 고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무고죄는 국가의 심판기능의 적정한 행사라는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고 피무고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드들강 살인 사건' 2001년 2월4일 오후 3시40분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에서 여고생 C양(당시 17세)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사건은 사고 발생 당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미제사건으로 분류됐었다.
이후 2012년 8월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된 박양의 신체 중요부위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수사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DNA가 일치한 사람은 A씨였다.
그러나 검찰이 A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다시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후 2015년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들어갔고, 검찰은 집중조사를 벌여 유력 용의자였던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강간 등 살인)로 기소했다.
법원은 2017년 1월11일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같은해 12월22일 대법원에서 같은 형이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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