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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장대 없이 산다.


사람은 불안할수록


- 많이 '가지고'싶어 하거나,

- 많이 '먹고'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내적인 불안과 공허함을 채우고 싶어 하는 인간의 생존 본능인 셈이다.



"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라고 성철 스님이 말씀하셨다.


딱히 종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게 무슨 뜻인지 나이가 들어보니 조금 알 것도 같다.



"화장대는 화장대일까?" 나에게 물어볼 것이 많아진다.



1) 나에게 화장의 의미는 무엇인가?


2) 나에게 화장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3) 나는 화장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인가?


4) 나는 화장대가 있어야'만' 행복한 사람인가?


5) 만약 그렇다면, 도대체 내 안의 무엇이 부족하길래 나는 화장대를 가져야만 하는 걸까?


(여긴 논문을 분석하고, 간식도 먹고, ' 화장 '도 하는 제겐 제일 멋진 공간입니다. 화장대는 어디 있을까요? ^^)



과거의 나에게 화장은 '여자의 자존심'이자 '진짜 내 얼굴'이라 여겼다.


그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여자의 자존심 = 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고

-진짜 내 얼굴 = 민낯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비싼 브랜드'의 화장품을 썼다.

그래야 브랜드만큼의 '가치와 품격이 있는 사람' 이 되는 거라 생각했다.


누가 선물을 주더라도, 저렴한 브랜드의 제품이면 선물과 내 가치까지도 저렴하게 느껴졌다.

그 사람의 형편과, 선물을 준비하기까지의 노고를 보는 눈을 키워야 했는데.. 세상을 보는 눈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걸 쉬운 말로 '이기적이다.'라고 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제품으로 어떤 화장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화장을 하고 

누구에게 얼마만큼 '도움되는 일'을 해서 

내가 얼마나 '뿌듯함'과 '높은 자존감'을 느낄 수 있느냐였다.




지금의 나에게 화장은'상대를 위한 배려'이자 '업무의 일부분'일 뿐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업무상 만나는 분들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예의를 갖춰야 하고, 또 부인의 얼굴이 남편의 얼굴이 되기도 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미니멀 라이프로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화장을 하지 않은 내 얼굴도 좋아졌다.


화장대에서 화장을 하는 것이 '여자의 기본 권리' 또는 '멋진 하루의 시작'이란 생각 따윈 하지 않는다.


화장에 대한 개념을 잡고, 화장대가 행복한 삶에 반드시 필요한가를 따져보니


굳이 화장대에 '의미'를 부여하여 그 무거운 걸 이고 지고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요하게 화장을 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오히려 나는 화장대를 가지지 않음으로써


- 깨끗한 공기를 주는 나무를 베어 내거나,


- 화장대의 화학 코팅제를 위해 실험동물들이 고통받거나,


-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동안 쓴 전기로 인해 물고기들이 다치고 죽거나 (수력발전),


- 개발도상국의 배고픈 어린이들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할 필요가 없다.


화장대를 결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 '과정'도 볼 줄 아는 내가 참 좋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참 기특하다.




사람들이 화장대라 부르는 화장대를 가져본 적도 있지만 


그때는 이렇게 행복하지도, 자존감이 높지도 않았다.


어떤 물건이든 간에, 있어야 마음이 편하고 없으면 불안한 것은 '평온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적어도 화장대에 있어서만큼은,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 분명하다.



- 방송과 논문 2차 검토를 앞두고 한가하게 글 쓸 때가 아닌.. 미니멀리스트, 세나고 노예원 -

(왜 꼭 바쁠 때일수록 청소하거나, 갑자기 일기가 쓰고 싶어 지는 건지..)






(출판, 강의, 방송 문의는 아래 명함으로 연락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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